[열린 인터뷰] 강승수 신부 "자연의 권리 인정하는 사회로"

[열린 인터뷰] 강승수 신부 "자연의 권리 인정하는 사회로"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 결정...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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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2 17:22
▲ 7월 23일 열린 제주 제2공항 반려 기념미사. <사진 제공=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강승수 신부 /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겸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주 2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 천만다행
환경영향평가 정치적 영향 받아선 안 돼

이제는 자연의 권리 인정하는 사회 되어야
하느님의 작품 지키는 게 성덕 생활의 핵심

원전, 친환경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아
생태적 감수성 있는 정치 지도자 선택해야

[인터뷰 전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지역개발과 환경보전을 두고 팽팽히 맞서온 사안인데요.

국토교통부가 협의 요청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미흡하다며 환경부가 이를 반려했습니다.

도민들 역시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았는데요.

2년째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며 거리 미사를 봉헌해온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지난달 23일 마지막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대전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이자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인 강승수 신부 연결해 제주 제2공항 반려 결정의 의미와 지속가능한 대안 등에 관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강승수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우선 환경부의 반려 결정,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민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도민들 가운데 과반이 넘는 분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그랬으면 도지사는 도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민주사회의 상식적인 모습인데, 도민들의 뜻을 거슬러서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지도자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환경부에서 반려 결정을 내린 것은 천만다행이라 여깁니다.


▷국토부가 만 4년에 걸쳐 전략환경영향평가 작업을 해왔고, 그 사이 제주도민끼리 갈등과 불화가 이어진 사안이었는데요. 환경부가 최종적으로 반려한 사유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계세요?

▶국토교통부가 공항을 건설하겠다고 제시한 계획서가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공항을 건설하면서 환경에 주는 영향과 환경 보호 방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반려가 되어 사실상 성산에 공항 건설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강조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진행이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아 이뤄지고 있는 면이 많습니다. 환경부는 환경부의 본래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입니다. 이제는 산과 바다와 강 등의 천지 자연의 권리, 그대로 유지되고 보호받아야 할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정부 사업의 결정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해온 제주도와 찬성단체들은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환경부의 반려 결정, 어떤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보시는지요?

▶환경부에서 제시한 반려 사유를 보면, 새들의 영향으로 비행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지 않았고,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도 고려되지 않았으며, 수십 군데나 되는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도 고려하지 않은 이유 등등으로 반려를 결정했다고 고시했습니다. 공항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위의 사실들을 개선하고 다시 시도를 해야 합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는 공항을 지을 수가 없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제대로 역할만 해준다면 공사를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제주 2공항 건설을 지지하는 쪽에선 현재 제주국제공항의 항공 수요는 이미 포화상태라 항공 인프라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오고 있지 않습니까?, 제주도의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은 뭐라고 보십니까?

▶제주국제공항의 항공 수요가 포화상태라고 알려져 있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대목입니다. 현재의 제주국제공항의 관제 시스템을 개선하면 더 많은 비행기들이 내리고 뜰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제주는 만원입니다. 제주의 자연이 감당할 수 없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있습니다. 제주도민들이 만드는 폐기물들과 관광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들을 처리할 수 없어서 노지에 잔뜩 쌓아 놓은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지난 봄, 코로나 상황임에도 그리 이름이 나지 않은 제주 오름에 오르려 갔었는데요. 주차장은 물론이고 근처 갓길에까지 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어 곤란을 겪었었거든요. 이제는 오히려 제주의 보존을 위해서 관광객들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제주를 제주답게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 후손들도 아름다운 제주를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전 생태환경위원회에선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거리 미사를 언제부터 어떻게 봉헌해 오신 건가요?

▶공항 건설을 반대하면서 40일이 넘게 단식하며 투쟁하셨던 제주도민 ‘김경배’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분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저희 생태위에서 작년 10월 중순부터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피켓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시위에 함께하던 분들의 요청에 따라서 매주 금요일 미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경배님은 40일이 넘게 단식하면서 시위를 이어가셨고, 단식을 멈춘 뒤에도 영하 20도가 넘는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침낭 위에 비닐을 덮은 채로 한겨울을 나셨습니다. 이런 절박한 마음과 지향을 하느님께 바쳐올리고 또 시민들에게 교회의 피조물을 보호하고자 하는 뜻과 의지를 전하려고 거리미사를 봉헌했습니다.


▷2년째 이어온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거리 미사를 반려 기념미사로 마칠 수 있어 감사한데요. 향후 계획하고 있는 거리 미사나 시위가 있습니까?, 교회가 세상 밖으로 이런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지금으로서는 계획하고 있는 거리 미사는 없습니다만, 환경부 앞에서 모아졌던 정성을 계속해서 ‘기후행동’으로 이어가려고 지난주 금요일부터는 대전 대흥동 성당 앞 건널목에서 피켓팅을 시작했습니다. 세종에서도 8월 13일 금요일부터 기후행동 계획을 하고 있고요. 이렇게 세상 밖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교회의 존재 이유이고 반드시 수행해야 할 사명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찬미받으소서’ 217항에서, “하느님의 작품을 지키는 우리의 소명을 실천하는 것이 성덕 생활의 핵심이 됩니다. 이는 선택적이거나 부차적인 측면이 아닙니다”라고 하셨거든요.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정책 실행이 시급한데요. 최근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보수 언론과 야권을 중심으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탈핵 정책이 무리하고 성급했다는 지적,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우리나라는 지금껏 탈원전이라고 말은 했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원전을 짓고 있고요. 원전을 소형화해서 여러 군데에 분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전은 온난화에 기여하고 있지 않은 듯이 선전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원료가 되는 우라늄을 채굴하고 제련하고 원자로 안에서 태울 수 있도록 가공하는 모든 단계에서 방대한 자재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왜 바닷가에 원전을 지을까요?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고이데 히로아키라는 학자는 ‘원전에서 배출되는 온수로 바닷물의 온도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바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온난화를 부추긴다’고 말합니다. 현재 원자로 내부에서 나오는 열의 3분의 1만이 전기로 변환되고 있고 3분의 2는 바닷물을 데워서 버리고 있는 것이 원전시스템입니다. 원자력발전소는 ‘바다 데우기 장치’라고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를 바닷물이 머금고 있는데, 바닷물이 데워지면서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은폐되어 있습니다.

후꾸시마 원전이 폭파되어서 전 지구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원전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전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에서 손쉽게 에너지를 쓰자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무거운 짐을 안기고 있습니다. 핵폐기물들은 몇 만 년이 지나도 여전히 독성을 방출하기에 이것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엄청난 환경적 부담을 후손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탈핵 정책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기후위기 대응방안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경제적이고 친환경 에너지원인 원전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원전은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경제적이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비용의 측면에서 원전은 결코 싸지 않다고 기후학자 조천호 박사는 말합니다. 세계적으로 독일 등의 선진국들에서는 하나같이 원전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왜일까요? 경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터키와 영국의 원전을 수주했지만 터키에 투자했던 2조 원과 영국에 투자했던 3조 원을 포기하고 철수를 했거든요. 경제적인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반면에, 10년 전에 비해서 지금 태양광의 설치 비용은 90%가 싸졌고, 풍력은 70%가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왜 굳이 경제성도 없는 원전을 노래할까요? 에너지 산업계의 기득권의 욕심이 지구를 망치는 방향으로 힘을 쓰고 있다고 봅니다.


▷탈원전, 탈핵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제주 제2공항 재추진 입장을 보면,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인식하는 환경 위기 의식과 생태 감수성이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느끼십니까?, 어떻게 판단하세요?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면서 따라나오는 말이, ‘경제성장’입니다. 그러나, 끝없는 경제성장은 불가능합니다. 유한한 지구 위에 살면서 어떻게 끝없이 성장하겠다고 주장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이미 지나치게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누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진 것을 어떻게 하면 잘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의 성장기조를 지속시킨다는 것은 공멸로 가는 길입니다. 이러한 무한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그 성장을 위한 지구 수탈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금 지구가 폭염으로 홍수와 산불 등으로 울부짖고 있습니다.

여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제주에 가서 ‘제주 도민들이 불편하니 하늘길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 기사를 보았는데요. 어찌 편안함만이 지고의 가치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이제는 인간의 편리함만을 추구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구의 울부짖음에 응답해야 합니다. 생태적으로 산다는 것은 조금은 불편한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 관료들의 생태의식은 미개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 무관심과 무절제가 생태 환경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여겨지는데요. 개인과 공동체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개인들의 작은 실천과 조직들의 전환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지난 5월 24일에 한국천주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찬미받으소서’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7년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각 교구와 단체별로 지구의 울부짖음에 응답하기 위한 계획서들을 제단에 봉헌하면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회 안팎의 지구살리기 운동의 실천사항들을 실행에 옮기면서 동시에 조직들이 생태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우리가 속해 있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우리의 거룩한 지향을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생태적인 감수성이 있는 정치 지도자에게 우리의 소중한 표를 주어야 합니다.


▷네, 지금까지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이자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인 강승수 신부의 말씀 들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8-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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