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순 "소금창고1004,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인터뷰] 김경순 "소금창고1004,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소금창고1004, 어렵고 외로운 이웃과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하느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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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8 19:07
▲ 소금창고 지기 김경순 씨(오른쪽)와 이주희 씨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경순(마리아막달레나) / <소금창고 1004> 재활용 옷가게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2년 전 ‘소금창고1004’ 열어 재활용 헌옷 나눔부터 시작

소금창고는 주님께 온전히 의탁한 ‘하느님 기업’

성동구청 도움으로 마장동에 8평짜리 새 소금창고 열어

외롭고 지친 이웃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이웃 돕다보니 후원금 절실, 후원 동참자 기다려


[인터뷰 전문]

어려운 이웃이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서 사랑과 나눔을 전하는 곳이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재활용 옷가게 ‘소금창고1004’인데요. 소금창고 지기를 자처하는 김경순 마리아막달레나님 전화로 만나보죠.

▷김경순 마리아 막달레나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소금창고1004’가 재활용 옷만 파는 가게는 아닌 듯싶은데, 언제 어떤 계기로 문을 연 가게인지 소개부터 해 주시겠어요?

▶소금창고가 올해로 만 12년 돼 가고 있고요. 소금창고를 열기 전에 호스피스 활동을 했습니다. 시립병원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데 시립병원이다 보니까 어려운 이웃이 많았어요. 그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나눔이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봉사자들이 함께 나눔 활동을 해오다 조금 바깥으로 나와서 창고를 하나 얻었어요. 그곳에서 헌옷을 기증받아 쭉 이어왔습니다.


▷소금창고1004를 두고서 ‘하느님의 기업’이라고 부르던데요. 그렇게 불리는 이유가 있겠죠?

▶소금창고를 ‘하느님의 기업’이라고 저희가 손을 잡고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 저희가 인간적으로 어려운 이들 곁에 다가갔을 때 사실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면서 하다 보니까 주님께서 이끌어주시지 않으면 온전하게 따뜻한 마음을 갖고 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성부 성자 성령의 이끄심을 통해서 봉사하고 싶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하느님의 기업’이라고 하자고 한 겁니다.


▷재활용 옷을 파는 것 말고도 지난 12년 동안 소금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언제든 찾아가 나누셨는데요. 어떤 나눔을 해오셨습니까?

▶첫째는 외롭게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어요. 시립병원이다 보니까. 그분들이 돌아가시고 난 후 가족들이 환자들 곁에 다가오려고 안 했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중간에서 끝까지 장례까지 치르면서 가족들 옆에 따뜻하게 있다 보니까 그분들이 그다음에는 당신들의 애환이나 좋은 일이 있으면 저희와 함께 나누고 싶어 했어요.

그분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동참해 주었고, 사별가족 모임이라는 게 있었기 때문에 그때도 오셔서 함께해 주셨어요. 병든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 장례에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저희와 함께했던 분들이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 모임에 동참도 해 주었어요. 그러면서 지금에 와서는 그분들이 후원자도 돼주셨고요.


▷소금창고1004는 재활용 옷가게잖아요. 작고 소박한 공간입니까? 어느 정도 규모가 됩니까?

▶저희가 이사하기 바로 전에는 6년 동안 주차장 하나를 임대해서 보증금도 없이 운영했는데 그곳에서 같은 금호동이지만 다른 곳으로 옮겼어요.


▷그러면 얼마 전에 이사를 하신 겁니까?

▶처음에 시작한 곳에서 6년을 살다가 두 번째 옮긴 곳에서는 가게가 두 칸이 됐고 또 지하창고를 건물주가 빌려줘서 기증 물품을 많이 받게 됐어요. 그런데 이번에 건물주가 리모델링한다고 비워달라고 해서 사실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저희가 스스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었으면 좋았는데 건물주에 의해서 바로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성동구청 관계자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지금은 마장동으로 옮겼어요. 8평짜리 조그만 가게로 이전했는데 이제 창고가 없어요. 그래서 소금창고 역할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얼마 전부터는 제가 나이가 70이 되다 보니까 조금씩 힘이 들기 시작했어요.


▷12년 해오셨으면 58살부터 쭉 해 오신 거잖아요.

▶저는 허리 수술까지 받았거든요. 이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헌옷을 분리하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어요. 작년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헌옷도 받을 수 없게 됐고, 소금창고에 찾아와 대면하면서 뭔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1년 동안은 가게의 판매가 거의 없었죠. 그래도 어떻게 주님께서 이끌어 가실지 기대를 하면서 사람들의 어려운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 쪽으로 마음이 가더라고요.


▷‘소금창고’가 작고 소박한 공간이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활용 판매 옷만으로는 그렇게 많은 나눔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누가 이렇게 다 채워주세요? 함께하시는 분들이 많은가요?

▶가게를 비우고 외부에 나가서 봉사를 하다 보니까 어느 분께서 ‘그럼 가게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저희는 ‘그냥 주님께 맡기고 이끄시는 대로 활동한다’고 하니까 그분이 자기 가족부터 1만 원씩 후원을 하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정기적으로 기부나 후원하는 곳들도 있습니까?

▶저희가 후원을 그렇게 받기 시작해서 주변에서 지인들이 40, 50명이 왔다 갔다 했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도와주시는 거로 어려운 아이들 생활 장학금으로 전달했어요. 그러고 나서 주변에 아프신 분들, 복지 사각지대에 있어서 국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분들의 이야기를 주변을 통해 들었어요.

그분들을 찾아뵙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기쁘고 삶의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저희가 그분한테 무엇을 해드리면 좋을까 의논하다 보니까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아파서 누워 있었기 때문에 외부로 나가서 즐기질 못했대요. 그래서 그분들 저희 차에 태워 야외로 모시고 나가 맛있는 것을 사드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분들이 마음을 다 열고 당신들의 지나온 이야기를 쭉 해 주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따뜻해진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제 옮긴 이곳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는 문구를 간판 밑에추가했어요. 누구든지 당신의 이야기를 시원하게 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으면 저는 그분 삶의 눈높이에서 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한 나눔도 앞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헌옷을 기증받아 분리하는 거는 창고가 없어서 할 수도 없어요.


▷나눔 활동의 방향을 전환하신 거네요. 어려운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서 들어주시고 야외 나들이도 함께해 주시는 방향으로 나눔을 하고 계시는 거네요.

▶이번에 성동구청 관계자 분들께서 저희한테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건물을 얻는 것도 위치도 당신들이 먼저 브리핑을 해 주셨어요. 또한 이 안에 가구 같은 것도 만들어 주시면서 기증 들어오는 물건을 헌옷이 아니고 재고지만 여러 가지 생필품을 저희한테 도와주셨어요.


▷‘소금창고’ 지기로서 바람이나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모든 이들이 기쁘게 살아가는 게 소망이지만 기쁨을 얻으려면 소통이 돼야 하잖아요. 서로가 소통하는 사회, 그래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인 소금창고 역할을 여기서 하고 싶고요.

또한 생필품을 비롯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도움을 청하시면 저희는 언제든지 나누어드릴 수 있는 조그만 공간도 지금 마련돼 있어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여러 헌옷이나 여러 가지 물품을 전달해 주신 분들한테 지금은 그런 걸 받을 수 없는 현실이에요. 그게 제일 죄송합니다. 어려운 분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려면 후원금이 필요하더라고요. 조금이나마 후원에 동참해주시면 저희가 완전 오픈해서 함께 나눔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입니다.


▷하느님의 기업 ‘소금창고1004’를 운영하시는 김경순 마리아막달레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4-08 19:0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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