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선희 본부장 "학폭 가해자 진심어린 사과 없이는 트라우마 해소 어려워"

[인터뷰] 최선희 본부장 "학폭 가해자 진심어린 사과 없이는 트라우마 해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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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8 19:01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최선희 /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학교폭력 재현 현상, 트라우마 평생 기억에 남기 때문

진정성 있는 사과 없는 한 트라우마 해소는 난망

피해 아이의 감정과 관계 먼저 살피고 피해 사실 수집

사이버 폭력 대응 10년 장기 프로젝트 시행 중


[인터뷰 전문]

최근 스포츠와 연예계 등에서 학교 폭력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학부모들의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각 시도 교육청이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교육 전문기관인 푸른나무재단 최선희 상담본부장 연결해 학교폭력 어떻게 예방하고 대응해야 할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선희 본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먼저 푸른나무재단은 언제, 어떤 계기로 출범한 단체입니까?

▶저희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통용되지도 않던 26년 전 1995년에 학교폭력으로 죽음을 선택한 아들의 아버지가 다시는 자기와 같은 불행한 아버지가 없기를 희망하면서 설립한 재단입니다. 저희 재단에서는 현재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 1588-9128 운영하고 있고요. 학교폭력 실태조사, 예방교육, 나눔 사업 등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 예방과 치유를 위해서 활동하고 있고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UN경제사회이사회에서 특별협의 지위를 부여받은 청소년 NGO입니다.


▷최근 들어 문제가 된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인들의 학교폭력 논란을 보면, 발생 당시가 아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불거지는 데, 그 이유가 뭘까요?

▶저희 재단에서는 요즘 이런 현상을 학교폭력 재현 현상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이런 재현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이유는 초중고 재학시절 때 학폭 경험이 야기한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 이런 것들은 쉽게 잊히지 않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서 가해자는 가해자 사실을 금방 잊어버리지만 피해자는 평생을 기억하며 고통 받고 계시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고통을 그대로 가지고 사실 인생의 황금 같은 시기를 조금 멍들어 사시는 거잖아요. 그런 분들이 마음의 치유를 받지 못했고 그런데 가해자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과거에 해소되지 못한 트라우마가 일종의 플래시백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수십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상처가 무뎌지거나 치유되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가 더 깊어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사실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했던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가해 학생의 의미 없는 사과 그다음에 당시에 주 양육자이신 부모님들 간의 합의 이런 거를 통해서 사안이 종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학교폭력 피해자 분들이 원하는 것은 가해 학생이 가해 사실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는 건데 이런 대부분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고 정해진 절차에서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피해 학생의 마음이 치유되지 못하고 상처로 남아 있는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번에 이런 재현 현상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피해자 분들이 정신적 트라우마가 해소되지 못하는 한 학교폭력은 해결된 것처럼 보여도 아직은 해결된 게 아니라는 인식을 갖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의 학교폭력에 대해선 인식도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애들 때야 다 그렇지’라며 청소년기의 일시적인 반항, 치기 어린 일탈 정도로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비록 과거지만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지금이라도 제대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본부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그런 시각도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옳다, 그르다는 아닌 것 같고요. 학교폭력은 사실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거든요. 왜냐하면 저희가 청소년기 지내보셔서 아시겠지만 청소년기에는 부딪쳐서 갈등하는 게 사실 일상입니다. 이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청소년기에는 활력이 넘치고 마음과 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는 감정적 충돌이 일어난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결을 어떻게 하느냐. 이게 더 중요한 거예요, 지금은. 지금 저희가 해야 하는 것들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그 시점에서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도와주는 방법들을 찾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학교폭력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의 대응,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요?

▶지금은 사실 학교폭력 대책과 예방과 관련한 법률이 있기 때문에 관련 법률에 따라서 이뤄지고 있는데 학부님들이나 교사님들이 어떻게 인지를 하고 나서도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좀 계세요. 그런데 일단은 어른들은 평소에 아이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시고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셔야 하고요. 학교나 가정이 사실은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아이가 학교폭력이나 사이버폭력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이를 조금 가볍게 여기지 마시고 관심을 갖고 조금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런데 살펴보실 때 주의할 점은 절대 취조식으로 아이한테 따지듯이 물으시면 안 되고요.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일단 피해를 당했을 때는 아이의 감정이나 관계에 대해서 조금 먼저 살펴봐 주시는 게 우선이 돼야 하고 그 이후에 조금 안정을 찾으면 사안에 대해서 자세히 내용을 파악하시고 피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조금 수집하신다든지 그런 증거가 있으면 기록하거나 보관해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학교폭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 사이버 폭력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하던데요. 사이버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맞습니다. 저희가 매년 실시하는 전국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도 사이버 폭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수치는 저희 재단이 다음 주에 발표되는 실태조사 결과를 조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코로나19로 사실 비대면 상황이 많이 길어졌잖아요. 그러면서 청소년들이 사이버 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고 스마트폰 보급도 많이 확대되면서 사이버폭력이 증가하긴 했습니다. 실제로 보시면 한 명만 뺀 단톡방 개설이나 주변인만 알 수 있게 작성한 저격글, 말을 시키면 단답형으로 대답한다든지 이렇게 하는 조용한 사이버 폭력이 있고요. 메시지 테러나 아이디 도용 사치, 딥페이크나 자살 등을 유도하는 심각한 상황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폭력이 나타나고 있어요.

이런 사이버 폭력이 오프라인하고 연결이 되면 사실은 조금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저희 재단에서는 2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부터 사이버 폭력 해결을 위해서 푸른 코끼리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지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 저희 푸른나무재단과 교육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삼성이 협력해서 10년간 장기 프로젝트로 시행을 하게 되는데요. 푸른 코끼리는 캐릭터는 평온과 안정을 상징하는 푸른색, 무리지어서 생활하면서 맹수의 위협으로 부터 서로를 지키는 코끼리 이런 거를 결합해서 저희가 만들어 낸 캐릭터고요. 폭력과 유혹이 난무하는 이런 사이버라는 새로운 정글에서 상처 받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친구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등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지켜 주는 가디언 역할을 하는 그런 사업입니다. 저희가 이 푸른 코끼리 사업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저희가 정한 6가지 친사회적 역량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배워서 사이버폭력이 없는 안전한 사이버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방안이나 치유 지원도 하고 계십니까?

▶당연히 피해자 분들 치유 지원하고 있고요. 기본적으로 저희가 신고상담 받고 있는 전화 운영하고 있고 그다음에 재단 안에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물리적 학교폭력과 달리 사이버 폭력의 경우 가해자나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와 관련한 현행법 자체가 없다고 하던데요.

▶사실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보시면 제2조, 제20조에 3에 보시면 사이버폭력도 학교폭력 유형 중에 하나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이버 폭력인 경우에는 관련법에 따라서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에게 조치가 주어질 수는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학폭문제를 표현하는 피해자들, 한결 같이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폭 가해자의 진정어린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 그리고 치유와 관계회복까지, 학교폭력 대책방안에 어떻게 좀 담아내면 좋을까요?

▶참 어려운 부분이긴 합니다. 학교폭력 대책은 사실 단일한 전문가나 한 전문기관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부, 학교, 산업이나 학계, 기관, 저희 같은 시민단체 이렇게 각각 혼자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문제고요. 우리 사회 전 구성원이 학교폭력의 예방 주체가 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나와 관련 없는 사회문제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우리 아이의 일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요. 당연히 앞서 나서실 거잖아요. 우리 모두는 사실 청소년기를 겪고 있거나 이전에 겪었거나 이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예방자로 나서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교육 전문기관인 푸른나무재단 최선희 상담본부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최선희 본부장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4-0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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