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건호 "집 없는 사람의 눈으로 주택정책 펴야 "

[인터뷰] 오건호 "집 없는 사람의 눈으로 주택정책 펴야 "

정부 주택 정책위원회에 무주택 세입자 참여 보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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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7 18:3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LH 부동산 투기 의혹, 직업윤리의 타락

진행 중인 투기 행위까지 엄벌해야 국민 분노 풀릴 것

모든 공직자 재산 등록, 자기 점검과 예방 효과 있어

집 없는 사람의 눈으로 주택정책 펴야

정부 주택 관련 정책위원회에 무주택 세입자 참여 보장해야


[인터뷰 전문]

LH 사태 이후에 정부여당이 공직자 투기와 부패방지 5법과 같은 여러 가지 부동산 투기 재발 방지책을 내놨죠. 보수 야당에선 이런 투기 대책이 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과잉 입법이라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했는데요.

과연 재보궐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부동산 투기와 공직자 부패 방지에 강한 의지를 가질지 기대만큼 의심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집 없는 사람의 눈으로 주택정책을 펴야 한다, 이런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시민단체인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오건호 정책위원장 연결해 견해 들어보겠습니다.

▷오건호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위원장님께선 LH 사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 뭐라고 보십니까?

▶공직자들이 가져야 될 직업윤리의 실종 혹은 타락이라고 요약하고 싶고요. LH 공사는 신도시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이거든요. 따라서 굉장히 중요한 비공개 정보를 가지게 되는데, 그 정보를 관리해야 될 사람들이 오히려 그 정보를 활용해서 자신들 이익을 추구해 버렸거든요. 국민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신뢰의 상실이죠.


▷문제는 부동산 업무를 담당하는 지방공기업이나 어떤 기관에서도 제2의 LH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공직사회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의 불신,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요?

▶이게 워낙 오랫동안 쌓인 문제여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가야죠. 투기에 대한 엄격한 처벌, 그리고 앞으로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거, 이거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다행히 최근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빠르게 논의되고 있어요. 그래서 얼마 전에 통과된 공공주택 특별법에 의하면 이런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이익을 얻을 경우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해졌습니다. 또 제3자에게 비밀을 누설하기만 해도 5년까지 징역형을 구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처벌 조항들은 굉장히 강화되었어요.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신과 분노를 잠재우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진행된 투기로 얻은 이익은 어떻게 할 거냐? 이게 소급 논란에 부딪쳐서 누락돼 버렸어요.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미 투기행위가 종료된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이제 그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투기를 했고 지금까지 그 토지를 갖고 있으면 이건 현재 진행형이거든요. 이건 법률적으로 ‘부진정소급(不眞正遡及)’이라고 해서 위헌이 아니라는 거죠. 저는 충분히 법률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보는데, 지금까지 진행된 거에 대해서는 사실상 눈감아버린 것 아닌가 해서 아쉽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실 국민들에게 신뢰를 충분히 주지 못하는 거거든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기 이익까지는 엄벌을 해야 국민들의 불신을 잠재울 수 있다고 봅니다.


▷부당이득을 몰수하기 위한 소급 적용 조항이 지금 빠져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은 재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시군요.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투기근절 대책을 놓고서 과잉입법 아니냐, 엄포성 대책에 불과하다는 등의 비난과 주장이 보수 야당에서 나왔습니다. 예컨대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을 하위직 9급 공무원까지 확대하는 데 대해 모든 공무원 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발상 아니냐, 이런 불만이 나오기도 합니다.

모든 공직자의 재산 등록 의무화 추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논란이 있다는 기사는 봤는데요. 제 개인적 의견은 꼭 필요하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공직자는 우리 국민들의 민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위직이라도 그 업무와 연관이 있으면 정보에 다 접근할 수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번 기회에 모든 공직자의 재산을 등록하는 제도가 꼭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오해가 있는 게 재산 등록입니다. 모두 공개하는 게 아니거든요. 고위 공직자에만 한정된 등록을 하자는 겁니다. 등록하면 그것으로 충분히 자기 점검과 예방 효과가 납니다. 우리가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고 김영란법을 지키지 않습니까? 그게 국민을 모두 잠재적 성범죄자, 뇌물 수수자로 보는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 조심하고 예방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이런 개혁을 대승적으로 수용하면 좋겠습니다.


▷무너진 공직윤리 바로세우기 방안도 지금 논의가 되고 있는데요. 법적으로 바로 잡자는 게 바로 이해충돌방지법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국회 처리는 지지부진합니다.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이 주제를 얘기하면 모두 이구동성으로 필요하다고 얘기해요. 그런데 막상 그 매듭을 지어야 될 곳이 국회인데, 이해관계충돌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된 게 2013년이에요. 그런데 계속 논의만 하다가 국회가 끝나면 사라지고, 또 제출하고 사라지고 이게 반복되고 있어요. 이번 기회까지 놓치면 국민들이 많이 성이 날 것 같아요.

이해충돌방지법은 자신의 업무가 어떤 이해관계에 얽히게 되면 사전에 그 업무를 회피하는 겁니다. 또한 부동산 거래를 사전에 신고하고. 그래서 공직자 스스로 자기 관리하고 사전 예방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해충돌방지법도 꼭 제정돼야 합니다.


▷쟁점 몇 가지만 더 여쭤보고 싶어요. 공직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포함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런 것도 논란이 되더군요. 그래서 아마 여야 간에 합의가 안 되는 모양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공직자는 중요한 민생정책을 다루고 있다는 취지입니다. 당연히 법률이 만들어 지고 시행령까지 다듬어질 때는 공직자 범위에 대한 일정 경계가 정해질 거라고 봅니다.

지금도 예를 들면 하위직 공무원 중에서 단순 업무에 종사할 경우, 어떤 정책적인 업무가 아니죠. 이런 경우에는 굳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이 취지는 가능한 넓게 잡는 거고요.

그런 면에서 사실 교육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워낙 교육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많다 보니까 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이거는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게 아니고 사전 예방의 취지니까 가능한 예외를 두긴 두되, 극히 일부에만 예외를 두고 대부분이 포괄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LH 사태를 부동산 적폐로 규정하며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을 직접 요청했던데요.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에 대해선 어떤 견해세요?

▶한국에는 꼭 필요합니다. 지금 금융에서도 워낙 금융이 자본이다 보니까 자본이 움직이잖아요. 그리고 또 그들이 정보를 가지고 있고 시장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데 한국의 부동산도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반 시민들이 부동산 거래나 시장의 움직임에 아주 명확하게 이해하고 대응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국가 기구가 이러한 역할을 해 줘야 하고요.

예를 들어서 갑자기 어느 지역에 농지 매매가 급증했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모르거든요. 갑자기 대출이 급증했어요. 이거 무언가 이상한 징후가 나타나는 거거든요. 이럴 때 금융감독원처럼 부동산 감독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겁니다.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의 부동산 거래분석원을 통해서라도 그런 자금 출처나 세금 납부 여부 등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중개업소와 기획사가 껴서 부동산 투기를 하더라도 아무도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모를 것이라는 생각과 기대를 가지기 때문에 투기에 쉽게 나서는 겁니다. 누군가 우리를 관리감독하고 있다는 것이 인지되면 투기 근절에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나 공직사회에 미친 영향력이 막대한데
과연 3기 신도시 추진을 지금 이대로 하는 게 옳으냐,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이번에 LH 직원 투기가 터진 게 바로 3기 신도시 사업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진행 중인 사업이라서 사실 전면 재검토가 실무적으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봐요.

지금까지 LH는 국민들 땅을 수용해서 공공택지를 조성한 다음에 민간건설사한테 팔았어요. 그리고 또 분양해서 민간 일반 분양을 했는데 보통 얘기하는 땅 장사, 집 장사를 해왔던 거거든요. 그리고 이게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거품을 만들어 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만은 하지 말자, 이번 3기 신도시에서 민간에게 택지를 매각하고 민간에게 주택을 분양하는 일은 하지 말자, 모두 공공 주도로 공공주택만 짓도록 하자,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정책의 전환까지는 가능하거든요. 저는 정부가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방식이 앞으로 ‘공공택지는 공공주택만’이라고 하는 새로운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강제로 조성한 공공택지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이나 혹은 토지임대부 같은 새로운 유형에 공공자가주택을 제공하고요. 그런데 아마 앞으로는 그만한 택지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쉽지 않아요.

지금 굉장히 많은 주택을 소유한 임대사업자들이 있거든요. 이분들에 많은 특혜를 제공하다 보니까 다주택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엄격한 부동산 과세를 통해서 그런 것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하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매입하면 그것도 우리가 공공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거든요. 저는 새로운 방식의 주택공급, 주택확보 정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부동산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뭔지 이거를 바로 인식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서민들의 주거안정, 국민의 주거안정이 목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주택 정책 입안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거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지금 국민 절반이 집을 가지고 있고 절반이 집을 갖고 있지 못한데, 사실 집은 굉장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지 않습니까? 사실 지금까지는 집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리고 주택 관련된 정부위원회에 참여하시는 고위공직자들이 다주택자이고 강남에 집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 서민을 위한 주거주택정책이 나올 수 있었을까? 저는 의문이고요.

그래서 아예 새로운 전환이라는 의미에서 주택정책위원회가 있으면 절반은 반드시 집 없는 사람, 세입자로 배정했으면 합니다. 그런 정책 전환도 지금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집 부자들인 정책 입안자들이 주택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말씀이시고, 집 없는 사람 눈으로 정책을 펴자는 거네요. 그래서 세입자 대표들이 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고요.

▶그리고 그런 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세입자들의 조직화도 이루어지거든요. 지금은 집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엄청 큰데 집 없는 사람들은 메뚜기처럼 집 구하러 다니느라고 서로 만날 수도 없고 목소리 낼 수도 없거든요. 하지만 이런 위원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권한을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분들의 정치적 힘과 목소리도 커질 거라고 봅니다. 힘의 균형을 맞추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연결해 LH 사태의 문제점과 해법, 그리고 제2의 LH 사태 재발 방지에 관한 말씀 나눴습니다. 오건호 위원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4-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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