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걱정거리 '어린이와 청년'…‘우르비 엣 오르비’ 의미는?

교황의 걱정거리 '어린이와 청년'…‘우르비 엣 오르비’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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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6 05:00 수정 : 2021-04-06 17:03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올해 부활 메시지를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청년과 어린이를 언급한 대목입니다.

그리고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예식은 통상 로마에서 수천 명의 신자들과 함께 거행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십자가의 길 예식을 주도한 건 바로 어린이들이었습니다.

교황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을까요.

[기자] 작은 불빛들이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을 비춥니다.

성금요일 바티칸에서 거행된 십자가의 길 예식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올해 십자가의 길.

유독 눈에 띄는 점은 십자가와 횃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는 사실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예식을 주도했습니다.

분홍색 자켓을 입은 어린이는 십자가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했고, 십자가를 진 예수님을 표현한 그림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교황은 침묵 속에 기도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따랐습니다.

부활을 기다리는 성금요일, 교황이 어린이와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성 금요일 십자가의 길 예식>
"우리가 작은 것부터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열린 마음을 가진 어린이들처럼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마음의 순수함과 편견 없이 분명한 빛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되찾길 바랍니다. 이세상의 모든 아이를 축복하고 지켜주십시오. 모든 아이가 지혜와 은총 속에서 자라나 당신의 특별한 계획을 알고 따르기를 바랍니다."

한편, 교황은 주님부활대축일 '우르비 엣 오르비'에서도 다시 한 번 미래세대를 언급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부활하신 예수님은 학교나 대학에 다니지 못하고, 오랜 기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미래세대들에게 희망이기도 합니다."

이 말에는 여러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중단되면서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성장할 기회가 대폭 축소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쟁과 폭력에 내몰려 참혹한 유년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또한 청년들은 현 경제체제의 가장 극단적인 피해자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노동의 기회 자체를 잃고 있습니다.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은 가정을 꾸리려는 청년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게다가 미얀마의 청년들은 한창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시기에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하는 중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지난 금요일 어린이들과 함께 거행한 십자가의 길 예식에서 이것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저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친밀감을 표현합니다. 특히 민주주의를 위해 평화의 목소리 높이는 미얀마 청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황이 어린이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내고, 기회가 될 때마다 청년들을 위로하는 이유.

전쟁과 폭력 상황에서 어린이의 발언권이 철저히 묵살되는 현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각종 정책 결정 과정에서 투표권이 없는 어린이들이 후순위로 밀리는 현실에 대한 비판입니다.

아울러 기성의 경제 시스템이 일자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청년들이 가장 극단적 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교황은 올해 부활 메시지에서 '희망'을 강조했습니다.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예식 중, 어린이들을 보며 침묵 속 생각에 잠긴 교황.

마치 청년과 어린이에게 여러분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 결코 희망을 잃지 말라고 위로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cpbc 맹현균 기자(maeng@cpbc.co.kr) | 입력 : 2021-04-06 05:00 수정 : 2021-04-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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