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 지금] 교황 "악마와 대화하지 마십시오"

[바티칸은 지금] 교황 "악마와 대화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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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23 17:00
▲ 프란치스코 교황(사진=CNS)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김근영 / 바티칸뉴스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지난주는 사순 제1주일이었죠. 이날 교황께서는 삼종기도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지난 21일 사순 제1주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의 사명에 주목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광야에 대해 묵상하시면서, 광야가 기도의 공간이자 동시에 유혹과 시련의 공간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악마와 결투한 공간이 광야라고 덧붙이셨습니다. 교황님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악령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하시면서, 이 악마를 상대로 싸우되 하느님의 은총으로 승리해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아시다시피 교황님은 악마와 악령에 관한 언급을 자주 하시는데요. 이번에 교황님은 하나의 당부 말씀을 하셨습니다. 열변을 토하시며 즉흥적으로 말씀하신 내용인데요. 평소보다 조금 길지만,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유혹을 받으실 때, 예수님께서는 결코 악마와 대화하지 않으셨습니다. 절대로 대화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평생 결코 악마와 대화하지 않으셨습니다. 결코 말입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에게서 악령을 내쫓으시거나 악령을 단죄하시거나 그의 악함을 드러내 보이시긴 했지만, 결코 대화를 나누신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광야에서 악마가 예수님께 세 가지 제안을 하고 예수님께서 대답하셨기 때문에, 마치 둘 사이에 대화가 이뤄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으로 대답하신 게 아닙니다. 성경의 세 가지 말씀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모두 그래야 합니다. 유혹자가 다가와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 보시오. 저렇게 해 보시오. (...)’ 이렇게 우리를 유혹할 때, 그와 대화해서는 안 됩니다. 유혹은 하와처럼, 악마와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일 우리가 악마와 대화를 나눈다면, 우리는 패배할 것입니다. 이 점을 머리와 마음속에 새기십시오. 악마와 결코 대화하지 말아야 하며, 악마와는 어떤 대화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하느님의 말씀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 사순시기 첫 금요일에 성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의 날이 정해졌다면서요.

▶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는 성학대 피해자를 위한 기도의 날을 기념하며 새로운 누리집을 개설했습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많은 교회들에서 이날을 거행하게 됐는데요. 예를 들어 아일랜드는 주교좌 성당에서 기도의 날을 지내고, 스코틀랜드와 폴란드에서는 지난 19일 금요일에 특별 전례를 거행했습니다. 지역 교회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지난 2016년 말 교황님이 전 세계 주교회의에 요청한 내용과 관련이 있는데요. 적절한 시기를 선택해서 성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전국 기도의 날을 지내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교회의가 이 제안을 실천했고요. 호주에서는 9월 11을 기도의 날로 정했고, 남아프리카에서는 대림시기에 3일 기도의 날로 정했습니다. 유럽의 일부 지역은 세계 어린이의 날인 11월 20일과 가까운 주일에 기도의 날을 지냅니다. 이러한 기도 예식과 참회 전례를 구상하고 기획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는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가 개설한 누리집에서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 지난주에 교황의 이라크 순방 일정을 소개해주셨죠. 최근 이라크에서 로켓포 공격이 있었지 않습니까. 교황의 순방, 괜찮을까요.

▶ 말씀대로 지난 15일 밤 시아파 무장단체가 이라크 북부 지역인 에르빌에 로켓포 공격을 했는데요. 민간인 1명이 숨지고 최소 5명이 다쳤습니다. 교황님은 이 지역에서 가까운 카라코쉬 지역에 오는 3월 7일 주일 방문하실 예정입니다. 카라코쉬 지역은 지난 2016년 IS의 지배에서 벗어나 종교 자유를 회복한 곳인데요. 여기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당이 있고요. 교황님은 이 성당을 방문하셔서 카라코쉬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만나십니다.


▷ 이라크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 검소한 방식으로 교황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파괴된 건물을 복구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지의 카라코쉬 공동체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라크의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방문하시는 교황님이 이 땅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 2016년 10월 종교 자유를 얻은 이후 특별한 폭력사태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는데요. 현재까지는 분위기가 차분하고 평화롭다고 합니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로 신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는데, 이 사태로 교황님의 순방이 중단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 중동의 테러로 중동 지역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희생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교황께서 이와 관련해 특별한 영상 메시지를 보내셨다면서요.

▶ 지난 15일은 6년 전 IS를 자처하는 세력에 의해 그리스도인 21명이 학살당한 날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이집트 콥트 정교회 신자들이었는데요.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리비아의 시르테 해변에 무릎을 꿇은 이 신자들의 피살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배교한다면 살려주겠다는 말을 들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요. 결국 IS를 자처하는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테러범들에 의해 참수됐습니다. 이 사건은 교황님의 마음속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요. 영상 속의 테러범이 그리스도교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은 그래서 이번에 영상 메시지를 만들어 이날을 특별히 기억하셨습니다.


▷ 듣고 보니 참수된 콥트 정교회 신자들은 이 시대의 순교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집트 콥트 정교회는 이미 2015년부터 이들을 성인으로 공경하고 있는데요. 가톨릭교회에 「로마 순교록」이 있다면, 콥트 교회에는 「성인들의 삶」(synaxarium)이라는 전기가 있습니다. 여기에 21명이 순교자로 이름이 벌써 올라와 있습니다. 교황님은 영상 메시지에서 21인의 순교자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말하자면 노동의 존엄을 통해 해외로 일하러 나갔던 평범한 사람들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였다고 강조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이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했습니다.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잔혹함에 의해 참수당했고, ‘주 예수님!’이라고 말하며 죽어갔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고백하며 죽어갔습니다. 이 사람들이 해변에서 생명을 잃은 것은 정말 비극이지만, 그 해변이 그들의 피로 말미암아 축복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더욱 사실인 것은, 그들의 단순함으로부터, 그들의 단순하지만 일관된 신앙으로부터 그리스도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그들이 받았다는 점입니다. 곧, 생명을 내어주기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한 것입니다.”


▷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되죠. 재의 수요일 예식에서 교황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17일 재의 수요일 미사를 집전하셨습니다. 사실, 이날 미사는 매년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로마 아벤티노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산타 사비나 대성당에서 거행되지 않고, 성 베드로 대성전의 중앙제대 뒤쪽의 소박한 제대인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거행됐습니다. 강론에서 교황님은 “오늘 있다가도 내일 사라지는 것들”의 먼지를 따르지 말고, 우리 삶의 항해자인 하느님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날 강론의 핵심은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요. 이러한 돌아오는 여정은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능력이나 공덕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 항상 하느님을 우선순위로 삼을 때 가능하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재를 받기 위해 머리를 숙이는 표징에 관해 설명하셨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순시기는 우리의 내면을 향한, 타인을 향한 겸손한 내려감입니다. 구원이 영광을 향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사랑 때문에 자신을 낮추는 것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우리를 작게 만듭니다. 이 여정 동안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머무릅시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침묵의 ‘사도좌’입니다. 매일 예수님의 상처를 바라봅시다. 예수님이 하늘로 가져가셔서, 매일 당신의 전구기도를 통해 아버지께 보여드리시는 그 상처를 바라봅시다. 매일 예수님의 상처를 바라봅시다. 그 상처 구멍에서 우리는 우리의 공허, 우리의 결점들, 죄로 인한 상처들, 우리에게 상처를 준 공격들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바로 거기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손가락질하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두 팔 벌려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2-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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