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형국 변호사 "장애인학대 막으려면 처벌특례법 제정해야"

[인터뷰] 염형국 변호사 "장애인학대 막으려면 처벌특례법 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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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9 18:0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염형국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노동착취, 학대범죄 곳곳에서 잇따라

국가가 배상 책임지고도 수사기관 무혐의로 면죄부

사법부 낮은 형량 등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

인간존엄성 해치는 범죄 마땅히 근절되어야

착취 예방과 피해자 보호, 지원책 마련돼야

국회, 장애인학대처벌특례법 제정에 나서야

장애인 등 학대범죄 전문수사처 신설 필요


[인터뷰 전문]

울력과 품앗이. 농촌에서 일손이 모자랄 때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돕고 협력하는 걸 뜻하는 말인데요.

이렇게 푸근하고 따뜻한 용어가 장애인들의 노동력 착취에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보다 못한 장애인권 활동가들과 공익변호사들이 `울력과 품앗이` 프로젝트를 만들어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노동력 착취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염형국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장애인활동가와 변호사들이 모여서 만든 `울력과 품앗이` 프로젝트, 언제 어떤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인가요?

▶지난 2014년도에 염전 노예 사건이 대단히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염전 노예 사건을 통해서 거기서 노동력 착취를 당한 63명 이상의 피해자들이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게 되고 그걸 통해서 염전의 노예 문제가 염전주와 염전노예 피해자들 양자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를 관리 감독하고 시정해야 할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해서 염전노예 피해자 분들을 원고로 해서 국가배상소송을 제기를 했었고요. 최종적으로 승소 판결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사실 개별 학대 사건에 있어서도 계속 처벌이 강화가 되고 실제적인 피해 구제가 돼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검찰과 경찰 단계에서 무혐의 차원이나 울력과 품앗이라는 명목으로 말도 안 되는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어서 이런 것들을 확인 분석하고 제도적으로 개선을 도모해 보고자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장애인 노동착취 학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노예사건이라는 표현들을 언론에서 쓰기도 하던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의 노동력 착취이기에 현대판 노예라고 하는 표현까지 쓰는 걸까요?

▶저희 보고서에도 조금 언급이 된 사례들이 있는데 짧게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길게는 17시간 일을 시키면서 그거를 17년, 짧게는 3, 4년 이상 계속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주거환경도 보장하지 않은 채 정말로 노예 부리듯이 그렇게 부리는 사람들이 사실 전국에 곳곳에 있습니다.
염전에도 있고 시골 농촌에도 있고 산간지역이나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도 있고 그런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현대판 노예라는 표현이 너무나 말이 안 되지만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울력이나 품앗이라는 말이 아름다운 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장애인 노동착취 사건에 울력이나 품앗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는 거,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사실은 울력과 품앗이는 말씀하신 대로 특히 농촌 지역에서 힘을 합하고 서로 노동을 교환하는 고유한 미풍양속인데 노동력 착취에 대해서 경찰이나 검찰에서 17년 동안 일을 시키고 아무런 대가를 주지 않는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 검찰이나 경찰이 사용했던 용어이거든요.


▷경찰이나 검찰에서 그냥 품앗이 개념으로 본 겁니까?

▶그래서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인데 이것을 근거로 도리어 장애인 노동착취를 정당화시키는 논리로 활용됐다고 하는 게 대단히 안타까운 일인 것이죠.


▷수사기관이 그런 주장을 설사 다른 사람들이 했다고 하더라도 이거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뿐만 아니라 이런 용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저는 이해가 안 됩니다만... 앞서 염전노예 사건 말씀하셨잖아요. 2014년도에 있었던. 이 사건 이후로도 장애인 노동력 착취사건들이 그 이후로 끊이지 않고 일어났던 겁니까?

▶사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대도시나 사찰이나 원양어선에서나 계속해서 지적장애인들의 특성을 이용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임금을 가로채는 이러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고요. 지적장애인 당사자들은 자신의 권리구제를 스스로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누군가가 제보를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아무도 모른 채 이런 일들이 계속 누적되고 반복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네요. 더더군다나 피해 대상자가 지적 장애인이면 더욱 그렇고요. 장애인 노동력 착취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결국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낮은 형량의 벌금, 집행유예가 전부라고 하던데요. 법원 판결, 왜 이렇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형량이 나오는 겁니까?

▶저는 두 가지로 보고 있는데요. 하나는 검찰,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사들이 장애인의 노동을 비장애인들 일반적인 노동의 가치로서 전혀 바라보고 있지 않고 단순히 미풍양속의 하나인 품앗이나 울력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아직까지 대단히 강하고 장애인의 노동력을 전혀 사회적으로 평가해 주지 않는 분위기가 있고요. 또한 이런 것들이 굉장히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과 검찰에서 계속해서 면죄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합리화시키는 방식으로 노동착취를 정당화시키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취급을 하는 것 자체가 이렇게 장애인 노동력 착취를 풀리지 않는 문제로 만드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예사건이라고 표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판단을 한 걸까요?, 법원에서도 피해자를 돌봤다고 보는 겁니까, 숙식을 제공했으니까 정당한 임금지급이라고 보는 겁니까?

▶사실 대부분의 사안에서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실상 버려진 사람들을 오갈 데 없는 장애인들을 거둬주고 먹여주고 그런 과정에서 약간 길들여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노예가 인정되는 사회가 아니니까 사실은 법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범법행위들은 근절이 되고 단죄가 돼야 하는데 이런 것들은 장애인이니까 보호를 받아야 하고 장애인이니까 그렇게 무시하거나 노동력 착취를 해야 된다는 인식 자체가 굉장히 문제가 많다는 거죠.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노동력을 착취당했는데 경찰이나 근로감독관, 사회복지공무원 등이 모를 수 있었을까. 정말 국가배상책임은 없는 건가.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데요.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은 염전노예 사건 같은 경우에는 관할하는 완도군이나 전라남도 그리고 관계 부처에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경찰도, 근로감독관도 그런 사안들을 너무 잘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당연한 지역사회 관행으로 생각을 하고 장애인들은 그런 취급을 받아도 된다고 인식을 해서 사실은 이런 것들이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계속 발생을 해왔던 것이고요, 똑같은 지역에서. 그런데 이것을 염전주 개인의 문제라고 취급을 해버리면 이게 근절이 안 되고 또 법원, 검찰에서도 면죄부가 부여가 되니까 계속 이런 악습들이 남아서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에 대해서 이런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조금 물어서 이런 걸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책임을 사전에 지도를 하는 것이 대단히 조금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염전노예 사건 같은 경우는 국가배상책임을 물었는데 나머지 노예 사건들에 대해서도 사실 지자체나 국가가 그러한 관리감독 의무, 그런 의무들을 다 못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게 사실 현행법상 부작위 책임을 묻는 게 조금 쉽지는 않습니다.


▷앞서 보고서를 언급하셨잖아요. `울력과 품앗이` 프로젝트가 노동력 착취 사건을 심층 분석한 형사사건 분석보고서라는 걸 발표했다는데, 분석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을 해 주시면요.

▶짧게 설명을 드리면 일단 수사과정상의 문제점이 있고 법률상의 문제가 있고 법이 교율 못하는 법제도 개선의 부분에서의 문제점이 있고 그렇습니다. 수사과정상에는 지적장애인의 특성에 기해서 진술의 어려움을 겪는 데도 그런 것들이 전혀 고려가 되지 않고 발달장애인 전담 조사제도를 경찰이나 검찰이 도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전혀 무시되고 있고 또 사무 분장도 통합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근로의 문제라고 취급해서 근로감독관한테 맡기고 나머지 학대 부분은 별도로 경찰이 맡고 한 사건이 분리가 돼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통합적인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적능력도 피해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해자를 위해서 늘 재단이 되고 판단이 되는 부분. 동의했으니까 거기에서 일하고 있고 동의하면 다 인정한 거 아니냐고 판단이 내려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장애인학대 특례 법안이 국회에 상정이 돼 있는데 이런 것들이 통과가 안 됨으로써 통계 자체가 잡히지 않고, 장애인 인지적인 관점도 아직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무혐의, 솜방망이 처벌들이 내려져 왔던 것 같습니다.


▷개선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닌 걸로 보입니다만 앞서 장애인학대 특례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고 하니까요. 가장 절실하게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할 게 있다면 어떤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생활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일단은 노예로 유입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에서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는 기반들이 아직까지 마련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원주택이라든지 임대주택들이 공급이 되고 그에 대한 지원서비스가 이루어짐으로서 노예로 유입되지 않을 수 있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노예로 유입돼서 짧게는 2, 3년 길게는 십 몇 년 이상 노예로 부린 주인들에 대해서는 사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법원이나 수사 단계에서 이러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고요. 또한 그 피해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지역사회에 복귀해서 다른 구성원들과 같이 통합돼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 지원책들이 마련이 돼야만 이러한 노예 사건들이 근절되고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드려보는 질문인데 일반 형사사건으로 다루더라도 아동이나 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대 범죄는 전문적으로 수사를 하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른바 학대범죄 전문수사처 신설 필요성은 어떻게 보세요?

▶저도 100% 공감을 하고요. 사실 외국에도 사회적 약자들을 학대하고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그런 사건들을 주로 수사하는 학대범죄 수사처 같은 걸 두고 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국가수사처 같은 거 별도로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미 전례들이 있으니까 별도의 학대피해에 취약한 피해자들을 학대하는 사건들을 별도로 전문성을 가지고 감수성을 갖춘 전문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고 재판부도 좀 전담 재판부를 두어서 별도로 재판을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개선방안일 것 같습니다.


▷인권재판부도 좋고요. 알겠습니다. `울력과 품앗이` 프로젝트에서 활동하고 계신 염형국 변호사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2-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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