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공연 문화계 회생 위한 과학적 방역 시스템 연구 지원해야"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공연 문화계 회생 위한 과학적 방역 시스템 연구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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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9 15:51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다양한 제도 실험에 나선 문화계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상황을 살피기 전에요. 다른 나라는 어떤지 알았으면 합니다. 독일에서는 공연장 실험을 통해 관람 문화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지난해 10월 독일 할레의과대학 연구팀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실내 콘서트를 열고 감염병 확산 비교 연구를 했습니다. 1400명이 참여한 실험인데요. 심지어 24명의 감염자가 참여했습니다다. 결론은 관객들이 자기 자리에 앉고 마스크를 잘 쓰며, 환기시스템을 잘 운영하면 감염 확산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음식물도 먹을 수 있는데요. 다만 앉은 자리에서만 취식해도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 하지만, 관객이 드나드는 출입구를 많이 만들수록 감염의 위험이 적었습니다.

올해 1월, 독일 프라운호퍼 하인리히 헤르츠 연구소(FHHI)가 콘체르트하우스 도르트문트에서 한 실험에서도 한 칸씩 좌석을 띄우고 환기시스템을 잘 작동시키면 감염 위험이 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 20분마다 중앙환기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지그재그로 한 칸씩 띄어 앉기를 하면 에어로졸에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실험에 사용되는 마네킹은 인간보다 4배나 많은 에어로졸을 뿜었습니다. 연구진은 1550석을 모두 채워도 감염 확률이 낮지만, 이동 경로와 로비 접촉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절반만 채워야 한다고 봤습니다. 또한, 공통적으로 고정적인 자리가 아닌 스탠딩 공연은 위험했다는 것입니다.

일본 NHK와 보건 전문가들의 실험을 보면 손바닥에 기침을 한 경우 30분 내에 뷔페 공간 집기는 물론이고, 그 안에 있던 전부를 감염시켰습니다. 그만큼 이동을 하면서 공용물건을 접촉하는 것은 감염의 위험을 높이는 첩경입니다. 공연장에서는 오로지 관람 그 자체에 집중하고, 다른 접촉, 대화 등을 억제해야 합니다. 이미 그런 시도는 방역에 효과적이므로 인정해주고 제한을 풀어야 합니다.


▷공연장 적정 인원수 등에 관한 연구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과학적인 연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순간 순간의 위기를 넘기는 수준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적 연구 데이터 수집과 축적이 이뤄져야 합니다. 독일 할레의과대학 연구팀은 관련 연구에 작센안할트 주정부 등으로부터 99만 유로, 한국 돈으로 약 13억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우리 정부나 지자체에서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이런 논의는 별로 없습니다 의학적 개념이 아닌 사회문화 개념이 강한 사회적 거리 2m만 강조하거나 고수하는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기 시스템을 바꾸는데 예산을 집중해야 합니다.

독일 정부는 앞의 실험 내용에 따라 지난해 10월 박물관과 극장 등 실내시설 환기시스템 개선 예산 5억 8000만 달러, 우리 돈 약 658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공연장의 환기 시설에 대한 지원 논의조차 없습니다. 이제라도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해 방역수칙을 성립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적 저항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늦었다고 할 때 빠른 법이겠지요.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프랑스 상황도 알아보죠. 일과 삶의 균형으로 상징되는 `사무실 식사 금지‘ 문화가 코로나19 여파로 깨졌다면서요? 프랑스에선 사무실에서 식사하는 걸 법으로 금지해온 건가요?

▶이번에 <뉴욕타임스>는 “사교를 즐기는 프랑스의 여유로운 식사문화가 코로나 때문에 변화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프랑스의 식사 문화는 미국과 비교되곤 하는데요. 이른바 프렌치 테이블 문화인데요. 미국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에서 프랑스인 루크는 미국인 에밀리에게 “미국인들은 일하기 위해 살지만, 프랑스인들은 살기 위해 일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식사 문화 차이가 부각되기도 합니다. 미국인처럼 간단히 사무실 책상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카페에서 장시간 수다를 떨며 식사를 하는데 미국인 에밀리는 소외 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처럼 컴퓨터앞에서 식사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문화만이 아니라 프랑스 노동법(R4228-19)에서는 책상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식사와 휴식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무실에서 식사를 하면 사업주는 과태료를 물고 직원도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이런 문화와 법이 달리 적용되는 것인데요. 다만 50인이상 사업장에서 사무실 책상 식사가 가능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만 한시적으로 적용됩니다. 문화와 법도 감염병 상황에 맞지않는다면 한시적 유예를 하거나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프랑스가 공연·예술계를 회생시키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데, 그 중 하나가 공연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는 거라면서요?

▶로즐리 바슐로 문화부 장관은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여러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밝혔는데요. 3월 말에는 남부 마르세유에서 좌석에 앉아 보는 콘서트를 두 차례 열고요. 4월에는 수도 파리에서 서서 즐기는 콘서트를 1회 실시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연장에 들어서기 전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공연 행사가 끝난 후에도 검사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실험 공연 뒤에 공연을 확산할 수 있을지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면밀한 실험과 검토 작업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합니다. 현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박물관, 미술관, 극장, 영화관 등 문화관련시설은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만이 아니라 영국도 공연장과 클럽 등에 갈 때는 코로나19 검사를 신속히 받도록 추진한다죠?

▶작년 3월 첫 봉쇄가 된 이후 극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나이트클럽은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신속 검사를 하면 검사 인력이 배치되어야 하고 헤당 공간 이용자들은 적어도 15분머물며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영국은 백신 접종과 아울러 신속 검사를 실시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신속검사 키트를 하루 40만개씩 각 가정 등에 우편 배송합니다. 무증상자도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속검사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신속 검사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전문가의 지적에 따라서 보류가 되어 왔습니다. 영국은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것은 백신 접종만 가지고는 되지 않기 때문에 신속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신속한 검사도 중요하지만, 불확실성으로 더 큰 피해가 일어나는 것은 막아야겠지요.


▷영국 등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개인별로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이 도입되고 있죠?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서 해외 여행 등을 가능하게 하는 여권일텐데, 어떤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습니까?

▶아이슬란드는 1월26일부터 자국민 수천명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솅겐조약’ 가입국인 아이슬란드는 비자없이 유럽연합 국가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합니다. 거꾸로 백신 증명서를 소지하고 있는 타국인들도 받아들입니다. 40% 이상의 백신 접종율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녹색여권이라 불리는 ‘백신여권’을 발급합니다 이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여행과 문화행사 등 일상생활에서 출입이 상당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입니다. 헝가리는 백신을 접종만이 아니라 면역이 형성되면 플라스틱카드를 발급, 저녁 8시 이후 출입제한의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을 출입 가능하게 했습니다. 스페인,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슬로바키아 등은 백신여권 도입 중입니다. 이러한 백신 여권은 한 나라에만 국한될 수 없는데요. ‘디지털 백신 접종 인증(COVID-19 vaccination certificate) 시스템이라고도 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 시스템을 각국 정부가 빨리 채택해 “국경을 안전하게 재개방할 수 있는 근거이고, 여행객들은 검역과 자가격리 등의 제한 이 없는 여행이 가능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선 백신 여권 위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에는 위조 백신 접종 증명서 매매를 내세우는 세력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입된 회원 수는 10만 명이 이미 넘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녹색 여권 즉 앱 형태의 이스라엘 백신 접종 증명서의 글자를 바꾸는 것은 쉽다고 합니다. 더구나 QR코드 방식은 위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는 다르다고 합니다. 즉 이스라엘 녹색 여권의 QR코드는 암호화되어 있지 않고 증명서에 있는 보유자의 개인정보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위조가 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 증명서 위조시 4천 셰켈, 우리 돈 약 1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그것보다 더 이득이 크다면 위조 여권을 만들텐데요. 이미 수만명이 위조된 백신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직 초기 버전이라며 여러 나라에 통용되며 새로운 보안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조 보안이 어쨌든 백신 여권의 성공을 판가름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입국할 때 코로나19 음성테스트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백신 여권의 필요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앞에서 살펴드린 것처럼 유럽 주요국 중심으로 백신 여권 도입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가들에서 여행 재개시 소외되지 않도록 관련 논의들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겠습니다.

▷네, 여기까지 듣죠.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2-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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