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직장인 브이로그 영향력 확대, 부작용 사례도...주의해야"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직장인 브이로그 영향력 확대, 부작용 사례도...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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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29 17:56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브이로그 문화,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요즘 브이로그 활동을 직장인들도 많이 한다고 하던데, 우선 브이로그가 무엇인지 살펴볼까요?

▶또 영어인데요, 좀 풀어보면 브이로그는 ‘비디오 로그’(video log) 또는 ‘비디오 블로그’(video blog)의 줄임말입니다. 보통 인터넷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올리지만, 브이로그는 영상을 올립니다. 보통 블로그처럼 시간의 역순으로 보이는데요. 순화어로 영상일기로 하자는 제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일기라는 말은 좀 미흡한 점이 있는데 브이로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공유 영상일기’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쉽게 촬영하고 업로드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다보니 스마트폰 문화가 확산하면서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공개하고 공유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한 전문 조사기업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44.9%가 평소 일상생활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기록 활동하는 사람들은 순간 순간을 그대로 기록하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특히 2-30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동영상을 다루는데 익숙한 사람들일수록 이렇게 많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글로 일기를 쓰는 것보다 더욱 편하다는 것인데요. 단지 영상으로 하루하루를 일기 형식으로 남기는 것에는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싶고 공감대를 얻으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10명 중 7명 정도가 `브이로그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공유할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수익을 얻기 위해서 뛰어드는 경우가 있고 이런 경우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코로나 19 이후에 더 많아졌나요. 어떤가요?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 블루라고 하는 우울증 현상도 자주 언급이 되고 있는데요. 이런 활동을 통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하고, 기분 전환과 동시에 생활의 활력소를 찾으려 합니다. 찍는 것 자체가 활력이 된다는 것이죠.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이런 브이로그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촬영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느낌이 들어서 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성취감을 이렇게 얻으려고 하는 심리도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19 이후에 심화된 외로움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선 조사에서 보면 외로움이 높을수록 브이로그 영상을 더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상에 달리는 댓글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정신 건강에 나쁘다는 지적도 있기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실직을 한 분들의 브이로그가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요?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코로나 퇴사’, ‘코로나 실직’ 같은 열쇠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인력 감축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이후에 실직을 당한 분이 10명 가운데 3명이라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실직을 당하고서 실직 과정을 브이로그에 올리고 소통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까지 올리는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브이로그는 정말 모든 것을 기록하는 영상이니까요. 무엇보다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과 소통과 연대감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런 심정적인 면만 아니라 실용적인 면도 있는데요. 실직 당할 위기에서 해결 방법을 모색합니다. 만약 실직 이후에는 퇴직금이나 실업수당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재취업 도전기도 공유합니다. 위로와 응원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할 때면 힘이 된다고 합니다. 퇴사가 하나의 콘텐츠화되는 것이 씁쓸하다는 반응도 있음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이런 브이로그 활동을 하면서 갈등이나 마찰을 빚기도 한다던데,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요?

▶직장인들도 브이로그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직장인이 브이로그 활동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회사와 마찰이 생기고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로 나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기업의 기밀이 유출되기도 합니다. 특히 요식업의 경우 레시피가 그대로 공개되기도 합니다. 신차 공개 일정을 미리 무단으로 공개한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에 방영 예정인 드라마 대본이 브이로그를 통해 유출이 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기밀 유출만이 아니라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회사 내부의 좋지 않은 모습까지 그대로 영상에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많은 기업들은 이런 브이로그를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런 영상 홍보와 직원들의 브이로그 내용이 다를 경우에는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자세한 정보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인데 한편으로 직장인들의 부수입원으로 이용되다보니 무리하게 활동하는 점도 지적이 됩니다. 물론 기업도 고쳐야할 점은 개선해야겠지요. 어쨌든 브이로그 활동 가이드 라인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고 기밀 유출등에 관한 규정이 필요하게 된 상황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직장인들의 사내 지적 사항을 경영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주의할 공간과 장소 등이 있는 듯 싶은데요. 그런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공식적인 행사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점이 있는데요. 장례식장에서 브이로그 활동을 해서 빈축을 산 사례도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참석하는 사람들이나 나오는 음식까지 촬영해서 가족 구성원에게서 쫓겨나는 손자가 매우 비판을 받았습니다. 친할아버지 장례식이지만 영상을 촬영하고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수단화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의 모습을 브이로그로 올려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망하는 모습이나 내밀한 신체 부위까지 담아 의료법 위반에 심각한 윤리의식 실종을 낳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 본인은 교육용으로 촬용했다고 하지만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의사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순수한 브이로그 활동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텐데, 아무래도 광고에 주의를 해야겠죠?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것은 국제결혼 광고였습니다. 개인의 일상생활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결혼하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광고라는 것이죠. 문제는 이뿐만 아니라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나이와 이름, 신체 조건 등이 그대로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주 여성을 상품화할 뿐만 아니라 양성평등 원칙에 어긋날만큼 왜곡된 남녀 인식을 담고 있는 것이죠. 또한 자신의 영상이 이런 용도로 사용되는지 모르고 있는 외국 여성들이 상당하다는 것이고 이런 용도로 사용당하고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충격을 받기도 한다고 하네요. 이런 광고를 게시하는 이들은 해외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은데요. 양 국가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참고로 결혼중개업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이 8일부터 시행되어 개정된 시행규칙은 얼굴·키·몸무게 등의 정보 표시·광고를 금지합니다. 위반하면 행정처분 즉 영업정지 1∼3개월, 등록취소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브이로그 활동을 할 때 또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거리에서 본인 영상을 찍을 때 다른 이들의 얼굴이 들어가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해야 합니다. 길거리에서 들리는 음악도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음악소리가 영상에 들어가면 그것이 저작권법 위반이 됩니다. 식당 등을 방문했을 때 음식을 함부로 찍게 되면 나중에 곤란할 수 있습니다. 그 음식점 주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카페의 경우에는 실내 디자인에 관한 저작권 보호를 중시하는 곳이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본인의 가족을 촬영하는 경우라도 아이들은 되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본인들이 동의하지 않았을 때 아이들의 의사결정권 침해가 염려가 되고요, 무엇보다 소아성애자들의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습니다. 일상을 모두 기록해서 의미가 큰 브이로그지만,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책임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1-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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