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상호평가와 투명한 공개로 별점테러, 악성리뷰 막아야"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상호평가와 투명한 공개로 별점테러, 악성리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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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22 18:28
▲ 김헌식 문화평론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로 속앓이를 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과거 영화, 도서 등에서 이뤄진 별점이나 평점 리뷰가 각종 서비스업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평점으로 속앓이를 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죠. 평점이 왜 생긴 건지 그것부터 알았으면 합니다.

▶각종 플랫폼 서비스에는 리뷰 게시판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점을 보면 평점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워낙 많은 정보가 있어서 TMI (Too Much Information,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줄임말이라는 말을 쓰게 할 정도입니다. 정보 비대칭 현상을 줄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평점 리뷰나 별점입니다. 이전 고객의 별점이나 후기가 영향을 미치죠. 많을수록 좋은 업소라고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평점이 좋을 경우 업주들에게도 좋은 홍보 효과가 있습니다. 잘 관리를 하면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평판을 유지하고 매출액도 끌어올릴 수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것을 잘 받아들여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도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물론 그런 순기능도 있겠죠. 그런데 코로나19도 무섭지만 평점 테러도 무섭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요?

▶터무니없이 너무 낮은 평점을 줄 때 이를 평점 테러라고 부르지요. 특히 배달앱의 리뷰 공포증과 불안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할 평가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평점을 잘 달아준다는 이유로 무료 제공을 요구하거나 추가 서비스를 처음에 아예 노골적으로 요구합니다. 이렇게 무료나 추가 서비스를 요구하면 자영업자들에게는 남는 게 없게 됩니다. 만약 이를 거부하면 매우 낮은 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결국,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고 다른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보복성 리뷰를 남기는 것도 문제입니다. 주관적인 기분 나쁨을 그래도 낮은 점수와 혹평의 리뷰를 작성하게 되어도 그것이 객관적인 듯 싶게 작용을 합니다. 자세한 중간 과정이 생략되어 있고 일방적인 주장만이 난무하기 때문에 더 애를 먹고 고통을 당합니다. 한번 달린 평점이나 리뷰는 삭제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들이 있습니까?

▶우선 자신이 시킨 주문 내역을 살피지 않고 낮은 평점을 주는 경우입니다. 전골을 주문했는데 전골이 왔다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평점 테러를 가하거나 컵을 빼달라고 해놓고는 없다고 낮은 점수를 줍니다. 짜장을 두 개 시키고 원래는 짜장 짬뽕을 시키려 했는데 그걸 점주가 알아채지 못하다고 나쁜 리뷰를 쓰는 경우도 있고, 배달 기사에 대한 불만을 음식점 평가에 반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간의 국물이 생긴 것을 점주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폭설에 어렵게 배달을 갔는데 돌아온 건 평점 테러가 돌아왔다는 하소연이 보도가 되었고요. 이번주에 변호사가 배달 시 미성년 주류 주문 여부 확인 과정에서 폭언과 이후 벌점 테러를 가한 사례가 이번 주에 있었고요. 지난해 12월에는 간장게장집에 음식을 재사용한다고 허위 사실을 리뷰에 써서 결국 폐업에 이르게 했습니다. 해당 운영자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이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좋은 평점 1점이 평균 5~9%의 매출액을 발생시킨다는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그 반대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 감염 방문자가 다녀갔다는 리뷰를 수십 곳에 쓴 사례는 새로운 고민입니다.


▷이런 평점이나 리뷰가 권력화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몇몇 배달앱의 경우 독과점이 이런 문제를 부추기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배달앱 업체 가운데 평점이나 리뷰가 좋은 업체는 상단에 노출을 시키고 있어서 더욱 이런 권력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상단에 노출시킬수록 매출액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좋지 않은 리뷰가 달리면 주문이 급감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이를 악용해 갑질과 군림의 수단이 된 지 오래입니다. 터무니 없는 별점이나 리뷰 때문에 고통을 당해도 마땅히 표현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문제가 있는 평점이나 리뷰에 대해서 항의할 수가 없습니다.

법적으로 근거없는 비방 등은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코로나 19 시대에 배달앱을 많이 사용하여 포장 판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적으로 여기에 목매는 경우 더욱 더 항변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배달을 하면 모든 것이 문제가 해결되는 듯이 접근하는 시각이 있는데 이런 평점이나 리뷰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것을 악용하고 있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합니다. 특히 블랙 컨슈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영업자 등 약자의 위치에 서게 된 이들을 착취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리뷰가 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영향력이 크다 보니 조작을 하기도 한다면서요?

▶지금까지는 서비스제공자의 피해의식만 말씀 드린 듯 합니다. 평점이나 리뷰 영향력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들도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자체 조작인데요, 자신의 점포를 과대 포장을 시키는 짓입니다. 타인의 정보를 이용해 여러 아이디를 만들어 평점이나 리뷰를 남깁니다. 업주들끼리 돌아가면서 서로 평점과 리뷰를 달아주는 이른바 품앗이 형태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주문을 하고, 댓글이나 평점 달아주기를 합니다.

관련 대행하는 업체도 있어서 좋은 평점이나 리뷰를 달아주는 대가로 수백만 원을 요구합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불안한 위치에 있는 자영업자 분들이 유혹에 흔들릴 수 있어 보입니다. 각 플랫폼 업체들은 이를 걸러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평점 리뷰는 방송 통신법에서 저작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저작자의 동의 없이는 쉽게 삭제할 수 없는 맹점이 있습니다.


▷평점이나 리뷰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자영업자만이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과 같은 플랫폼에 등록해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을 플랫폼 노동자라고 합니다. 플랫폼 노동자라고 하면 대개 배달을 하는 라이더나 택배기사, 운전기사를 떠올릴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특정 회사에만 소속되어 있는 게 아닐 뿐이지 임금 노동자들이죠. 모바일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을 하는 이들의 서비스에도 별점이나 리뷰를 답니다. 특히 별점이 낮으면 근무 정지를 당하거나 일감 배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객관적이지 않고 기분 풀이식의 별점에 걸릴 경우 아무런 이유 없이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5점 만점을 계속 받던 노동자도 만약 1점 대의 평점을 받게 되면 거의 추락하게 되는 것이고 일감을 못받게 되어 경제적 손해로 타격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 건지, 또 어떤 한계가 있는 건지 살폈으면 합니다.

▶전자상거래법상에서 소비자의 권리 지침에 따라 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리한 리뷰나 혹평도 이용자의 권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함부로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욕설이나 난데없는 비하 등은 사전이나 사후에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걸러내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또한 악성 리뷰에 대해서는 업주의 요청 반영 과정이 있다고 말을 합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게시에 대한 문제 요청을 하게 되면, 30일 동안 블라인드 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30일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해제가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반복 상습적인 행위자인 경우 이용을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업주들은 요청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허위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 포기를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허위를 증명하는 절차를 쉽고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조치의 보완이 요구됩니다. 또 평점의 경우, 왜 그런 평점을 주었는지 설명조차 들을 수가 없어 답답해 합니다.


▷이런 현실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고객만이 평점이나 리뷰를 매기는 일방향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제일 많습니다. 배달앱을 제외하면 많은 플랫폼 운영자들은 서비스 제공자들도 고객을 평가합니다. 한 플랫폼 택시의 경우 승객이 연락이 안되거나 지연이 되는 경우, 중간에 다른 서비스 이용 행태가 반복되면 영구 정지 처분을 내립니다. 고객들의 매너도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하겠죠.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상호 블라인드 평가 시스템을 운용합니다. 제공자와 이용자의 상호 평가가 모두 완결되어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도 평가가 안좋고 누적되면 이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제공자도 조작을 못하게 됩니다. 우버, 페이스 북, 아마존 등등 많은 기업들도 해당됩니다.

또한, 고객의 리뷰를 다른 고객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른바 상호 평가 시스템입니다. 한 업체는 먼저 고객 이용자의 리뷰가 도움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리뷰를 많이 남기 이용자는 그에 따라는 대가를 줍니다. 스스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자긍심이라는 비물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한, 리뷰 항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습니다. 음식이라면 청결, 맛, 향, 포장 등등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평점이 왜 낮은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악성 블랙 컨슈머 즉 악의적인 댓글을 쓰는 사람들의 명단을 공유해야 합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1-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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