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교황, `작은 이들이 세상의 미래이자 교회의 희망입니다`"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교황, `작은 이들이 세상의 미래이자 교회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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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19 15:04
▲ 프란치스코 교황의 삼종기도 훈화 모습. <사진출처=바티칸뉴스 홈페이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가비노)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오는 2월 11일 제29차 세계 병자의 날을 앞두고 교황 담화가 발표됐다면서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요?

▶ 다음 달에 지낼 세계 병자의 날은 코로나 사태를 맞이한 뒤 처음으로 지내는 세계 병자의 날이라는 점이 특징인데요. 교황님은 코로나 사태가 “의료 시스템의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병자 돌봄의 비효율성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고 주목하시면서, “노인들, 가장 약한 이들, 취약한 이들에게는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언제나 보장되지 않고, 언제나 적절한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불평등은,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의 노력의 크고 적음, 그리고 “정책 결정”의 결과에서 비롯한다고 꼬집으셨습니다.


▷ 담화의 핵심 내용은 뭔가요?

▶ 담화의 핵심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이들처럼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위선에 빠질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자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병자들이 아무도 ‘소외되고 버림받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하느님을 의존하는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병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그의 살을 만지면서 진정한 섬김을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병자와의 인격적인 관계는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힘을 얻는다면서, 예수님의 치유는 마술행위가 아니라 언제나 ‘만남의 결실’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러한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선물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믿음에 응답하신다면서, 이것이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의 참된 의미라고 설명하셨습니다.


▷ 지난 주일은 연중 제2주일이었는데요. 삼종기도에서 교황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지난 17일 연중 제2주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예수님과 첫 번째 제자들과의 만남을 풀이하셨습니다. 이 만남은 말하자면 첫 만남인 셈인데요. 교황님은 하느님께서 처음으로 우리를 부르시는 그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처음으로 들었던 그 순간, 하느님과 만났던 그 순간입니다. 교황님은 하느님의 부르심은 사랑이라면서, 사랑의 부르심에는 사랑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인생에서도 예수님과의 만남의 순간이 분명 있었다고 떠올려주시면서, 그 순간을 기억하고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자고 당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복음으로 돌아가 이를 설명하셨는데요. 첫 번째 제자들이 예수님께 어디에 묵고 계시냐고 여쭈었을 때, 예수님은 카파르나움에 묵고 있다거나 나자렛에서 살고 있다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와서 보아라’라고, 다시 말해 명함을 건넨 것이 아니라 만남의 초대장을 건네주셨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두 제자 가운데 한 명이 60년 후, 혹은 어쩌면 더 이후, 복음에 이렇게 썼다는 점입니다.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요한 1,39). 시간을 적은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곧, 예수님과의 진정한 만남은 모두 생생한 기억 속에 남으며,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많은 만남을 잊어버리지만, 예수님과의 참된 만남은 영원히 남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무수한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 시간까지 기억했습니다. 삶을 바꾸었던 그토록 행복하고, 그처럼 충만한 이 만남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 바티칸에서 백신 공급이 시작됐다고 하던데, 교황도 백신을 접종하셨다고요?

▶ 지난 13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고령으로 우선 접종대상인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셨습니다.


▷ 최근 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이 조금 갈라지는 것 같은데요. 교황께선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지요?

▶ 지난 10일 교황님은 이탈리아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 「TG5」와 약 40분 동안 단독 인터뷰를 하시면서 이 부분을 간략히 언급하셨는데요. 우선 교황님은 백신 접종에 관해 ‘윤리적 접근’을 취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백신 접종이 선택사항이 아니라 윤리적 행동이라면서, 모든 이가 윤리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생명이 소중한 것처럼 타인의 생명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아울러 교황님은 백신접종의 위험성과 관련한 내용도 언급하셨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자살이나 다름없다면서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교황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면서도, 지금은 백신을 맞아야 할 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나’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 ‘우리’를 생각해야 할 때라면서, 모든 이가 함께 구원되지 않으면 그 누구도 구원될 수 없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교황께서 약 40분간 단독 인터뷰를 하셨다는데, 주목해야 할 다른 이야기가 있었나요?

▶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교황님은 ‘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가능하다면서, 만일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는 몸짓이 없다면 사회적 긴장이 발생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지배계급은 ‘나’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으며 ‘우리’를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아울러 낙태 문제를 언급하셨는데요. 교황님은 특별히 원치 않는 아이의 임신에 대해 낙태로 대응하는 비극을 진지하게 고민하시면서, “낙태 문제는 종교적 문제이기 이전에 인도적 문제”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낙태는 먼저 인간의 윤리와 관련된 문제이고 그 다음에 종교적인 문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생명을 없애는 게 정당한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는 게 정당한지 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또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줄줄이 취소된 해외 사도적 순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시면서도, 올해 있을 이라크 순방에 희망을 두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코로나 시기에 많은 시간을 기도하면서 보내고 있다고 하시면서, 전화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많이 내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올해에는 이라크 사도적 순방이 예정돼 있는데요. 해외 순방, 괜찮을까요?

▶ 지난해 12월 초순에 이라크 사도적 순방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약 15개월 동안 중단했던 해외 순방을 재개한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현재 예정으로는 오는 3월 5일부터 나흘간 바그다드, 우르평원, 아르빌, 모술, 니네베 평원, 카라코시를 방문하십니다. 교황님은 지난해부터 계속 이라크 방문 의지를 표명하셨고요. 현재 이라크 교회는 지난 주일부터 교황님이 방문하실 때까지 매 주일 동안 교황님을 위한 기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기도문은 이라크 칼데아 동방 가톨릭교회 바빌로니아 총대주교 루이스 라파엘 사코 추기경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사순시기의 시작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경신성사성의 공지가 나왔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 아시다시피 올해 사순시기는 2월 17일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하는데요.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올해 재의 수요일 예식에 관한 공지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주례 사제는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을 때마다 모든 신자들에게 각각 두 가지 양식을 말했습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혹은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인데요.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예방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각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기 전에 전체 신자들을 향해 ‘한 번만’ 말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각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을 때 주례 사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혹은 사제가 신자들이 서 있는 곳으로 가서,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머리 위에 말없이 뿌려줄 수도 있습니다.


▷ 교황께선 수요 일반알현에서 기도에 관한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계시죠. 이번이 스물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이날 주제는 무엇이고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13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일반알현을 통해 ‘찬양 기도’를 주제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복음에서 예수님이 아버지께 한 번도 불평하지 않으시고, 힘겨운 시간이나 영적인 밤의 순간에도 언제나 아버지께 기쁨의 찬가를 드리셨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이어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 조건에 따라 찬양하신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만물의 주님이시자 ‘나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느끼셨기 때문에, 그러니까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느끼는 체험에서 찬양이 나온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은 의심이 많고 계산적이지만, 많은 것이 부족해도 겸손하게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미래이자 교회의 희망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이 작은 이들, 이 철부지들은 남들보다 자신이 더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타인을 지배하길 원치 않으며, 하느님 안에서 모두 형제자매임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아울러 찬양의 기도를 바칠 때는 하느님이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고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시는, 충실한 우리의 친구라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이것이 찬양 기도의 기초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설적이게도, 삶이 우리를 행복으로 가득 채울 때뿐만 아니라, 특히 어려운 순간, 삶의 여정이 오르막길을 오르는 어두운 순간에도 우리는 찬양해야 합니다. 어두운 순간에도 아버지를 찬양하신 예수님처럼, 그 순간은 우리에게도 찬양의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삶의 오르막길, 어려운 길, 고단한 길을 통해 새로운 넓은 전망과 열린 지평을 보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찬양한다는 것은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찬양은 여러분의 영혼을 정화시키며, 여러분으로 하여금 멀리 보는 혜안을 갖게 합니다. 여러분을 힘겨운 순간에, 곤경의 어두움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1-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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