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비대면 기부 활성화 불구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비대면 기부 활성화 불구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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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18 18:3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달라진 기부 문화와 대안`에 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코로나19로 인해 자선단체 모금 행사를 찾는 발길도 뜸하다고 하던데, 예년에 비해 얼마나 줄었습니까?

▶연말에 생각나는 자선냄비인데요. 구세군자선냄비본부는 자선냄비 거리 모금액이 전년 대비 40% 줄었습니다. 자선냄비 소리도 듣기 힘들어졌어요. 자선냄비 모금소 수를 서울에서 약 20%, 전국적으로 약 10% 줄였거든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수도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와 대비 50% 이상 줄었고요. 봉사 방식도 2인1조에서 1인1조로 변경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오가시는 분들이 적어지고 이에 따라서 자선냄비 수도 줄고 모금액도 적어 진 것입니다.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 기부액은 지난해 대비 70% 수준입니다. 500대 대기업의 기부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 1천114억원 줄었습니다. 개인 기부액이 더 많이 줄었는데 특히 자영업자들이 참여하시던 기부가 많이 급감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자영업자 매출이 급감하면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공동모금회는 지난해 목표4257억원에서 올해 연말 연시 모금 목표액을 올해 3500억원으로 낮췄습니다.


▷연탄이 없으면 겨울을 나기 어려운 이른바 에너지빈곤층에게는 더욱 혹독한 계절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지난 22년간 연탄 나눔운동을 해온 전국 31개 연탄은행이 올해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기부받은 연탄은 47%정도 줄었습니다. 연탄 배달 봉사자도 53% 줄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연탄을 사용하는 열악한 10만 가구가 있습니다. 약 100만 장 정도만 기부로 온 상황 입니다. 저소득층에 연탄을 무료로 지원해 온 연탄은행에 연탄기부가 줄고 자원봉사 약속도 취소가 거의 대부분 이뤄지고 있습니다.연탄값도 해마다 상승해 저소득층이 감당할 수 있을 지 의문인 수준입니다. 지난 2015년 장당 373원이었던 연탄 가격이,올해 639원으로 올랐는데 이것은 두 배 가까이나 상승한 것입니다.이렇게 오르는 것은 연탄공장이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2010년 50곳이었던 전국 연탄 공장이 현재 30곳으로 줄었습니다. 생산 비용과 물류비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가격에 반영이 될 것입니다. 연탄 부족으로 하루 5~6장씩 때던 연탄을 2~3장으로 줄인다는 사연도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긴급하게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해야하는 부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코로나 19 재난이 더해진 상황이니까요.


▷일부 모금액이 늘어난 단체도 있다고 하던데, 오히려 늘어난 지원 요청 때문에 고민이라는 얘기도 들리던데, 어떤가요?

▶일부 모금액이 증가한 곳도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진 분들이 많고 도움의 손길이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비영리기구가 모은 기부금은 절반 이상 줄었고, 식료품비와 필수생계비를 요청하는 빈민의 숫자는 1.5배 이상 증가해 기부단체들이 경영난에 빠졌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2020년 한 해 대한적십자사는 회비가 전년보다 약 20억원 늘었습니다. 2021년 적십자 회비만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약 30% 늘어난 셈입니다.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 상황속에서 여러 사회 봉사 활동을 했고 그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회비가 증가한 것입니다. 계좌를 통한 정기 후원을 하고 현장 모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하지 않아서입니다. 기부금이 좀 늘긴 했지만 쓸 곳은 많아져서 어디에 써야할 지 고민입니다.예컨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소득 가정 아이들 그리고 20대 여성들의 긴급지원 신청이 늘었습니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더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고민은 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한편, 펭수 캐릭터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씰을 만든 대한결핵협회는 현상 유지를 하고 있지만 결핵돌봄 때문에 지원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선 인터뷰에서 바이소셜 캠페인 소식을 알아봤는데, 각 분야 단체들이 릴레이로 연말연시 모임 대신 기부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요. 한 지자체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시민들에게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면서요?

▶코로나19에 연말연시 행사 취소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참 아이디어들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북지역 민간?문화?종교 분야 25개 단체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고 그 비용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자치단체의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도 구매했죠. 안전·보건복지·소방 분야 22개 단체도 아낀 모임 비용을 소상공인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습니다.안전한 연말을 위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한 지자체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고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면 시민들에게 상품권을 줍니다. 참여를 원하면 ‘우리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겠습니다’라고 적고 사진을 찍어 18일까지 페이스북 이벤트 게시글에 댓글을 적으면 됩니다. 한편 방역당국은 1월 3일까지 행사나 모임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지인 가족간 감염도 지금 매우 많다는 점을 반드시 생각하고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기부단체들이 상황이 상황인지라 QR코드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모금방식을 확대하고 있다면서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직접 기부를 하는 점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디지털 모바일 환경에 맞게 편리하게 기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기부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현금 소지자가 줄었죠, 전통적 현금 기부 외에 디지털화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게 합니다. ARS나 문자, 신용카드와 계좌이체는 물론이고요.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자선냄비입니다.누구나 모바일 URL이나 QR코드 기부 페이지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본인 명의의 휴대폰 인증 절차에 따라 쉽게 기부합니다. 또한 디지털 자선냄비는 스마트폰으로 제로페이 QR 코드를 인식하거나 단말기에 후불 교통 카드를 태그해서 기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장 결제하기 들어가서 자선냄비 QR코드를 찍고 기부하고 싶은 금액을 입력하게 되면 자선냄비에 기부가 됩니다.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고 국세청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종교기관에 결제하는 경우는 금액은 약간 줄어 0.9배로 하락을 했는데, 온라인 결제의 경우에는 1.19배나 성장했습니다.


▷걷기만 해도 기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이색적인 기부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다고요?

▶반드시 돈이 아니어도 일종의 리워드앱을 활용한 방식이 계속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올해는 더욱 활성화 되는 분위기입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500걸음을 걸을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기능이 있습니다. 500걸음 걸을 때마다 `포인트 워크 마일리지`(젤리) 5점이 앱에 적립됩니다. 청각장애아동, 유기견 후원 등에 기부할 수 있는 `포인트 기부` 기능이 있습니다.

또다른 사례를 보면, 1걸음에 기부금 1원을 할당해 전체 구성원이 5000만보를 걸으면 저소득 취약계층 1000여 세대에 총 5000만원 상당의 김장김치를 기부하는 사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른 사례를 보면 5일간 매일 1만보(총 5만보) 걷기를 하면 복지포인트 9988점을 주고 점수를 돈으로 환산해 9988원의 기부금에 쌓이게 합니다. 적립된 기부금 전액은 아동복지시설과 노인요양기관 등 지원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기부하는 개인에게도 도움을 주는데요, 어플리케이션은 걸음수를 분석해 운동량, 영양 상태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분석 제공합니다.걸음을 걷는 동기 부여가 개인적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자체들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걷기 운동에 참여하면 자동으로 사회복지 기관이나 불우한 이웃에 기부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건강도 챙기고 기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거군요. 그런데 한편에선 코로나19로 판매가 되지 않는 상품의 재고가 많이 쌓여서 명품 업체들이 이를 모두 불태운다고 하는데, 재고 상품을 기부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영국 명품 의류 업체는 향수·의류 등 2860만파운드, 우리 돈 약 420억원 규모의 재고 상품을 불태웠고 많은 비판을 받아야 했어요. 재고를 태우는 이유는 그것을 태우지 않으면 다른 유통 채널로 들어가서 희소성이 떨어지니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도 역시 그렇게 재고를 처리했습니다. 프랑스 물류센터에 쌓아뒀던 300만 점에 이르는 장난감, 주방 기구 등 재고를 매립하거나 소각했어요. 이 때문에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런 처리 방식은 자원 낭비는 물론이고 환경 오염을 낳기 때문입니다. 기업 대표는 지구 환경 파괴범’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해외 명품 업체들은 재고를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직 여성에게 무료로 면접 복장을 빌려주는 영국 사회적 기업에 재고 의류를 기부하거나 의류·신발 등 재고를 자선단체에 무료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남은 원단을 패션 전공 학생들에게 기부합니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는 재고 기부 프로그램’에 따라 물류센터에 쌓인 재고를 자선단체에 보내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부는 온라인몰에 상품을 올린 판매자의 결정에 따릅니다. 프랑스 상원은 올해 초 의류·신발·화장품 등 재고에 대한 폐기를 금지하고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게 하는 ‘ 폐기 방지와 순환경제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매년 프랑스에서만 6억5000만 유로, 약 8533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렇군요.코로나19 상황이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 사이 기부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다던데요. 기부 모금의 신뢰와 투명성 문제 때문일까요? 어떻게 보세요?

▶네, 기부금을 모으는 단체 가운데 일부가 모금액을 빼돌리는 등 비리가 드러나면 전체 모금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입습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기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여유 부족’이 1위이지만 그 비중은 지속해서 줄고 오히려 ‘기부단체 불신’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관련 단체들의 공동의 플랫폼 같은 것을 만들지 않으면 신뢰가 떨어지는 흐름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반적으로 기부 참여율은 낮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부 모금액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유에는 화폐 가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목상의 금액은 늘어납니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기부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납니다. 전체 기부에서 법인과 개인의 기부 비율이 대략 7 대 3 정도인데요, 기업 기부액수는 늘어나지만, 개인 기부자 가운데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기부를 하지 않게 되는 사람보다 많아지고 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은 늘고 있죠. 하지만 주식시장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오히려 돈이 많아져 자산 가격이 높아졌고 양극화된 위기의 모습이 기부 모금에서도 재확인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올 상반기 가계경제의 저축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9% 늘었는데 기부를 적게 하는 것은 미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대비하려는 욕구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미래 불확실성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도 중요합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12-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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