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장애인 보조견 동반 출입은 법적 의무...교육과 인식 개선 필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장애인 보조견 동반 출입은 법적 의무...교육과 인식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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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4 18:3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장애인 보조견 문화 정착`에 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한 대형 마트에서 시각 장애인 안내견 출입 금지 논란이 있었다는데, 실상은 예비안내견과 동반인이 퍼피 워킹, 퍼피 워커 중이었다면서요. 이게 뭘 일컫는 것인가요?

▶네, ‘퍼피워킹(Puppy Walking)`은 안내견 훈련을 받을 강아지들을 생후 7주부터 약 1년간 일반 가정에서 맡아 양육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가리킵니다. 퍼피워킹하는 자원봉사자들을 `퍼피워커(Puppy Walker)`라고 합니다.퍼피워킹은 안내견이 탄생하기까지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 기간 동안 강아지들은 사람과 함께 지내는 에티켓을 배우고 여러 다양한 사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강아지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돕는 `퍼피워커` 봉사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 중에 봉사자가 강아지를 데리고 마트에 간 것이고 직원이 제지를 했는데 이 광경을 목격한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대형 마트 측에서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보조견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데요. 하는 일이 정말 다양하고 역할이 막중하다면서요?

▶장애인의 독립적 생활을 돕는 견(犬)으로, 도우미개라고 할 수 있고 흔히 장애인 도우미견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안내견’은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친숙한 시각장애인 보조견만이 아니라 전화, 초인종 등 소리를 시각적 행동으로 전달하는 ‘청각장애인 보조견’도 있습니다. 또한 지체장애인에게 물건 전달, 스위치 조작 등의 행동을 돕는 ‘지체장애인 보조견’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합니다. 정신적, 혹은 신체적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해 따로 훈련된 ‘치료 도우미견’ 도 있다는 걸 알면 더 좋겠습니다. 장애인 보조견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입니다. 예비’ 보조견은 1년간 일반 가정에서 지내며 사회화 교육을 받습니다. 안내견은 생후 7주, 보청견은 생후 50일부터 받습니다. 2020년 기준 장애인 보조견 전문 훈련 기관에는 한국 장애인 도우미견 협회,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관으로 연락하시면 일반 시민들도 보조견 훈련 과정에 참여를 하실 수 있고요.


▷비록 이런 보조견은 아직 아니긴 한데 예비견도 있다면서요, 보조견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는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는 건가요?

▶‘퍼피워킹’은 장애인 보조견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중요하죠. ‘예비보조견’을 훈련시키는
‘퍼피워커‘의 헌신과 노고가 없다면 장애인 보조견도 없을 것입니다. 역할이 막중한 퍼피워커들은 훈련 중인 ‘예비’ 보조견들과 어디든지 출입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그렇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공공장소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 할 때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해서는 안 되는데,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는 물론 자원봉사자가 보조견을 동반한 때도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퍼피워커들은 안내견과 함께하는 시각장애인이 법적으로 보장받는 최소한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봉사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법이 있어도 국내 퍼피워커들은 출입 거부는 매우 자주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장애인복지법이 제정된 지 12년이 되었지만, 시각장애인들과 안내견 동반 입장이 거부당하는 일이 여전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예비견은 더 말할 것이 없고요.


▷짐작하기로는 예비 안내견 훈련 프로그램에 관한 퍼피 워킹, 퍼피 워커의 존재를 미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시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대형 마트 사례는 어떤 경우였나요?

▶물론 관련 정보를 모르실 수도 있고요. 그런 경우에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도 필요합니다. 안내 예비견의 경우 강아지이기 때문에 보통 반려견으로 착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대형 마트에서는 ‘저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강아지에게 출입 금지한 것입니다. 분명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인데요. 2001년 개정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안내견)의 훈련과 보급은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장애인 보조견에는 장애인 보조견임을 알 수 있는 표지가 부착되고 예비견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안내견 동반 출입은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배려 차원의 문제가 아닌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의무라는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동정과 배려는 해도 그만인 것이고 법적인 의무 준수는 차원이 다른 준법과 처벌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형 마트를 관할하는 송파구는 “안내견 출입을 거부한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하며 장애인복지법 제90조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자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한 것입니다. 다만 “과태료 액수와 부과 대상을 직원으로 할지, 법인으로 할지는 장애인복지법과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을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대형 마트 측은 퍼피 워킹으로 법적인 보호를 받은 걸 몰랐다는 것인데 앞으로 교육 약속이 지켜질 지 두고봐야겠습니다.


▷사실 보조견 문제는 그동안 많이 있어왔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안내견을 거부한 영업점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정기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면서요, 어떤 사례들이 있었던 겁니까?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이뤄진 2008년 이후 시각장애인 보조견 출입금지 관련 인권위에 접수된 사건은 28건에 이르렀고, 대부분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면 취하됐습니다.작년 10월에는 과태료 부과 등이 내려졌습니다.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주인은 안내견 출입을 금지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금지를 했습니다. “안내견을 옥상에 묶어두고 사람만 들어와 식사를 하라"면서 "한 테이블만 받고 저녁 식사를 접으라는 거냐. 신고할 테면 해봐라"라며 안내견 출입을 막았습니다. 인권위는 이런 행태를 안내견에 대한 차별만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버스 탑승을 거부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버스에 타려하자 제지당했는데,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란 말했음에도 버스 기사가 완강히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런 거 모르니 벌금 내겠다. 당장 내려라"고 했다는 겁니다. 승객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탔지만 여전히 모멸적인 발언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개를 데리고 타려면 묶어서 박스에 담아서 타라"고 했다는데요, 이에 국가인권위는 과태료 부과와 함께 보조견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해소하는 정기 교육을 실시하도록 기초자치단체장에게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권고가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인식 개선 교육이 필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매장에서 사전 교육이 필요해 보입니다.


▷논란에 휩싸인 대형 마트가 최근 모든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안내판에서 ‘안내견’이라는 말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요?


▶‘안내견‘이 아니라 ‘장애인 보조견은 출입가능합니다’라고 쓰는 게 더 적절할 것입니다. 안내견은 시각 장애인에게만 해당이 되는 것이니까요. ‘안내견‘으로 문구를 하면 다른 장애인과 보조견들이 차별적인 상황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청각장애인의 귀가 되어주는 청각장애인 보조견은 이른바 ‘보청견’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보청견’은 시각장애인의 ‘안내견’보다도 대중적으로 그 인식이 훨씬 낯설 수 있을 것입니다.

청각장애인 보조견은 안내견과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대개 몸집이 작은 소형견이기 때문에 이점에 주의를 해야할 필요도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처럼 크지 않기 때문에 그냥 보통의 반려동물로 아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요. 이렇게 되면 좀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니 좀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늘 새롭게 알고 깨닫게 된 사실이 많은데요. 앞서 살펴본 장애인 복지법 40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 때문입니까?,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고요?

▶국회에 안내견과 같이 출입하는 김예지 의원은 지난 6월 ‘조이법’을 대표 발의했는데 조이는 안내견의 이름을 따온 것인데 그 내용은 보조견의 출입 거부 사유를 대통령령을 통해 명확히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명확하지 않아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보조견의 출입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명확하지 않아서 다른 승객을 보호한다는 버스 탑승을 거부하거나 식당 출입을 막아 장애인의 이동권이 침해받고 있고 고객의 권리도 찾지 못합니다.아울러 보조견 인식 개선에 필요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익광고 등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청래 의원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습니다. 과태료로 그칠 게아니라 징역형에 처하자는 것인데 참고로 과태료는 행정처분이라 법적 기록이 남지 않지만 벌금, 징역형은 전과로 기록됩니다. 여하간 퍼피워킹 중인 예비 안내견도 법 보장을 받는다는 사실을 널리 공유시키고 안내견만이 아니라 더 넓게 장애인 보조견의 역할과 권리에 대해 공유하고 널리 확산시키는 정책이 문화적으로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서 더 알아야 할 게 있다면 뭘까요?

▶안내견은 욕구를 무조건 참는 훈련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프면 아프다고 합니다. 안내견은 임무를 괴로워한다고 혹사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그들이 움직인다는 것을 간과한 생각입니다. 그들은 성취욕구가 큽니다. 임무를 완수해 파트너에게 칭찬을 받는 걸 좋아합니다. 당연히 그 행동들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고요. 안내견들이 힘들어 수명이 짧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 국내 조사를 보면 평균 수명은 13년10개월로 다른 개들보다 1년 정도 더 수명이 깁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긍정적으로 훈련화되어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수많은 반려견이 집안에만 있는 경우와 달리 보조견들은 집밖에서 움직이고 활동을 많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건강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동정하고 불쌍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적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12-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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