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미술품 물납 논의 본격화, 미술품 관리 체계 혁신해야"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미술품 물납 논의 본격화, 미술품 관리 체계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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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27 18:0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술품 물납제 논의`에 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우선 미술품 물납제라는 게 무엇이고 이를 둘러싼 논의가 왜 갑자기 급물살을 타게 된 건가요?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되고 의원입법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도입 검토에 필요한 입법·정책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또한 관련단체와 문체부가 곧 토론회에 나선다고 합니다. 미술품 물납제도는 기존 물납제도의 물납 대상을 확장해서 고미술·현대미술품을 포함시켜서 미술품으로 세금을 대체해서 내는 제도를 말합니다. 기존 물납제도는 국세인 상속세, 지방세인 재산세를 납부에 필요한 현금 대신해서 법에 규정하고 있는 자산에 한해서는 세액을 납부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현재 이렇게 물납이 가능한 자산은 부동산, 유가증권 등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렇게 본격 논의된 건 간송미술관 때문입니다. 2020년 5월 27일 간송미술관이 상속세 재원을 포함해 재정난 타개에 필요한 자금을 위해 보물 2점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파장이 일었습니다. 국가 주요문화재였기에 2020년 8월 24일 국립중앙박물관이 매입했는데 하지만 적절한 방안인지에 관해 논란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상속세 납부를 미술품 물납제도로 하는 게 어떻겠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그렇군요. 미술품 물납제도로는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해외에서는 또 어떻게 하고 있는 건가요?

▶프랑스는 국가의 문화유산을 보존 차원에서 미술품 물납제도를 첫 도입한 나라입니다. 프랑스는 국가유산을 박물관들이 잘 보존할 수 있게 조세 금전납부 원칙의 예외적인 형태로 1968년에 도입, 미술품 등으로 상속세 등을 대신 납부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영국의 AIL제도는 납세 의무자가 미술품과 중요 문화재를 상속세 대신 납부하게 했습니다. 미술품과 중요 문화재를 공공소유로 이전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물납을 승인받은 납세의무자는 부담 상속세에서 25%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습니다.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물납제도가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동산에도 물납을 허용하고, 상속세에 한해 미술품 물납을 허용합니다. 등록미술품 위주의 상속세 물납제도가 있고, 등록미술품은 물납충당순서에 우선 순위가 부여됩니다. 따라서 등록 미술품이 미등록 미술품보다 상속세 물납을 더 쉽게 해서 미술품 등록제를 통해 유통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물납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미술품은 다른 자산과 비교 했을 때 관리·처분기준의 적정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습니다. 우리나라의 물납제도는 재정수요 충당에서 관리가 쉽고 재산가치가 안정적이며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간편한 점을 우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품 등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상속세금의 미술품 납부는 미술품 평가 체제가 제도적으로 구축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때문에 미술품의 적정한 평가가 쉽지 않고, 비록 납부된 미술품의 관리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미술품은 전문적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재산가치를 매기기 쉽지 않고 현금화가 쉽지 않다 보니 미술품 물납제도의 도입에 대하여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제도화되지 못했습니다.


▷미술품 물납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한 만큼 찬반 논쟁이 있겠지요. 우선 도입 필요성 입장부터 알아볼까요.

▶미술품이 부의 세습에 많이 이용되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관리 처분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미술품의 물납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예술품의 범위가 광범위 해 또 다른 형평성 미비를 발생시킬 수 있어 미술품의 설정 범위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찬성측은 현행법령은 문화재를 상속세에 대한 비과세 또는 납부유예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술품 물납 제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혜택은 다른 자산과 형평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산을 상속세 비과세 혜택을 주기보다는 물납을 허용해 국가로 소유권을 귀속하는 것이 문화재 보존에 더 낫다는 것입니다. 지금 제도에서는 국가 중요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렇게 되면 문화재 연구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도입이 불필요하다는 쪽의 주장은 뭔가요?

▶조세재정 건전성 문제를 말합니다. 과세당국의 입장에서는 물납재산 매각을 통한 재정수입 충당이 우선이므로 조세징수라는 과세관청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에 비해 거래시장이 적고, 거래활동도 활발하지 않으며, 가치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미술품을 예술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 아니라 부동산, 동산, 유가증권과 같은 자산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물납 제도를 과연 미술품에 적용시켜야 하는지 의문을 표합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문화재 및 예술품에 대하여 오히려 상속세 비과세, 징수 유예 등의 조세지원을 하기에 물납의 필요성이 없고 이런 미술품 자산이 국가에 귀속될 가능성도 없다고도 합니다.


▷검토를 하자는 쪽은 납세자 편의도 도모하고 국민의 문화적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인가요죠?

▶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이 납부의무자의 납세 편의성 증진이라는 측면만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습니다. 미술품 물납제도를 도입하면 예술적,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탁월한 미술품과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지름길이고 이를 공공자산화해 모든 국민이 향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국·공립박물관과 미술관이 질적 수준이 높은 미술품과 문화유산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로 돈을 들여서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미술품 물납제도는 납세자가 미술품으로 국비 지원을 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국가 예산에서 소장품 구입비를 편성해도 미술품이 나오지 않으면 살 수 없고, 반대로 미술품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재력이 있는 개인처럼 갑자기 예산을 편성할 수 없습니다.이런 맥락에서 미술품을 세금 대신하는 방식이 매우 효과적인 미술품 수집방식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미술품을 물납대상으로 추가하고, 물납된 미술품을 보유·관리해 국유재산을 늘리고 국민의 문화향유권도 높이는 한 방안이라고 주장합니다


▷국가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따지자면 어떨까요 ?

▶납세의무자는 일시에 거액의 상속세를 금전으로 마련하는 부담을 덜어 납세의무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측면이 국가도 조세징수권을 일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국가 전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미술품물납으로 상속세수입의 결손이 발생하지만, 미술품 구입 가격만큼 예산이 절감됩니다. 미술품은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처럼 매각하여 현금화하지 않아도 예술적, 역사적, 학술적 가치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가치가 커지고 국유재산이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국가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세금을 걷게 될 수 있다는 보는 것이죠. 현행 우리나라의 물납제도는 환금성이 좋은 부동산과 주식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그 이용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이는 경기변동으로 부동산 매각이 쉽지 않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기때문에 납세의무자가 선호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 문화적인 효용가치를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후손들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

▶교육·문화적인 관점에서 전시, 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 문화적 공공가치가 미술품의 매각을 통해 조세에 충당하여 얻게 되는 단순한 경제적 가치보다 더 클 것입니다.유명 미술가의 상속인이 많은 미술품을 물려받게 되는데 작품가치가 높을 경우, 거액의 세금을 내야 한다면 미술품을 싼값에급 히 처분할수밖에 없습니다. 본의 아니게 저렴하게 팔게 되는 것이고 이후 보지도 못합니다. 작품을 국가컬렉션의 일부로 보존하면 후손들은 국공립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프랑스의 국립 피카소미술관입니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세상을 떠나고 엄청난 작품을 물려받은 상속인들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야 했는데 프랑스 정부는 미술품물납제도에 따라 회화 203점, 조각 158점 등 다량의 피카소 작품을 국가 소유로 했습니다. 그 뒤에 정부는 파리 마레 지구의 17세기 저택에 1985년 피카소미술 관을 개관해서 관광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후 피카소의 다른 상 속인들도 세금물납, 선의의 기증을 해서 가장 풍부한 피카소 작품을 보유한 자랑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단지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만 미술품 물납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소장의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구매를 위한 복잡한 행정절차를 대신하고 확보된 미술품을 국민모두가 향유하는 자원으로 활용에 물납제도가 운영이 되어야 합니다.물납의 대상이 되는 미술품의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술품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물납대상 미술 품을 선정하는 주체, 절차 등을 구체화해야겠죠. 또한 미술품의 특수성을 고려, 물납신청조건, 물납충당 우선순위 등에 특례 부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금전 납부 원칙이라는 조세납부의 기본원칙이 흔들릴 수 있어 보완대책을 함께 필요합니다.

또 가장 유리한 조세납부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상속인이 가장 관리하기 힘들고, 경제적 가치 산정이 곤란하며, 매각하기도 어려운 미술품을 물납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금전납부가 어려워 보완적으로 물납을 허용하려는 물납제도의 도입 취지에 반하는 선택에 좌우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국회에서도 입법을 모색하고 있다는데, 또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입법화하려면 구체적으로 가치가 있는 미술품인지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공정, 투명한 시스템이 확보 되어야 합니다. 미술품 물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가야 합니다. 입법화에는 생존 작가의 작품 제외 여부, 물납신청 대상자를 작가의 상속인으로 한정시킬지 일반 소장가의 상속인에게도 일정한 조건에서는 허용할 지 정해야 합니다.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영국의 사례를 참조해서 연간 물납 허용한도를 설정이 필요하고요, 현금납부자와의 형평성 논란도 없애야 합니다. 납세의무자의 물납 대상 선택 가능성에 따른 부작용도 면밀하게 고려하고, 물납으로 국가재정 건전성이 위협받지 않게 허용해야 합니다.

미술품 물납에 따른 국가미술품이 모든 국민이 공공자산으로 그 예술적 가치가 모든 국민의 문화적 향유 혜택을 증진시킬 수 있게 현행 정부미술품관리체계를 혁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아울러 물납 미술품의 구입 및 관리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특별회계를 설치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1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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