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장 큰 가난은 ‘사랑의 빈곤’

교황, 가장 큰 가난은 ‘사랑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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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18 01:00 수정 : 2020-11-19 09:21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5일 제4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교황은 강론에서 손을 건네주는 몸짓을 하면서 우리의 손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자문해 보자고 초대했습니다.

특히 우리가 싸워야 할 가장 큰 가난은 ‘사랑의 빈곤’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세계 가난의 이의 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6년에 제정했으며 매년 연중 제33주일에 기념합니다.

교황은 지난 15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올해 네 번째를 맞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에는 코로나19로 자원 봉사자와 자선 단체 대표 그리고 지원을 받는 사람 등 100여명 만이 참석했습니다.

교황은 강론에서 부자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종들에게 맡긴 보물인 ‘탈렌트의 비유’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에 따르면 이 부자는 종들에게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 그리고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 탈렌트는 당시 20년치 보수에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액수였습니다.

교황은 우리의 시작도 이와 같다며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시작되고 우리는 각자의 재능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15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강론 中>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볼 적에 너무나 자주 스스로에게 부족한 것만 보고 또 이에 대해 불평하곤 합니다. 그런 다음 '만일 그랬다면 ....' 이라고 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고 맙니다. 이런 거죠. '만약 내가 그 직업을 가졌다면, 그 집이 있다면, 돈과 성공만 있다면, 이런 저런 문제가 없거나, 내 주변에 더 나은 사람들이 있다면... ' 사람의 현실 감각을 마비시키는 그러한 말들은 자기 주변의 좋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하고, 각자가 지닌 재능을 망각하게 합니다.”

교황은 그러면서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받은 것을 고스란히 하느님께 되돌려주는 악한 종의 행실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우리가 하느님의 계획이 아니라 ‘나만의 계획’을 고집하면서 계명과 의무 준수에만 열중한다면 그런 사람은 ‘편협한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15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강론 中>
“그리스도교인들이 규율을 지키고 계명에 순종하는 데만 만족하는 다소 방어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것, 이것은 분명 슬픈 일입니다. '온건한' 신앙인들로 불리는 이들은 위험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절대 경계를 넘지 않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돌보기만 하는 사람들은 삶에서 스스로의 영혼을 바짝 말리는 건조과정을 시작해 결국 이들은 미라가 됩니다.”

교황은 우리가 단순히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선행을 실천하지도 않는다면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무관심의 전염병을 경고했습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복음의 중심에 있고 이들이 없다면 우리는 복음을 알아들을 수 없다”며 가장 큰 가난은 ‘사랑의 빈곤’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15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강론 中>
가난한 이들은 우리에게 영원한 수익을 보장하고 사랑 안에서 이미 우리를 풍요롭게 해줍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싸워야 할 가장 큰 가난은 사랑의 빈곤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미사는 코로나19 거리두기로 헌금 행렬도 긴 행렬도 없었지만 전염병으로 잊혀진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짧고 거룩한 미사였습니다.

미사후 교황은 코로나19로 예년 처럼 노숙인과 실직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의 오찬 행사를 갖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들이 집에서 특별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교황의 이름으로 음식이 담긴 도시락 가방이 제공됐습니다.

도시락 봉사에는 프로 축구단 AS로마 선수들이 참여했으며 이들 선수들은 자신의 서명이 담긴 유니폼을 교황의 자선 경매에 내놓았습니다.

또 노숙인들은 성 베드로 광장 회랑 옆 구급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습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0-11-18 01:00 수정 : 2020-11-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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