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美 대선 소송으로 갈 경우 트럼프 유리할 수도"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美 대선 소송으로 갈 경우 트럼프 유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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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06 19:05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대통령 선거 소식, 집중적으로 살펴보죠. 우선 현재 상황부터 전해주실까요.

▶제 46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3일 미국 전역에서 진행됐는데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가 있는 동부부터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있는 서부까지 서너 시간의 시차도 있고 주별로 투표 시간도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시각으로 4일 오후 2시 마무리됐습니다. 모든 주가 개표에 들어간 가운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213명, 바이든 후보가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는데요. 애리조나와 네바다, 조지아, 펜실베니아 등의 주는 아직까지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불복 선언을 했습니다.


▷4년마다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볼 때마다 우리와는 다른 선거 제도 때문에 복잡하게 느껴지ㅣ도 하는데 선거인단을 확보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미국의 선거제도는 직접적으로 후보에게 투표하는 우리와 달리 간접선거와 직접선거가 혼합된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에 치러진 선거는 엄격히 말하면 유권자를 대신해 대통령 후보를 뽑아줄 선거인단에 투표하는 거였고요.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선거인단이 먼저 나서고 유권자들은 그 선거인단을 뽑고 12월 14일에 미국 전역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이 직접 대통령에게 투표를 하게 됩니다. 50개주가 연방을 이루고 있는 미국은 각 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이 2명씩 있고 각 주의 인구 비율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는 하원의원이 총 435명이 있는데요.

이 둘을 합친 수에 수도 워싱턴 DC의 3명을 포함해 538명이라는 선거인단이 꾸려지고 각 주의 투표 결과 정당 지지도에서 앞선 정당의 선거인단이 그 주의 대통령 선거권을 독식하는 승자독식 제도입니다.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차지해야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흔히 270명을 매직 넘버라고 하고요. 따라서 인구 수가 많아서 선거인단 수가 많은 주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 되겠죠.


▷그런데 각 주별로 거의 지지하는 정당이 정해진 경우가 많다면서요?

▶전통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곳들이 거의 대부분인데요. 다시 말해 오래 세월 지지 정당이 변하지 않는 주들이 많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이런 정당 쏠림 현상이 덜한 주들이 있는데요. 요즘 가장 많이 들어보셨을 경합주라고 하는 곳들로, 각 대선 때마다 지지 정당이 달라지고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후보들과 언론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합주로 분류되는 곳은 중북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 주와 남부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3개 주 등 모두 6곳인데요. 이 지역들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아주 근소하게 이긴 곳들입니다.


▷그러면 경합주의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우선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플로리다의 경우 3.4%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는데요. 4년 전에도 1.2% 차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곳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플로리다에 있는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로 주소지를 이전하면서 정성을 쏟은 곳이기도 합니다. 선거인단 11명이 걸려 있는 애리조나와 6명의 선거인단이 있는 네바다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고요. 0.6% 포인트차로 바이든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온 위스콘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재검표를 요구했고 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에 대해서는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조지아주와 미시간주는 트럼프가 제기한 소송을 ‘이유 없다’며 기각했습니다.


▷선거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확실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당선인이 확정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일반적으로 투표일 당일 자정쯤이면 윤곽이 확실해져서 패배한 후보가 먼저 승복 선언을 하고 상대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하면 이긴 후보가 승리 선언을 하는 수순을 밟는데요. 이번에는 사전투표, 그 중에서도 우편투표의 비중이 높아져서 아직 다 도착하지 못한 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편투표에 대한 권한은 각 주의 주지사들이 가지고 있는데요. 지난 9월 4일 노스캐롤라이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 우편투표 용지가 배송됐고 하와이,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유타 등 5개주는 아예 모든 선거를 우편투표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선거 예측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9천800여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우편투표 참여자가 6천 3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는 대선 3일 후인 11월 6일, 미네소타·네바다는 11월 10일, 오하이오는 11월 13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집계에 포함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실 이 우편투표에 대한 논란이 선거 전부터 뜨겁지 않았나요?

▶미국의 경우 우체국이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관리되지 못하는 편인데요. 평소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데다 워낙 넓은 국토 때문에 기한 내에 투표용지가 배달되지 못하기도 하고 유권자 관리에도 허점이 많아서 우편투표를 한 사람이 다시 현장투표를 해도 걸러 낼 수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명분으로 일찌감치 우편투표를 주장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와 달리 몇 달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대리 투표나 이중투표, 중간에 투표용지가 사라지는 일 등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우편투표를 ‘사기’, 우편으로 접수된 기표용지는 ‘쓰레기’라고 부를 정도로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내 왔고요.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 주에서 정한 우편투표 방식을 놓고 서로 불법이라며 44개주에서 약 300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의 개표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죠?

▶현지시각으로 지난 4일 오전 2시 20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모든(우편) 투표가 중단되길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이겼다"며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대선에서 패할 경우 연방대법원으로 가겠다며 불복 의사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4일 오전 10시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지난 밤엔 내가 `민주당이 통제하는` 거의 모든 주에서 확실히 이기고 있었다"며 "그러다 하나 둘 투표함이 열리면서 (우세한 결과가) 마술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올렸는데요. 그날 오후 트럼프 캠프 측은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위스콘신주, 조지아주에서 재검표를 요구하거나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부터 대선 불복이나 연방대법원 소송 등의 발언을 했는데 결국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군요?

▶만약 두 후보 중 어느 한 쪽이 월등하게 앞섰다면 그럴 일이 없었겠지만 워낙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건데요. 이미 선거 전부터 미 ABC방송은 "두 후보가 근소한 격차를 보일 경우 소송전은 더욱 급박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수천 명의 변호사 군단이 투표 전쟁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의 임명을 강행해 연방대법원을 6대3의 확실한 보수우위로 재편해 놓은 상태고요. 만약 하원에서 대통령을 결정할 상황이 온다고 하면 하원이 전체 숫자로는 민주당이 다수지만 각 주별로 대표 1명씩이 선거를 하기 때문에 의원수는 적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주가 26개여서 트럼프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희가 이 시간에 몇 번 전해드린 것처럼 당분간 혼란을 계속될 수밖에 없겠군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도 미국 언론들의 여론조사가 완전히 빗나간 부분도 좀 짚어봐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지난 2016년의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항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고 심지어 경합주에서도 모두 최소 4%에서 최대 11%포인트까지 이기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하지만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 6곳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트럼프 후보는 가짜뉴스라고 몰아부쳤고 실제로 선거 결과에서도 여론조사가 크게 빗나가는 것으로 나오자 본격적으로 주류언론과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공방을 벌이기 시작해 지금까지 앙숙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이번 선거에서도 미국 주류 언론들은 계속 바이든 후보가 크게 앞서는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해왔지만 실상은 또다시 크게 빗나갔는데요. 언론들은 4년 전의 망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샤이 트럼프를 비롯해 학력, 임금별 격차 등 각종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자신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특히나 언론에 대한 불신이 높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류 언론의 여론 조사에 거의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지목되기도 했는데요. 뉴욕 타임스는 모바일 중심의 시대로 변화한 것과 여론조사를 가장한 선거운동과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 코로나19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확한 예측을 힘들게 했다고 자체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선의 혼돈상을 보면서 느끼는 단상은 빈부격차와 약자들의 어려움을 외면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타산지석이라 생각됩니다.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11-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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