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수경 수녀 "생명 선택한 미혼모에게 관심과 응원을"

[인터뷰] 정수경 수녀 "생명 선택한 미혼모에게 관심과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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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28 04:00 수정 : 2020-11-03 15:27


○ 방송 : cpbc TV <가톨릭뉴스>
○ 진행 : 맹현균 앵커
○ 출연 : 정수경 수녀 / 자오나학교 교장


양육 미혼모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자오나학교.

교장 정수경 수녀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수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자오나학교가 개교한 지 6년이 됐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해서 설립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 저희 자오나학교는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선교수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숙형 대안학교인데요. 저희 수녀회는 1892년 스페인에서 창립이 되었습니다. 저희 창립자 수녀님께서는 그 당시 사회에서 어린이, 청소년 교육, 여성 교육에 힘쓰셨고요. 또 한국에 진출해서도 어린이집, 유치원, 여대생 기숙사를 통해서 저희 사회 필요한 대상들에게 교육에 힘써왔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2012년 저희 창립자 수녀님의 시성을 맞이해서, 한국의 수녀님들은 우리 사회에 정말 또 누구에게 도움이 필요할까를 기도하시고 식별하셔서,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청소년 미혼모들에 눈을 뜨게 됐고, 그들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 이름 '자오나'는요. '자캐오가 오른 나무'의 줄임말이고요.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자캐오가 자신의 의지로 나무에 올라가고 자신을 비판없이 받아주는 예수님을 만나면서 그 삶이 변화되는 것처럼, 저희가 그 나무와 같은 역할을 해서 저희 학교를 찾아오는 청소년 미혼모들의 삶이 변화되도록 돕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 자오나학교 입학 조건이 눈에 띄는데요. 생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면서요?

▶ 네, 저희 학교에 입학 면담을 오게 되면 제가 반드시 확인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임신한 친구들은 낙태하지 않는 것. 그리고 아기를 낳은 친구는 아이를 보호시설에 보내지 않고 본인이 키우면서 교육하는 것을 제가 꼭 확인을 하는데요. 엄마와 아기는 같이 있을 때, 그리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같이 지낼 때 둘다 행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자오나학교를 거쳐간 학생들이 얼마나 되고, 그 학생들이 자립에 성공했는지도 궁금합니다.

▶ 저희 학교는 소규모이고요. 지금까지 8명의 학생들이 졸업을 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생각하면 대단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사무직에 취직한 미혼모도 있고요. 대학을 이 친구들이 욕심을 내기는 좀 어려운데, 와서 성공을 여러 가지 도전을 하면서 성공을 경험하게 되고 대학교에 진학해서 간호사라든가 미용 부문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조금 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미혼모들도 있습니다.

또 내 집 마련, 집이 참 해결되기가 어려운데요. 여러 가지 정부에서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것들, 저소득층, 한부모 가족들 지원해주는 전세자금대출을 통해서 자기 집을 준비를 해서 나간 친구들이 있습니다.



▷ 그런데 생명을 선택한 용기 있는 미혼모들인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시선은 차가운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녀님은 이런 현실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 제가 저희 학교 학생들 하고 같이 버스를 탄 적이 있는데, 대화를 나누던 중 승객이 저희 학생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을 저도 경험하고 되게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거든요. 우리 사회는 아직은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아야지만 뭔가 정상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그런 부분들이 좀 약화되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고요. 또 미혼모가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긴 하지만 그 원인보다도 저는 생명을 선택했다는 그 결과들에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질문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정부는 사실상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고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해달라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런 상황은 좀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 여성의 자기결정권 아주 중요하죠. 근데 지금 너무 촉박한 시간 안에 법을 제정을 하다보니까 중요한 논의들이 많이 빠진 것 같아서 그 부분이 많이 안타까운데요. 특히 남성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 또 논의가 빠져있고, 우리 사회가 임신, 출산, 양육하는 부분들 어떻게 지원하고 도와줄 수 있을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빠져있고요.

갈수록 약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하는 사회 만들기에는 다들 아마 동의하실 거예요. 근데 그 약자의 범주에 태아와 아기를 필요에 따라서는 넣었다가, 또 어떤 이익 상황에서는 빼버리는 이런 기준들. 우리 사회가 여러가지 다양한 부분들에 대해서 논의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같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자오나학교 운영, 힘든 부분은 없으십니까?

▶ 네, 저희 학교는 정부에 등록된 미혼모 시설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서 설립된 대안학교이고요. 저희가 비인가이다 보니까 아직은 후원자분들의 전적인 도움에 의지를 하고 있습니다. 후원자들의 물적인 지원들, 또 물품 지원들. 또 저희 학생들이 공부하는 동안 아기들을 봐주실 수 있는 아기 돌봄 자원 봉사자들, 수업에 도움주실 수 있는 분들. 이런 재능기부들, 이런 연락 기다리고 있고요. 마음으로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도 저희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앞으로의 계획도 좀 설명을 해주시죠.

▶ 저희 학교가 소규모라고 말씀은 드렸는데요. 저희가 실질적인 공간 규모가 10명 이내에 학생들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뭐 더 많은 학생들을 돌봐줄 수 있으면 좋긴한데, 일단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참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은 부분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라 일단은 소규모더라도 저희가 그 학생들 한 명 한 명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아이들 잘 키우고 해서 자립 잘 준비하는 것들에 신경을 쓰고요.
만약 저희 학교에 학생들 찾아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진다면 제2의 자오나학교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자오나학교 교장 정수경 수녀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cpbc 전은지 기자(eunz@cpbc.co.kr) | 입력 : 2020-10-28 04:00 수정 : 2020-11-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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