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트럼프, 또다시 대선 불복 가능성 언급"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트럼프, 또다시 대선 불복 가능성 언급"

Home > NEWS > 국제
입력 : 2020-09-25 15:5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대법관 후임 인선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는데요. 우선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요?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총 9명인데요. 대통령이 임명하고 본인이 사임하지 않는 경우 일반적으로 임기가 종신까지입니다. 지난 18일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87세의 나이로 타계하면서 후임자를 선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자신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 측은 대통령 선거가 얼마 안 남은 만큼 차기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법관 임명을 놓고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속사정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대법관의 임기가 종신까지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연방대법원 판결이 하위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법관의 성향이 보수냐 진보냐가 상당히 중요해집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연방 대법관이 보수 5대 진보 4로, 트럼프 대통령 이후 보수화된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까지 퇴임하면 연방대법원의 보수 성향이 더욱 짙어질 것을 우려해 췌장암 투병 중임에도 퇴임을 미뤄왔는데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후임 대법관이 임명된다면 연방대법원은 보수 6대 진보 3으로 급격히 보수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망한 긴즈버그 대법관이 진보적인 판결로 명성이 자자했던 분이라 더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27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판결을 많이 내렸기 때문에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려왔는데요. 버지니아 군사학교의 여성 입학 불허에 대한 위헌 결정, 남녀 임금 차별 반대, 동성결혼 합법화를 주장하고 사형제도 제한에 찬성했고 지적 장애인이나 18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수석으로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스스로 "유대인이자 여성이자 어머니"라는 세 가지 이유로 취업이 힘들었다고 밝힐 만큼 차별을 겪었던 인물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법조인의 소신과 원칙을 철저하게 견지하면서 민주당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인 1980년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고 1993년에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지명으로 대법관에 올라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명한다고 해도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거죠?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를 지명한 뒤 상원 법사위원회가 검증 절차와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본회의 표결까지 마치는 데는 통상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는데요. 현재 상원은 53석 대 47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든 강행하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대선은 상원 의원 선거도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후임 선정을 미루려고 하는 건데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이던 2016년 2월 앤터닌 스캘리아 당시 대법관이 별세해 후임으로 메릭 갈랜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이 지명됐지만 공화당 반대로 인준 청문회조차 실시하지 못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지명한 닐 고서치가 대법관에 앉게 된 사례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든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려는 데는 대선과도 관련이 있다면서요?

▶지난 수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우편투표 확대를 비판하면서 자신이 패배하면 대선 결과에 불복할 것임을 공공연하게 언급해왔는데요. 지난 23일 기자가 우편투표와 관련된 소송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선 전 연방대법원 공석을 채우는 게 시급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임명하면 더욱 좋다. 선거가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의 4대 4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대답해 불복 가능성을 또다시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비판과 함께 논란이 크게 일자 부랴부랴 공화당 지도부가 평화적 정권 이양을 약속하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26일 새 대법관 후보 지명자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시카고의 제7 순회항소법원 판사로 보수적 성향을 가진 에이미 코니 배럿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선거가 치러지기 전부터 불복하겠다고 말하는 건 상당히 비상식적인 것 같은데 미국 대선이 순조롭게 치러질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다음은 이탈리아에서 의원 수 감축을 놓고 국민투표가 있었다고요?

▶지난 20일과 21일 이탈리아에서는 7개 지역에서 지방선거가 열렸는데요. 이 때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문제를 놓고 국민투표도 함께 진행됐습니다.의원내각제로 상원과 하원이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는 현재 상원 320명, 하원 630명의 상당히 많은 의원 수를 가지고 있는데요.
국민 10만 명당 의원 수를 따져보면 1.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97명, 독일의 0.80명, 프랑스의 1.48명보다도 많습니다.현재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오성운동이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저효율·고비용 의회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며 지난 2018년 공약한 사안으로 지난해 압도적인 지지로 상, 하원을 통과했는데요. 오성운동은 상원 200명, 하원 400명으로 줄어들면 의회 임기 5년을 기준으로 5억 유로(약 7000억원)의 세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어떤 결정을 내렸나요?

▶국민투표에서 찬성 69.6%, 반대 30.4%로 의원 수 감축 개헌안이 통과됐는데요. 1983년부터 총 7차례 의원 수 감축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되다가 말 그대로 7전 8기에 성공한 겁니다. 그동안 무능하고 부패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의회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의원 수보다는 권리가 같은 상원과 하원이 나뉘어 존재하는 구조 자체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이는 그대로 둔 채 단순히 의원 수만 줄여 대의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게다가 감축된 의원의 새 임기는 2023년부터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그 때까지 선거구 조정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는데요.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가 결합된 혼합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다 예외적 규정이 적용되는 5개의 특별 주도 있는 만큼 당분간 이탈리아 정계는 이 문제를 놓고 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원들이 일을 잘했으면 국민들이 의원 수 감축에 동의하지 않았겠죠. 다음은 태국에서 반정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인가요?

▶태국 헌법재판소가 지난 2월 21일 의회 내 제 3당인 퓨처포워드당에 대해 정당법 위반으로 해산 명령을 내린 것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반정부 인사 탄압 중단, 의회 해산, 헌법 개정 등을 요구하던 시위대의 문제 의식은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현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함께 왕실 개혁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입니다. 엄격한 왕실모독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왕실과 관련된 얘기는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는데요. 지난 19일 민주화 시위대는 수도 방콕 왕궁 근처 사남루엉 광장에 "이 나라는 왕이 아닌 국민의 것"이라고 적혀 있는 동판을 설치한 후 군주제 개혁 등이 담긴 요구안을 왕실에 전달하겠다며 왕실 자문기관인 추밀원으로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태국에서 많은 시위가 있어나긴 했지만 왕실을 거론한 건 처음 아닌가요?

▶그동안은 2016년 타계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이 커서 왕실에 대한 신뢰가 깊기도 했고 또 최대 15년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는 엄격한 왕실모독죄 때문이기도 했는데요. 현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경우 왕세자 시절부터 갖가지 구설수와 기행으로 국민들의 신임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군부가 장악한 정치권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태국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겁니다. 참고로 기념 동판이 설치된 곳은 원래 1932년 절대왕정이 끝나고 입헌군주제로 바뀐 무혈혁명을 기념해 1936년 `민주화혁명기념동판`이 설치됐던 자린데요. 새 국왕이 들어선 몇 개월 후 민주화 동판이 사라지고 `태국인들은 국가와 종교, 왕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동판으로 교체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19일 다시 국민들의 동판이 설치됐지만 하루 만에 경찰이 수사용 증거로 떼가 버려 다시 사라졌는데요. 태국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시위대의 동판을 그린 생활용품이 속속 등장하는 등 많은 태국 국민들은 동판은 이미 마음 속에 각인돼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09-25 15:50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