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 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日 스가 내각 출범, 한일관계 극적 개선 어려울 듯”

[국제이슈 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日 스가 내각 출범, 한일관계 극적 개선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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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9-18 18:1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해 보겠습니다.

<국제이슈 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합니다.

▷문희정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늘 첫 번째 소식으로 일본에서 새로운 총리가 취임해 새로운 내각이 출범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 16일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선출돼 제 99대 총리에 취임했는데요.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의 당 총재가 자연스레 총리가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지난 14일 역시 압도적인 득표율로 자민당 총재에 당선 된 후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차 집권을 시작한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만에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 중의원 신분으로 돌아갔는데요.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고 아베노믹스를 내세워 반짝 경제 성장을 하기도 했지만 자신과 부인, 측근들의 부패 스캔들과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으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면서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는 어떤 인물인가요?

▶스가 총리는 자신을 가난한 도호쿠 지방 아키타현 딸기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인물이라고 소개했지만 실상은 아버지가 지자체 의원을 지낼 정도로 부유한 집안이었고요. 딸기 농사를 이어받기 원한 아버지와 달리 본인은 일찌감치 정치에 뜻을 품고 11년 간의 중의원 비서 생활을 통해 지역 기반을 다진 뒤 1987년 시의원을 시작으로 1996년 자민당 공천으로 중의원에 당선된 뒤 8선을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7년 8개월 동안 아베 내각의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지내면서 철저하게 아베 정권에 복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아베 총리가 퇴임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거란 얘기가 많던데요. 이유가 뭔가요?

▶그건 일본의 독특한 파벌 정치 때문인데요. 같은 정당 안에서도 서로 계파가 나뉘면서 치열하게 권력 다툼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당이 자민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스가 총리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30년 만에 무파벌, 비세습 총리가 탄생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자신의 파벌이 없는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가 된 데는 아베 전 총리가 속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를 비롯해 주요 5개 파벌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가 총리는 자신의 힘으로 총리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말이고요. 당 총재 당선 후 발표한 당 간부 인사에서 5개 파벌에게 골고루 권력을 나누어준 것만 봐도 스가 총리가 결코 파벌의 힘겨루기 사이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총리로 선출된 다음 발표한 새로운 내각 역시 이전 아베 내각의 사람들이 무려 15명이나 포함돼 있어 아베 2기 내각, 아베 없는 아베 내각 등의 조롱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고요. 스가 총리 스스로도 선거 전부터 아베 정권을 계승하고 약점으로 꼽혀온 외교적 부문은 아베 전 총리에게 조언을 듣겠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해왔습니다.


▷그래서 총리는 바뀌었지만 한일관계를 비롯해 특별한 정책적 변화는 없을 거라고 이야기하는군요.

▶일본 내부에서도 여당인 자민당 내 주요 파벌 5개의 지지가 바탕이 된 만큼 파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스가 총리가 당선 전부터 반복적으로 아베 정권의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긴데요.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의 입김과 아베 전 총리의 사람들로 채워진 내각 틈에서 당분간은 스가 총리만의 색깔을 내거나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일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현안인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스가 총리의 입장이 아베 전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극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요. 게다가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데다 일단은 일본 국내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일 무역분쟁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음은 중동 관련 소식인데요. 지난 달 아랍에미리트와 국교 정상화에 성공한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바레인과 수교를 맺었다고요?

▶지난달 13일 걸프 지역 국가들 중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한 후 결국 다른 국가들 역시 뒤를 잇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지난 11일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인구 160만 명의 바레인은 대표적인 친미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데요. 국민의 60%는 이슬람 시아파이지만 정권을 잡고 있는 바레인 왕가가 수니파여서 항상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견제하면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와 친밀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두 번이나 뒤통수를 받은 팔레스타인은 “바레인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강제로 점령한 것을 정당화하는 배신 행위”라고 강력 반발하며 바레인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고요. 이란 역시 외무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바레인도 이스라엘이 저지른 범죄들의 공범이 됐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아랍 국가들과 상당히 사이가 안 좋았는데요.

▶1948년 팔레스타인 땅에 나라를 건국한 이스라엘은 4번에 걸친 중동과의 전쟁,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폭압 때문에 여러 아랍국가들과 관계가 순탄치 못한데요. 같은 이슬람국가인 팔레스타인의 편에 서 있는 대다수 아랍국가들은 공식적으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습니다. 아랍국가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식 입장은 지난 2002년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제안된 아랍평화구상인데요.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무력점령한 동예루살렘, 골란고원, 요르단강 서안 등지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여전히 그 영토들을 무력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이 국교를 정상화했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카타르의 경우 "갈등의 핵심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국가가 없는 채로 외국 세력의 점령 하에서 악조건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역학관계를 무시한 채 국교가 정상화된 데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욕심이 한 몫을 하고 있는 거라고 하던데요? 어떤 내막이 있는 건가요?

▶본격적인 중동 화해 평화 무드를 조성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재선을 앞두고 외교적 성과로 이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이 각각 국교 정상화에 합의를 할 때마다 먼저 자신의 트윗을 통해 역사적인 일들이 벌어졌다며 대대적으로 알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이 열렸는데요. 중재자로서 평화협정의 증인으로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다른 대 여섯 개 나라와 이스라엘 간의 추가 평화 협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팔레스타인이 희생당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다음 소식은 중국에서 소수민족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중국은 인구의 90%가 넘는 한족과 공식적으로 인정된 55개 소수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나란데요. 5개의 자치지역에서는 소수민족의 말과 글이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는 이 교육과정에서 소수민족 언어 대신 중국어로 대체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지난 달 네이멍구 교육 당국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3개 학년에 걸쳐 그동안 몽골어로 가르치던 언어와 문학, 정치, 역사에 표준 중국어를 사용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랴오닝성, 지린성 등에 있는 조선족 초·중학교 일부도 한국어 설명을 빼고 중국어로만 기술된 교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교과서가 중국어로만 만들어졌다는 거죠?

▶중국 당국이 중국어, 도덕과 법치, 역사 등 3개 과목의 공통 교육을 강조하면서 교재도 순 중국어로 된 것으로 통일하고 있다는 건데요. 예전 교과서는 중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설명이 함께 쓰여 있고 예문에 조선족 관련 내용도 반영됐지만 새학기부터는 이 부분들이 다 빠진, 중국 전역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중국어로만 기술된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국가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소수민족 학생들의 고등교육과 취업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2중 언어 교육 정책의 폐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수민족들은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한족들을 무분별하게 이주시키며 고유 문화를 말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어까지 금지당하자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수민족들 입장에서는 심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성세대들은 일상적으로 고유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교육과정에서 중국어 위주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고유 언어 사용 빈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일반적으로 중국은 9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소수민족이나 빈곤층 등에 대해서는 15년 의무교육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자치구에서 같은 조치가 시행된 이후 고유 민족언어가 사라지고 한족 동화 정책이 강압적으로 추진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소수민족들이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신장 자치구의 경우 3년 전 38%에 불과하던 초, 중학교의 중국어 비중이 이제는 수업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바뀐 상황입니다.

▷한 주간 화제가 된 국제이슈 살펴봤습니다. <국제이슈 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0-09-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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