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교황, 환자는 진단명과 동일시 될 수 없어..‘통합치료’ 강조”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교황, 환자는 진단명과 동일시 될 수 없어..‘통합치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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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9-16 18:30 수정 : 2020-09-16 18:55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김근영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정리하고 의미를 짚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님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지난주 삼종기도 소식부터 전해 들어 보겠습니다. 교황께선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연중 제24주일 삼종기도에서 ‘자비로운 임금과 매정한 종의 비유’를 풀이하시며 하느님의 태도와 인간의 태도를 구분하셨습니다. 하느님의 태도에는 정의를 실현할 때 자비가 스며들어 있지만, 인간의 태도에는 정의를 실현할 때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교황님은 이날 아침미사를 거행하던 중 제1독서인 집회서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아서 계속 되뇌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집회서 28장6절의 말씀 “종말을 생각하고 적개심을 버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관속에 들어갈 때도 증오심을 가지고 갈 것인지 자문해보자고 초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비유는 우리가 용서하고 사랑하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용서받고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하셨습니다. 하지만 용서하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면서,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프란치스코 교황]
“용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온한 순간에는 누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이 사람이 제게 온갖 궂은일을 겪게 했지만, 저도 그랬습니다. 용서받기 위해서는 용서하는 게 낫죠.’ 하지만 그렇게 말한 다음엔 다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마치 여름 날 성가신 파리가 돌아오고, 돌아오고, 돌아오는 것처럼 말이죠. 용서하는 것은 그저 한 순간만의 일이 아니라, 자꾸만 돌아오고 되살아나는 이 증오, 이러한 원한에 계속 대항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종말을 생각합시다. 미워하지 맙시다.”

▷ 최근 의사 파업과 의대생 국가고시를 두고 논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죠. 교황께서 의료체계와 관련해 중요한 언급을 하셨다면서요.

▶ 교황님은 지난 11일 바오로 6세 홀에서 국제부인암학회 연례회의 참가자들의 예방을 받으시면서 개인적인 우려를 이 자리에서 밝히셨는데요. 현재의 병원구조는 기능적 요구에 강력하게 제한을 받는다면서 이른바 ‘통합 치료’를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오늘날의 치료행위에는 환자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예를 들면 이비인후과, 내과 등등으로 분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한 기능적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런 구조 속에서는 의사 개인의 선한 의지에 따라 환자의 운명이 달려있게 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의료체계는 이제부터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중요한 측면으로 고려하는 ‘통합 치료’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울러 환자는 하나의 수치가 아니며 진단명과 동일시될 수도 없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교황의 회칙이죠.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이 제목과 동일한 이름의 단체가 있군요. 교황께서 이 단체를 만났다면서요.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지난 12일 바오로 6세 횰에서 ‘찬미받으소서’ 단체의 예방을 받으셨는데요. 이 공동체는 리에티교구장 도메니코 폼필리 주교님과 슬로우 푸드 국제협회 창시자 카를로 페트리니의 제안으로 설립됐습니다. 앞서 8일에는 페트리니와 교황님의 대담집 『지구의 미래(TerraFutura)』가 출간되기도 했는데요. 교황님은 “형평성 없는 생태론은 없으며 생태론 없는 형평성도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날 교황님은 진심으로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관상’하는 역량이 있고 ‘가엾은 마음’ 곧 연민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하셨는데요. 우리가 이웃의 이름은 알지 못하면서 최신 애플리케이션에만 목을 메고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상으로 돌아간다면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변화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려는 진정한 의지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정치인이나 자본가들이 정한 약속 너머 더 멀리 바라보지 않으면 역사가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 버려지는 것처럼(spreco), 이웃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버리는(scarto) 상황에 맞서서 투쟁하고 서로 도우자고 초대하셨습니다.


▷ 그렇군요. 교황청 가톨릭교육성이 코로나 사태를 맞아 교육에 대한 서한을 보냈다면서요.

▶ 유럽의 몇몇 국가에서 학교 수업이 재개된 지 며칠 후 교황청 가톨릭교육성이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교육기관들에 서한을 보내면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람과의 관계”를 중심에 두라고 권고했습니다. 가톨릭교육성은 코로나19와 같은 극단적인 위기의 때에는 원격수업이 필요했지만, 직접 마주보고 상호작용을 하며 ‘대면’으로 이뤄지는 교육이 본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교육에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진정한 경청’, 그리고 공동의 집 지구에 관심을 포함한 ‘만남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밀라노대교구장 마리오 델피니 대주교님은 지난 9일 대교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이 직접 쓴 기도문을 주일 미사 중에 바치자고 초대했는데요. 이 기도문은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하느님의 축복을 청하는 기도를 바친 다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매듭 짓고 있습니다. “모든 수업 시간과 지능과 의지를 습득하는 시간, 지혜의 길에 대한 기억의 시간을 축복하소서.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고, 우리 가족들과 우리 학교를 축복하소서. 아멘.”

▷ 교육에 관한 주제는 지난주 수요 일반알현에서도 나왔는데요. 교황께서는 청소년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강조하셨죠?

▶ 네, 교황님은 지난 5월 유엔이 제정하고 국제 사회가 처음으로 기념하는 ‘국제 분쟁지역 교육 보호의 날’을 언급하시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교육시설이 보장돼야 한다고 호소하셨습니다. 이는 국제법을 위반해 군사적으로 학교를 사용하거나 학교를 타겟으로 삼아 파괴하는 행위를 막으려고 만들어진 날인데요. 교황님은 전쟁과 테러로 교육받을 기회를 빼앗긴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하셨습니다. ‘팍스 크리스티’ 이탈리아 지부 레나토 사코 신부님은 학교가 폐쇄되면서 아이들이 성착취나 장기매매의 희생양이 된다면서, 무장단체들이 학교를 파괴하는 주된 이유는 젊은이로 하여금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고 구축하려는 능력을 빼앗기 위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교황께선 수요 일반알현에서 사회교리에 비추어 본 코로나 시대를 성찰하고 이 세상의 치유에 관한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이번이 여섯 번째 시간인데요.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9일 ‘사랑과 공동선’을 주제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교리교육 분량이 예전보다 조금 늘었고 주옥같은 말씀이 많았는데요. 먼저 교황님은 우리가 공동선을 추구한다면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전보다 더 나아질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백신과 관련해 분열을 일으키거나 정치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현 상황을 이용하는 당파적 집단이 출현하고 있다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 혹은 애덕을 강조하시면서, 그리스도인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응할 때는 ‘사랑’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때의 사랑을 ‘포용하는 사랑’이라고 설명하셨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를 풍요롭고 자유롭게 만드는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넓고 포용적입니다. 이러한 사랑이 돌보고, 치유하고, 좋은 일을 행합니다. 많은 경우, 수많은 논쟁을 하기보다 애정 표시 한 번 하는 게 더 낫습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논쟁을 하기보다 용서의 포옹 한 번 하는 게 더 낫습니다. 이것이 치유하는 포용적 사랑입니다.”

▷ 포용하는 사랑, 이성적으로 따지고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안아주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 네, 교황님은 이 사랑이 친구나 가족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 사회, 정치적 관계를 포함한다고 설명하셨는데요. 국경이나 정치적 문화적 차이를 모르는 바이러스에 대응하려면 조건 없는 사랑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가 ‘이기적인’ 태도로 코로나 사태를 해결하려고 나선다면,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날 수는 있어도 코로나 때문에 우리가 알게 된 인간적 사회적 위기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사회적 사랑’을 함양하면서 각자가 자기 몫을 하고, 아무도 제외하지 않으며, 그리고 ‘포용하는 사랑’을 실천한다면 ‘세상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공동선은 우리 모두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코로나바이러스는 각자의 진정한 선익이란 단지 개인의 선익만이 아니라 공동의 선익이며, 공동의 선익이 인간을 위한 진정한 선익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905-1906항 참조). 만약 한 사람이 자신의 선익만 추구한다면, 그는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자신의 선익을 모든 사람들에게 열어놓고 그것을 함께 공유한다면, 그는 더 인간적인 사람입니다. 건강이란 개인의 선익일 뿐 아니라 공동의 선익이기도 합니다. 모든 이의 건강을 돌보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입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0-09-16 18:30 수정 : 2020-09-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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