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대원 신부 "사람은 스스로 그러하신 분 곧 하느님을 본받아야"

[인터뷰] 신대원 신부 "사람은 스스로 그러하신 분 곧 하느님을 본받아야"

`가톨릭 사제가 풀어낸 <도덕경 편지>...신앙적 해석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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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31 18:31
▲ 신대원 안동교회사연구소장 신부가 쓴 <도덕경 편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신대원 신부/ 안동교구 안동교회사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주 가르멜 여자수도원에 강의 대신 보냈던 편지 엮어

7년에 걸친 강의 형식 편지글 모아 <도덕경 편지> 출간

노자의 도가사상 해석하며 신앙적 견해 덧붙여 풀이

노자의 `도`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의 `말씀`

`무위`는 아무 것도 내세우지 않는 `겸손`과 `배려`의 마음

사람은 스스로 그러하신 분, 곧 하느님을 본받아야


[인터뷰 전문]

노자의 ‘도덕경’하면 동양철학의 정수로 꼽히죠.

그런 만큼 ‘도덕경’을 풀이한 책들도 많습니다.

가톨릭 사제가 풀어낸 ‘도덕경’은 어떤 내용일까요?

성경 말씀이나 신앙적 해석과는 어떻게 맞닿아 있을까요?

<도덕경 편지>를 출간한 안동교구 신대원 신부 전화로 만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대원 신부는 안동교회사연구소장으로 사목하고 계십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신대원 신부입니다.


▷동양고전에 대한 신부님의 저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더군요. 10년 전에 <중용>을 또 이번에 <도덕경 편지>를 가톨릭 사제의 시각으로 재해석 하셨던데 어떻게 동양 철학에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극동 지방에 위치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 동아시아 사회 특히 한국 사회의 저변에 깔려 있는 그런 전반적인 문화나 사상 특별히 유교, 불교, 도교 3교의 사상과 문화로 깔려 있기 때문에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래서 우리 가톨릭교회도 역시 그런 토양 위에 들어왔고 그 토양 위에서 뿌리를 내렸죠. 특히 경상도 북부 지방에 자리하고 있는 안동교구는 그 어느 지방보다도 동아시아 3교 그 가운데에서도 유교의 문화와 사상이 짙게 깔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토양의 성격을 외면하고서는 결코 복음의 씨앗을 한 톨이라도 제대로 뿌릴 수 없다는 생각을 안동교구가 갖게 되었고 그러한 교구의 생각과 저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도덕경 편지>가 경북 상주에 있는 맨발의 가르멜 여자수도회 수녀님들에게 편지글을 모은 것이라고 하던데요. 수녀님들에게 그것도 동양 철학인 도덕경을 편지글로 보냈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겁니까?

▶언젠가 저의 소임이 상주에 있는 가르멜 여자수도원에서 보내는 것이었는데 거기에서 보내는 동안 그곳 수녀님들이 저에게 도덕경 강의를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준비하는 동안에 제 소임지가 그만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를 해드리지 못한 채 그곳을 떠나서 우곡 성지로 가게 됐는데 우곡 성지에서 내내 수녀님들께 마음의 빚을 진 것 같아서 생각 끝에 인터넷을 통한 이메일로 편지 형식을 갖춰서 강의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것이 하나둘 모이다 보니까 지금 이렇게 책으로 묶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도덕경 강의를 편지글 형태로 보낸 기간이 얼마나 됐습니까?

▶도덕경이 81장이니까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보냈으니까 7년 정도 걸렸습니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왜 수녀님들께서 도덕경 강의를 요청하셨을까요?

▶아마도 봉쇄수도원이다 보니까 당신들의 삶이 관상하는 생활,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를 보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깨닫고 하는 그런 소임이기 때문에 아마도 도덕경이 마음에 와 닿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신부님께서 무려 7년간 이렇게 한 달에 꼭 한두 번씩 도덕경 강의를 편지글로 보내셨는데 긴 세월동안 도덕경 강의를 편지 형태로 받아본 수녀님들의 반응은 어떠셨어요?

▶잘 아시다시피 상주에 있는 가르멜 수녀원은 봉쇄수도원입니다. 직접 가서 수녀님들의 반응을 들어보기는 쉽지가 않죠. 가끔 수녀님들이 저에게 답장을 주시는데 기쁘고 다음 장이 기다려진다는 말들뿐이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거기 수녀님들은 언제나 소녀들처럼 아주 쉽게 소녀들처럼 해맑게 웃고 천진난만합니다.아마도 제 생각으로는 그곳의 수녀님들은 무엇이든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제가 좀 부족했더라도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노자는 도가의 시조인 걸로 저는 압니다만 길에서 자주 만나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는 그 `도`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가톨릭 사제가 본 노자의 `도`는 무엇입니까?

▶`도`라는 글자는 대체로 길, 방법, 말씀 등으로 번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길에서 자주 만나는 `도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이러한 길이나, 방법, 말씀 등의 도의 원래적인 의미를 뛰어넘어서 그들만의 종교적으로 다가가려고 하는 것이 늘 우리들에게 불편하죠. 그래서 저는 도덕경에서의 도를 말씀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할 때 `도`가 거기에 들어가죠.


▷요한복음 14장 6절의 말씀이십니다.

▶그때의 길은 당신의 말씀으로 이해하는데 그 말씀을 듣고 들은 것을 따라갈 때 마침내 우리는 그분과 하나 될 수 있으니까 노자는 그런 신앙적인 차원은 아니더라도 이미 2500년 전에 그러한 생각을 가졌고 그 생각을 도덕경이라는 책을 통해서 표현을 해놨는데 자기가 풀어냈던 것을 사람들이 따라가면 지금 세상처럼 복잡하고 다투고 싸우고 하는 세상이 되지 않고 오히려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노자는 도의 행위를 `무위`라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성경 말씀에 비추어서 신부님께서 어떤 의미로 해석을 하고 계세요?

▶`무위`라고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거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긴 한데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말이 아니라 자기가 무엇을 해놓고서는 자기가 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그것을 또는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공기를 주셨고 햇빛을 주셨는데 하느님께서 내가 햇빛을 줬고 공기를 줬다고 우리한테 날마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진 않으시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무위`도 우리 인간은 보통 자기 일을 하면서 그것을 자기가 했다고 내세우는데 내세우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 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죠. 그것을 `무위`라고 저는 해석을 하고 싶습니다.


▷노자 도덕경 첫머리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 있지 않습니까?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 , 이 구절인데요. 이 구절도 성경 말씀과 맞닿아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네, 저는` 도`를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말씀`이라고 번역하고 싶습니다. 물론 길이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그래서 보통 통상적으로 일반 사람들은 `도`를 `도`라고 말을 한다면 언제나 도가 아니다. 그렇게 말씀을 그것이 딱 떨어지는 바로 그 말씀이라고 얘기를 하면 그 말씀은 이미 그 몸에서 벗어난 것이죠.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도 누가 하느님 당신 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모세가 말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안 하셨죠.


▷나는 그냥 있는 나다. 이렇게 말씀하신 거로...

▶그렇죠. 스스로 있는 거다. 말하자면 자연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맞닿아 있네요. 하느님의 신원을 밝히는 것도 닿아있네요. 도덕경이 쉽게 해석하기 어려운 고전으로 손꼽히는데 신부님께서 해설을 쉽게 풀어주셔서 성경의 `시편` 같다는 독자들이 있던데, 술술 읽혀지도록 의도하신 겁니까?

▶사실은 제가 의도한 바도 있기는 합니다. 사실 오늘날 이 복잡한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도덕경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덕경을 엮어낸 분들이 수고는 많이 하셨는데 어렵고 난해합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덕경은 어려운 학문을 더 어렵게 이야기하려는 책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쉽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를 말해주는 일종의 삶의 지혜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도 그러한 것에 착안하고 또 대상이 수녀님들이라 형식이 편지글이니까 가능한 한 부담스럽지 않고 쉽게 잘 읽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거기에 착안해서 편지글로...


▷좀 쉬운 말로 풀어서 강의식으로 글을 써주셨네요. 올해로 서품 30주년을 맞으셨다는데 사제의 삶에서 새기고 실천하고 싶은 도덕경의 글귀가 있으십니까?

▶30주년인 걸 아시네요. 감사합니다. 어떻게 해서 부족하기 만한 제가 이렇게 30년을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고 또 저를 아는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살얼음판처럼 내딛는 걸음마다 우리 주님의 은총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솔직히 고백해 봅니다. 마음에 새기고 싶은 글귀들이 참 많은데요, 도덕경 안에는. 가장 제가 좋아하는 구절은 하나 꼽으라면 아마도 도덕경 25장에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글귀입니까?

▶인법지(人法地), 지법천(地法天), 천법도(天法道),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이때 자연은 그대로 풀면 스스로 그러함인데요. 저는 스스로 그러하신 분을 본받는다고 해석을 했습니다.


▷우리 창조주 하느님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맞습니까? 제가 받아들인 게...

▶실제로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을 스스로 그러하신 분을 본받는 것이죠.


▷가톨릭 신앙인들의 경전인 성경말씀, 매순간 다른 의미로, 살아 있는 말씀으로 다가오지 않습니까? 중국 고대의 사상가가 전하는 도덕경이 이 시대에 어떤 메시지로 전해지길 바라십니까?

▶앞서 말씀드렸지만 노자 도덕경에는 `도법자연`이라고 했는데 이 시대 우리는 어쩌면 `인법자연`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그러하신 분을 본받아야 한다.` 스스로 그러하신 분이 하느님이시죠. 그런 의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어쩌면 <찬미 받으소서>라는 회칙은 굉장히 노자의 동아시아 유무상생의 정신과 많이 닮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쩌면 이런 점에서 현대인들이 4차 산업혁명을 꿈꾸면서 AI시대를 꿈꾼다든지 그것보다는 다시 농경사회로 갔으면 좋겠고 우리 신앙인들도 유튜브 성당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도행전 2장이나 4장에 나오는 초대교회 공동체를 꿈꿔야 하지 않을까. 소망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제가 해보았습니다.


▷서로 나누는 공동체의 삶을 사는...네, <도덕경 편지>를 출간하신 안동교회사연구소장이신 신대원 신부님과 함께 이야기 나왔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07-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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