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영국, 5G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외교 문제로 비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영국, 5G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외교 문제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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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31 16:26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늘 첫 번째 소식은 영국으로 가보죠. 영국이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기업인 화웨이를 배제시키기로 결정했나요?

▶사실 지난해부터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화웨이 보이콧 캠페인을 강하게 펼쳐왔는데요. 다른 동맹국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배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영국의 경우 주요 부품에 대해서는 화웨이를 배제하되 안테나 등 비핵심적인 부분에서는 점유율 35%를 넘지 않는 선에서 화웨이 기술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그동안의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영국 정부는 내년부터 5G 이동통신망에서 화웨이의 장비 구입을 중단하고 2027년까지 화웨이 장비를 모두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최근 미국이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 당국 승인 없이는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조달 길이 막힌 화웨이의 보안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미국은 화웨이가 민간 기업이 아니라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소위 백도어를 통해 개인의 정보를 빼돌려 중국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국가 안보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통신장비 거래를 금지시켰고 지난해부터는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미국은 화웨이를 창립한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군 통신장교 출신인데다 국가 안전부나 정부 부서 출신 인사들이 많이 유입된 점, 창업 6년 만에 군 통신 장비 공급권을 따내면서 급성장해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이 된 점 등을 들어 실소유주는 중국 정부라고 보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연 매출이 100조원을 넘지만 전 세계 어느 증시에도 상장하지 않은 폐쇄적인 지배구조와 군대식의 회사 문화 등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영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실제로 화웨이가 정보를 빼돌린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역시 화웨이가 몰래 정보를 훔치고 있다는 어떤 결정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증거가 없는데도 미국이 막무가내로 화웨이 퇴출을 강요하고 있다는 건데 미국의 속내가 뭘까요?

▶한 마디로 보안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보다는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견제와 차세대 통신망인 5G 시장을 둘러싼 패권 경쟁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2018년 1월 입수해 보도한 미 국가안보국(NSC) 문건에서는 "미국이 통신 인프라의 제조 및 운영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다"면서 "결국 5G 시장을 이끄는 나라가 정보 영역에서 엄청난 이점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미중 갈등의 불똥이 화웨이로 튀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패권을 가지길 원하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전방위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요. 문제는 세계 1위의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로, 170개 국가에서 주요 이동통신사와 글로벌 500대 기업 등이 화웨이의 유무선 전송망과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 사용은 이미 정치적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도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 기업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미국의 요구대로 화웨이 장비를 철거할 경우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결국 이 비용은 소비자들의 통신비가 대폭 상승하게 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화웨이 퇴출을 발표한 영국은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이 직접 화웨이 장비 제거에 3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통신사뿐만 아니라 대기업, 금융사, 정부 기관들도 내부 통신망 장비로 화웨이 장비를 직간접적으로 사용 중인 상황이어서 상당히 곤란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 자꾸 생기는군요. 다음은 태국판 유전무죄 사건에 관한 소식이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유명 기업 창업주의 손자가 경찰 사망 사고를 내고도 불기소 처분을 받아서 논란이 뜨거운 상황인데요. 에너지 음료로 유명한 레드불의 창업주인 찰레오 유위디아의 손자인 오라윳이 지난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외제차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당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경찰관은 이 차에 치인 뒤 수십m를 끌려간 끝에 목숨을 잃었고 오라윳은 그대로 도주했는데요. 사건 발생 후 측정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법적 운전 허용치를 초과했지만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체포됐다가 보석금 50만 바트(약 1천900만원)을 내고 석방된 데다 해외로 도주했고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해제되는 등 끊임없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는데요. 그런데 지난 달 태국 검찰은 공소시효가 2027년까지인 그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겁니다.


▷무려 8년 전에 사건이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게 가능합니까?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거죠. 게다가 피해자가 경찰인데도 경찰 당국이 일방적으로 오라윳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도 황당하고요.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뒤에도 오라윳은 8차례의 검찰의 소환에 전혀 응하지 않았는데 단 한 차례의 강제 구인도 없었습니다. 과연 일반인이었어도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의문이고요.

오라윳이 검찰 소환조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4년 동안 9개국을 돌아다녔고 아랍에미리트에서 F1 대회를 관람하고 유람선 여행을 즐기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 여론은 더 커졌습니다. 참고로 오라윳 일가족은 창업주로부터 220억 달러(약 25조원)의 재산과 레드불 지분의 50% 이상을 유산으로 물려받아 태국에서 두 번째 부자라고 합니다.


▷태국 국민들의 공분을 살 만한데요. 재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태국 내 비판 여론이 들끓자 지난 26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오라윳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취하된 경위에 대해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의회도 청문회를 열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짠오차 총리는 혹여나 이 사건의 여파가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 미리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9일에 법무부 사무차관과 사법체계개혁위원회 사무총장, 태국 변호사협회 회장, 각 대학의 법대 학장 등으로 구성된 총리 직속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는데요. 하지만 태국 야권이나 시민단체들은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법당국이 주체가 된 조사위원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진상 규명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검찰과 경찰도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불기소 과정의 적법성 등을 자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수사 과정에서 사건의 증거나 증인에 대해 석연찮은 점이 많았던 두 기관이 다시 자체 조사를 한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상황입니다.


▷태국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될 정도로 진상 규명 의지가 있을지 의문이긴 하네요. 다음은 미국이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까?

▶지난 6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독일을 방어하고 있지만 그들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독일에 주둔한 미군을 2만 50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언급했는데요. 지난 29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중 약 6400여명을 본국에 귀환시키고 약 5600여명을 유럽의 다른 국가로 이동시켜 독일에는 2만 4000여명만 남기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끊임없이 부유한 독일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비중을 2%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향해 "청구된 돈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력을 감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독일에도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언뜻 세계적인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에 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요. 독일이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패전국으로서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서방국가들이 독일의 재무장을 감시하고 규제하기 위해 주둔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면서 이후 전세계가 냉전 체제를 거치는 기간 동안 서독에 주둔한 미군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는데요. 독일이 통일된 이후 숫자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등 미군이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지역들을 총괄하는 핵심 기지로서의 역할을 주독 미군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군 감축에 대해 독일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독일 정부는 아직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분위기가 높은데요. 독일 언론들도 미군이 철수하는 지역이 경제적 타격을 입는 것을 우려하면서 대외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보도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독일에 있는 특수작전 사령부도 벨기에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혀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의 독일의 위상을 끌어내릴 것임을 시사한 부분도 독일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은데요. 일단은 미국의 11월 대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미국의 그늘을 벗어나 자체적으로 방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유럽군 창설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07-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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