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정관 신부의 아름다운 기부

Home > NEWS > 가톨릭
입력 : 2020-07-30 05:00 수정 : 2020-07-31 15:00

[앵커] 이름 없이 죽어간 순교자들을 알리는데 헌신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한정관 신부.

한 신부는 생전에 지구촌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고 싶어했는데요.

선종 1년 만에 한 신부의 숭고한 바람이 실현됐습니다.

유가족이 한 신부의 유산 30억원을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기부했습니다.

장현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정관 신부가 하느님의 품으로 떠난 지 1년.

선종 1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된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경당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동료 사목자와 신자 등 1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추모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이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는 한 신부가 30억원의 유산을 기부하게 된 사연을 전했습니다.

<유경촌 주교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당신께서 은퇴하시면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계획하고 계신다고 하시면서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유산을 지구촌의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과 식량 지원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교회가 외국의 원조로 성장한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가난한 나라의 교회를 도와야 한다.”

한 신부가 기부 의사를 밝힌 건 선종 6개월 전이었던 지난해 1월입니다.

광희문 성지를 담당하며 무명 순교자들의 영성을 알리기 위해 힘썼던 한 신부는 사목 일선에서 물러나면 유산을 기부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병세 악화와 선종으로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결국 유가족은 한 신부의 숭고한 뜻을 이루기 위해 힘을 모았고, 선종 1년 만에 유산 30억 원을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기부했습니다.

유경촌 주교는 유가족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기부금은 한 신부의 뜻에 따라 가난한 나라의 식량 지원과 어린이 학비, 그리고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국내 환자들의 치료비 지원에 사용될 계획입니다.

특히 한 신부가 깊은 관심을 보였던 네팔에는 가톨릭교리신학원과 성당, 공부방 등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동기 사제들은 순교자 현양에 힘쓰다가 선종 후 뜻깊은 기부를 실천한 한 신부를 추모했습니다.

<오태순 신부 / 서울대교구 원로사제>
“육신의 고통은 어려우나, 내적으로 주 성모님 은총으로 평온해. 조금 후에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는 광희문 성지 개발의 반복되는 시련을 순교자들의 삶을 되새기는 계기로 받아들이곤 했어. 이런 말을 남기고….”

<장덕필 신부 / 서울대교구 원로사제>
“귀중한 그 재산 귀중한 어떤 것이든, 재능, 모든 것 다 이웃을 위해서 사랑하기 위해서 내놓는다는 사랑의 마지막 결실을 보여주신 한 신부님의 모습은 우리 사제단 후배들에게 큰 여운을 남겨주었고 좋은 빛을 남겨 주었습니다.”

한 신부와 60년 지기인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도 추모미사에 함께했습니다.

<김운회 주교 / 춘천교구장>
“한 신부님을 통해서 제가 성소의 길을 알게 됐어요. 결국은 저에게 그 성소의 씨앗이 그것을 가르쳐주고, 키워주고, 길을 알려주는, 그래서 저는 누구보다도 한 신부에게 늘 항상 고맙고 같은 어렸을 때 친구였지만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1944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한정관 신부는 1969년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대교구 용산ㆍ죽림동본당 보좌를 거쳐, 동두천ㆍ장안동ㆍ반포ㆍ신천동ㆍ신당동본당에서 주임으로 사목했습니다.

특히 가톨릭대 교수로서 오랜 기간 후학 양성에 힘썼고,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를 맡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한 신부는 2014년 광희문 성지 담당을 자청해 선종 직전까지 무명 순교자들의 영성을 알리는데 헌신하다,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이었던 지난해 7월 29일 선종했습니다.

CPBC 장현민입니다.




cpbc 장현민 기자(memo@cpbc.co.kr) | 입력 : 2020-07-30 05:00 수정 : 2020-07-31 15:00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