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 "8년 만에 장애예술인 지원법 통과했지만...기금 설치 조항 빠져 안타까워"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 "8년 만에 장애예술인 지원법 통과했지만...기금 설치 조항 빠져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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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20-05-22 17:0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한 문화예술 관련법 내용과 한계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엊그제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한 문화예술 관련법 중에 눈에 띄는 게 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에 관한 일부개정안이더군요. 내용과 의미를 먼저 짚었으면 합니다.

▶예술업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7만 명이라고 하지만 전업으로 하지 않는 이들까지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데요. 일부 개정안 통과로 이제 예술인들도 고용보험을 적용받게 됩니다. 이제 예술인은 고용보험의 임의가입이 아닌 당연적용 대상입니다.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예술가들도 실업급여와 출산전후급여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 노동자와 같이 중대 귀책사유에 따른 해고, 피보험자의 자발적 이직 등의 조건이라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 고용보험 대상 예술인은 1개월 미만 문화예술용역 계약의 단기예술인을 포함해서 문화예술용역 계약 체결과 직접 노무 제공의 예술인으로 규정했습니다. 조건으로 실직 전 24개월 동안 고용보험료를 내고 9개월간 일을 해야 합니다.

이 개정안의 의미는 앞으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의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예술업계에 안착이 되어야만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의 70%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이는 새로운 도전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 과제라고 말씀하시니까, 개정안이 갖는 한계와 과제도 있어 보이는데요. 어떤 점 때문일까?

▶예술인들의 급여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예술업계는 계약서에 급여를 밝히는 경우가 드문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역 형태의 계약도 많다는 점을 생각할 때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개선할지 과제입니다. 주 단위 공연 등에 대한 노동 일수 인정 부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매일 매일 공연을 하지는 것이 아니라 주말에 공연을 하는 것이 빈번합니다. 또한 본 공연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연습에 들어가는 활동은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도 과제일 것입니다. 이런 점들이 제대로 정리 적용되지 않으면 이번에 빠진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고용보험 적용도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방향타이자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어쨌든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진 문화예술인들의 삶이 좀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예술인권리보장법은 국회 법사위에서 보류되었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이 논란이 됐기에 그런 건가요?

▶일단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 즉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안이 의결이 되었는데요. 최종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 법에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노동권, 성평등 환경조성 등 세 가지 범주가 있습니다. 예술인 지위와 권리를 명시하고, 예술인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대응 구제할 수 있는 근거와 절차, 기구, 조치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박근혜 정권기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 그리고 문화 예술계 성폭력을 막기 위한 취지로 입안됐는데 이 법안은 예술표현의 자유와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 보호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술을 검열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예술 활동의 성과를 전파하는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그들의 노동과 복지면에서 직업적 권리를 증진해야 합니다. 이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예술인 권리보호에 관한 지원사업, 성폭력 보호 대책 수립을 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예술인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법인 듯 싶은데요. 야당이 반대한 까닭은 뭔가요?

▶관례상 제정법은 공청회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고 체계자구 심사가 필요한데 법원 행정처의 문제점 지적을 들었습니다. 특히 제7조 제2항을 문제 삼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제7조 제2항에서 공무원, 예술지원기관 또는 예술교육기관에 소속된 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폭행, 협박, 불이익의 위협, 위계 등을 행사하여 예술인 또는 예술단체의 예술 활동이나 예술 활동의 성과를 전파하는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했는데 이를 반대로 보면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폭행, 협박, 불이익의 위협, 위계 등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술인 교육기관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전문위원과 문체부가 문제점을 잘 보완하고 반영해서 해결할 수 있음을 강조했지만 법사위 통과가 불발되었습니다. 예술계 일부에서는 집권 여당의 의지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회기내에 적극적으로 통과시켰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법은 21대 국회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야당은 심도있는 논의를 말하지만 어쨌든 일을 하지 않은 국회의 희생양이 된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21대에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술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이 폐기될 위험에 처하자 문화예술인단체들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면서요?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하지 못한 법안들은 다음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야 합니다. 이에 미리 24개 문화예술시민단체들이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즉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 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입니다.

“법안 통과률 35%에도 못 미치는 역대 최악의 20대 국회”라며 일 안한 국회를 질타했는데요 “2019년 4월 19일 발의된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은 발의된 지 1년이 지난 5월 7일에야 문체위에서 수정안이 의결”되었고 결국 20대 마지막 본회의까지 지체되었디는 것인데 결국 법사위를 통과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와 미투로 인한 문화예술인들의 피해를 상대 당을 공격하고 자기 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정쟁의 도구로 취급했던 것임이 국회 태도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있다고 밝혔는데 결국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이익을 위해서 예술인권리보장법안이 폐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예술인들이 더 이상 권리 침해로 인해 예술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장애예술인 지원법은 국회를 통과했는데, 의미가 적지 않은 법안 같습니다. 어떤가요?

▶장애예술인들의 숙원 법안이 하나 통과가 된 셈입니다. 장애예술인에 관한 독립법안이 만들어진 건 역사적 쾌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법률이 통과되기까지 8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장애예술인들은 그동안 공연장 등 문화공간에 접근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창작·연습 공간을 사용할 수도 작품 발표 기회의 부족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장애예술인 지원법`은 크게 장애예술인들의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지원계획 수립은 물론 창작 활동 지원, 작품 발표 기회 확대, 고용 지원, 문화시설 접근성 제고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애예술인이 공연이나 전시 등을 위한 문화시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제12조가 장애예술인의 문화시설 접근성 제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예술인 지원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 촉진에 필요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시행을 해야 합니다.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문체부는 5년마다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에 필요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사업을 효율적 수행에 필요하다면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지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울러 예술인 공공쿼터 제도의 근거인 제10조 장애예술인의 참여 확대도 장애예술인들의 활동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이 통과된 것으로 끝은 아닐 텐데, 어떤 과제가 또 남아 있나요?

▶기금이 문제인데요, 애초의 법안과 달라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초안의 가칭 ‘장애예술인진흥기금’의 설치 조항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법률안 제13조에 장애예술인진흥기금의 설치 등이 규정되어 있었는데 발의자들은 장애예술인진흥기금은 별도 예산 책정 없이 예술인복지기금과 복권기금에서 각각 1%만 장애예술인에게 사용해도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이 조항이 빠진 것에는 예산문제에서 항상 악역을 맡는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장애예술인진흥기금의 설치 조항이 빠져 법률을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을 마련할 근거가 없어진 것이구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단 민간 차원에서 기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장예예술단체들은 대학로의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이음센터)를 활용하는 방안들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제부터 관련 법을 활용하여 이런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그렇겠군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5-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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