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르완다 대학살 주범 25년 만에 체포...반인륜 범죄자 `정의` 피할 수 없어"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평론가 "르완다 대학살 주범 25년 만에 체포...반인륜 범죄자 `정의` 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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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20-05-22 13:58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르완다 대학살 주범이 25년 만에 체포됐다는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르완다 학살 사건으로 국제 지명수배를 받아온 펠리시앙 카부가가 25년 만에 체포됐는데요. 미국과 프랑스, 벨기에 등 9개국으로부터 대량 학살과 박해 등 총 7개의 혐의로 기소돼 25년간 지명수배를 받아 온 카부가는 위조된 신분으로 프랑스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세계 10대 지명수배자 중 한 명으로 무려 500만 달러, 우리 돈 61억 7250만 원의 현상수배금이 걸려 있었는데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그의 체포와 관련해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정의를 피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5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끝내 범죄자를 체포하는 것도 참 대단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체포된 카부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를 저질렀나요?

▶올해 84세의 카부가는 르완다 굴지의 사업가로, 무려 100만 명에 이르는 르완다 대학살을 실행한 민병대에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고요. 또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면서 대학살을 부추기는 악의적인 선전선동 방송을 끊임없이 내보내 르완다 대학살의 주범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전문가들은 카부가 없이는 대량학살이 일어날 수 없었다며 그의 책임이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는데요. 카부가는 프랑스 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밟은 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100만 명이 희생됐다고 하셨는데 르완다 대학살은 왜 일어난 건가요?

▶유럽의 제국주의 열강들이 아프리카 대륙을 식민지배하면서 비극이 잉태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처럼 나라가 나누어지지 않고 수많은 부족들이 나름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던 아프리카 대륙을 유럽 열강들이 마음대로 국경선을 그으면서 땅따먹기 하듯 나누기했는데요. 르완다라는 작은 나라에는 다수의 후투족과 소수의 투치족이 함께 묶이게 됩니다. 제 1차 세계 대전 후 원래 점령국인 독일이 패전의 책임을 지고 르완다에서 물러난 후 벨기에가 들어와 식민 통치를 하게 되는데요. 자신들이 편하게 지배를 하기 위해 소수의 투치족들을 우대하면서 투치족들로 하여금 다수인 후투족을 억압하게 만듭니다.


▷예전 일제가 우리 민족을 이간질하던 수법과 상당히 비슷하군요.

▶당연히 이 두 민족 사이에서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고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을 한 후에는 다수인 후투족이 정권을 잡으면서 투치족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는데요. 오랜 시간 이어져온 두 민족 사이의 갈등과 대립이 1994년 후투족 출신의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투치족의 소행으로 몰고 가는 강경파 후투족에 의해 폭발하게 됩니다. 당시 커피값 하락으로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던 상황에서 후투족 정부는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릴 필요가 있었고 이 과정에 투치족과의 해묵은 감정을 끌고 들어왔는데요. 1994년 4월부터 7월까지 단 3개월 동안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을 포함해 100만 명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르완다 대학살이 벌어지게 된 거죠.


▷지난 월요일이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이었는데 아직도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군요. 다음 소식은 대만 차이잉원 총통 관련 내용이라고요?

▶지난 20일 대만의 차이 총통이 집권 2기를 시작했는데요. 지난 1월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로 재선에 성공한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세계적 모범 방역 국가라는 평가와 함께 74.5%라는 역대 대만 총통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 중이기도 합니다. 차이 총통은 취임연설을 통해 대만을 격하하고 양안의 현 상태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중국의 일국양제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천명했는데요.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양안 관계라고 하고 중국은 홍콩, 대만에 대해 하나의 국가지만 두 가지 체제를 가졌다는 의미로 일국양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일국양제를 거부한다는 건 대만이 중국과는 독립된 별개의 나라임을 다시금 천명했다는 의미인거죠?

▶그렇습니다. 대만은 친중 성향의 국민당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현재 집권여당은 민진당으로, 차이 총통은 집권 1기였던 지난 4년 간 일국양제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행보를 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일국양제는 실패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는데요. 차이 총통은 취임 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바다 건너편의 지도자`로 칭하며 대만과 중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양안 관계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 같은데 공식 입장을 밝혔나요?

▶곧바로 마샤오광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이 “대만 민진당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92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평화 발전을 위한 정치적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며 어떤 국가 분열 행위나 중국 내정에 관여하려는 외부 세력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는데요.


▷92공식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1949년 분단 이후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던 중국과 대만은 43년 만인 1992년 홍콩에서 만나 ‘양안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이른바 `92공식`에 합의했고 이후 대만의 총통들은 이에 대한 언급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이 부분이 빠졌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미국이 대만과 가깝게 지내는 건데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차이 총통의 취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2200억 원 상당의 무기 판매도 승인하는 등 대만과의 밀착을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미국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건데, 그래서인지 중국이 대만도 그렇고 홍콩에 대해서도 자꾸 강경한 정책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홍콩이나 대만에서 중국 정부를 향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미국이 이를 부추기고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데요.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다시 재개되는 모습을 보이자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중국 중앙 정부에 대한 반역, 전복, 국가기밀 누설, 선동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홍콩의 자치권을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장예쑤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이 어젯 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인대에서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보안법률 제정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 정부가 여러 번 추진을 시도했다가 시민들의 대규모 반대 시위에 막혀 제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요.
장 대변인은 홍콩특별행정구는 중국의 일부이기 때문에 홍콩의 국가안보를 지키는 법률을 제정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이 홍콩의 법률을 제정하는 일이 원칙적으로 가능한 건가요?

▶영국이 1997년 중국에 홍콩을 반환할 당시 향후 50년 간 즉 2047년까지는 고도의 자치를 허용하는 조건에 양국이 합의했는데요. 따라서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의 입법, 사법, 행정에 대해 원칙적으로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홍콩을 통치하고 있는 행정장관은 국제 사회에서 국가 원수로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림픽에도 따로 출전하고 국제기구에도 독립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에게 보장된 자치권을 전혀 보장해 줄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 때만 해도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국양제를 영구히 존속하겠다고 천명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본토의 완전한 통일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밝힘으로써 일국양제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홍콩 시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미국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죠?

▶홍콩 민주화 진영은 다음달 4일 6.4 텐안먼 사건 31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갖고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상원 의원들도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하면 중국을 제재하는 법안을 상정하겠다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이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의원들은 중국이 홍콩 내 인권을 보호하고 홍콩의 특별지위를 온전하게 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홍콩에 대한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는 단체나 개인에 대한 제재 및 이들과 거래하는 은행도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에 홍콩에서 인권 탄압이 있을 경우 관련자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홍콩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인해 홍콩이 매우 불안정해질 것이라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지난 주 이 시간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싼 공방부터 대만의 WHO 참여 여부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까지 계속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5-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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