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미연 화백 "3년간 복음묵상 그리며 진한 신앙체험"

[인터뷰] 정미연 화백 "3년간 복음묵상 그리며 진한 신앙체험"

Home > NEWS > 가톨릭
최종업데이트 : 2020-03-26 11:58



○ 방송 : cpbc TV <가톨릭뉴스>
○ 진행 : 맹현균 앵커
○ 출연 : 정미연 아기예수의 데레사 화백


요즘 미사가 중단되면서 복음을 읽고 묵상하며 주일을 보내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림으로 복음을 묵상해보면 어떨까요.

3년치 주일 복음을 그림으로 그린 화백이 있습니다.

정미연 아기 예수의 데레사 화백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 선생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그림으로 보는 복음묵상’을 펴내셨습니다. 가해 나해 다해 3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주일 복음을 그림으로 그리셨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갖고 오신 그 책인 거죠?

▶ 네, 지금 바로 이 책인데요. 허영엽 신부님께서 글을 쓰시고 제가 그림을 그린 이 책이 지금 따끈따끈하게 나왔습니다. 제가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이란 주제로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할 때 (서울대교구) 홍보국 수녀님이 마침 오셨어요. 오셔 가지고 지금 김옥순 수녀님이 서울주보 그림을 그리고 계신데 기간이 끝나서 다음 화가를 물색하고 있는 중인데, 선생님 같은 분이 해주시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기쁘게 제가 성화 일을 하고 싶은 계기도 있었는데 ‘아, 이게 또 주님이 주시는 선물이다’ 생각하고 함께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이렇게 3년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해오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그거는 그림 하나를 딱 집어서 이야기하긴 굉장히 어렵고요. 제가 이 일을 맡으면서 한 고민중에 하나가 신자의 층이 너무나 두텁고 만나는 분들도 다양하고 이러니까, 그리고 또 현대인들에게 맞는 그림과 우리 한국이라는 한국적인 특성까지도 다 품어서 어떤 그림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고요. 그리고 그날의 복음을 따라서 묵상하면서 주님의 슬픔이랄지 기쁨이랄지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의 표현을 전달해야 하는 막중한 주제였기 때문에 어느 작품 하나를 가지고 제가 가장 인상 깊다 하기에는 힘이 들 것 같아요.



▷ 모든 그림이 다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정리하고 갈까요?

▶ 그렇게 해도 좋죠(웃음).



▷ 복음묵상을 그리면서 신앙체험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이 그림이 나오기 시작한 다음에 성당에 가니까, 성당 입구에 그림들이 쫙 펼쳐져 있어요. 어느 성당을 가나 주보가 펼쳐져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제가 어깨에 막중한 그것을 느꼈습니다.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앞섰겠죠?

그래서 더 열심히 주제를 갖고 그림을 다루는 시간이었는데, 남편과 경주에 살고 있는데 산책을 가다 다리를 삐었는데 그냥 삔 것이 아니라 뼈에 금까지 간 거예요. 그 일을 시작하는 즈음에. 그래서 진짜 불편한 가운데 그림을 그리게 되니까 원망이 넘쳤어요 ‘주님, 당신 일을 하려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냐’고. 이러면서 투덜거리면서 그림을 그릴 땐데, 그날도 묵상을 하면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기도하고 앉아 있는데 탁 주님이 메시지를 주시는 거예요.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낮추어서’ 겸손을 가르쳐주시는거예요. 그것을 깊은 사인으로 주셨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때의 힘듦이 저한테는 오히여 주님께서 주시는 어떤 정말 낮아져서 정말 주님의 마음을 깊이 들어가서 표현하는 계기를 저에게 충분히 시작점에서 주셨고.

그림을 그리다 보면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럴 거예요. 완성되었을 때 만족하기보다는 나쁘게 잘못된 것들 그런 게 자꾸 눈을 찔러요. 그래서 한 주 그림이 끝나면 저는 다시 보지 않았어요. 한 곳에 묻어주고 한 곳에 얹어두고 지냈는데, 드디어 무거운 어깨의 짐이 다 끝나는 날이었어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평화신문과 서울주보를 함께 했기 때문에 그림이 120여 점이 넘는 그림이 쌓인 거예요. 그날은 혼자 축제를 하는 마음으로 그림 하나하나를 화실 바닥에다가 펼쳐놓고 그 가운데 제가 앉았어요. 혼자서 그렇게 앉았는데, 그림에서 이야기를 저에게 주는 것 같아요.

이 때 힘들었던 부분, 이때 기뻤던 부분 이런 것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것 같았어요. 그림 속에서. 그래서 그 가운데 앉아 있는데 정말 말할 수 없는 눈물이 폭포같은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정말 저만이 아는 어떤 주님이 주는 어떤 마음이었을 것 같은데, 제가 태어나서 그런 울음을 터뜨려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느낌이 ‘얘야 애썼다’ 하는 주님의 메시지처럼. 힘들었던 시간이 다 한 순간에 보상이 되어지는 체험을 했습니다.



▷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이 선생님의 이야기를 같이 생각하면서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 출간과 동시에 전시회가 예정돼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취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많이 아쉬우실 것 같아요. 전시회에선 어떤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 실제로 오늘이 정상적이었다면 (전시회) 오픈 날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방송으로 오프닝 행사를 하는 것처럼, 이게 참 우연이지만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 해의 그림이 다 완성되고 나면 순회전처럼 전람회를 했었어요. 서울, 대구, 전주 이런 식으로 순회전이 이어지고 이제는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까지 가서 전람회를 하고 그랬는데요. 항상 복음 전람회를 하면서 제 마음에는 귀한 분들이 오시는 자리인데 뭔가 또다른 것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서, 이번에도 복음 외에도 ‘천지창조’를 그리게 되었어요. 굉장히 무거운 힘든 주제이지만 저로서는 복음묵상이 끝나는 이 시점에서 제 나름 신자들에게 또 이 시기가 너무 힘든 시기니까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들려주고 싶은 욕망이 들더라고요.

언젠가 실크로드와 히말라야산을 전부 여행하는 기회가 됐을 때, 인도에서 여행을 하는데, 정말 바라나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리가 쏟아져 올 때 제가 느낀 것이 ‘아, 이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70억의 인구가 있지만 나 하나 밖에 없구나’ 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 순간에 무엇을 느꼈냐 하면 창조주 그 분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한 인간을 위해서 주님께서 그 넓은 세계를 창조하셨던 그 얘기를, 그리고 이 어려운 이 시기에 하느님의 존재에 우리가 좀 더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제가 너무 역량이 부족하지만 천지창조를 선물로 그리게 되었어요.



▷ 다음에 전시회 가시는 분들은 또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다시 재개했을 때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교구와 대구대교구를 비롯해서 전주, 원주, 제주교구까지 무려 5개 교구의 주보 표지를 그리셨어요. 사연도 많으셨다면서요? 어떤 분들은 주보를 모아오시는 분들도 있었을 것 같고요.

▶ 대구에서 전람회 할 때, 서울에서 전람회 할 때 어떤 노인분이 오셨는데 흰 스케치북에 주보 앞표지를 전부 스크랩을 해서 한 장도 빠지지 않고 이 작가의 싸인을 받고 싶다고 전람회 때 오셨어요. 그랬을 때 저에게 가장 큰 선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때의 보람이랄지 그런 몇 분이 더 계셨고요.

저는 특별히 성당에서 활동을 할 수가 없어요. 남편이 하는 일도 많고, 그래서 제가 그런 봉사를 하지 못해서 늘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날따라 성모승천대축일 주보가 나왔는데 제 옆에 우연히 한 할머니가 앉으셨어요. 그 할머니께서 미사를 마치고 나가시면서 주보 그림을 접지를 못하겠다고, 내가 누군지 모르시죠. ‘아이고 오늘은 성모님이 너무 예뻐서 접지를 못하겠네’ 하고 이렇게 말아서 가시는 걸 옆에서 봤어요. 그럴 때도 아주 작은 것이지만 성모님께 정말 그 기쁨이 배가 돼서 애썼던 것에 대한 보상이 신자분들에게 전달이 될 때 정말 기뻤습니다.



▷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예술계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올해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 제 남편이 동양화가이신데요. 저희 두 사람이 함께하는 부부전이 계획은 많이 했지만 이번 10월에 계획하고 있는 전시회가 있고요. 그리고 한 성당에 성미술 프로젝트가 있어 가지고 거기에 십자가와 같은 여러 가지 작업을 계획 중에 있고 해서 일거리가 산적해 있습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을 통해서 그림으로 복음을 묵상했으면 합니다.

▶ 이 어려운 시기에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이 책이 신자분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 <어서 오세요> 지금까지 정미연 아기 예수의 데레사 화백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이힘 기자(lensma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3-26 11:58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