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희정 “미국, 120개국 기밀 정보 빼내기 논란”

[인터뷰] 문희정 “미국, 120개국 기밀 정보 빼내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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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4 18:37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이어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한주간의 국제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 미국이 다른 나라의 기밀 정보를 몰래 빼내왔다는 보도가 있어서 요즘 논란이 되고 있죠?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 미국이 수십 년 간 다른 나라들의 기밀 정보를 몰래 빼내왔다는 보도가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장비에 설치되어 있는 백도어를 통해 정보들이 유출된다고 비판하면서 우방국들에게도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화웨이 보이콧 캠페인을 전세계적으로 펼쳐왔습니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유착돼 있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명분을 들어 미국 내 기업들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미국 검찰은 각종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한 상태인데요. 하지만 정작 암호장비회사를 실제로 소유하면서 수십 년 간 무려 120여 개국의 기밀을 털어온 것은 미국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 심지어 미국 내 주류 언론들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한 거라면서요?

▶ 현지시각으로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독일의 방송사 ZDF와 함께 입수한 기밀문서인 미국 중앙정보국CIA 작전자료를 토대로 스위스 암호장비 회사 ‘크립토AG’의 실체를 폭로했는데요. 2차 대전 이후 각국에 암호장비를 제작·판매하는 영역에서 독보적 위상을 유지해온 크립토AG가 CIA와 당시 서독 정보기관 BND가 함께 소유한 회사였고 미리 프로그램을 조작해놓는 방식으로 암호장비를 구입한 각 국의 기밀 정보들을 습득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CIA는 `루비콘`이라는 작전명 아래 이런 식으로 적과 동맹을 가리지 않고 2018년까지 120여개 나라로부터 첩보를 수집했는데요. 1981년을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큰 고객이었고 이란과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이라크, 리비아, 요르단에 이어 우리 나라도 8번째로 큰 고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기밀 정보도 그동안 미국이 다 빼내고 있었다고 봐야겠군요.

▶ 1980년대 미국 정보기관들이 입수한 해외 첩보의 40% 정도가 이 경로를 통해 취득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물론 크립토를 활용한 방법 이외에도 상당히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미국이기 때문에 다각도로 정보가 넘어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미국 정보전의 주목표였던 소련과 중국, 북한 등은 크립토AG가 서방과 연계됐다고 의심해 이 회사 장비를 이용하지 않았는데요. 워싱터포스트는 당시 이들 국가들은 거의 뚫을 수 없는 수준의 암호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1992년 크립토AG 직원이 이란에서 체포돼 감금됐을 때 서독의 정보기관인 BND가 100만 달러 몸값을 지불하면서 의심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BND는 곧 이 작전에서 손을 뗐고 CIA만 계속 작전을 이어오다 2018년 다른 보안회사에 지분을 넘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꽤 오랜 시간 크립토를 운영해온 걸 보면 꽤 성과가 좋았나 보군요?

▶ 워싱턴포스트는 실제로 굵직한 국제적 사건들에 대한 사례를 전하고 있기도 한데요.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물론 미국과 적대 관계인 이란 등 일부 중동국가들, 심지어는 남미의 게릴라 단체들까지도 이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CIA도 내부 보고서를 통해 "세기의 첩보활동 성과"라고 자평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또 "외국 정부들이 최소 2개 국(그리고 최대 5, 6개국)에 자국의 기밀 정보를 고스란히 읽히는 특권에 대해 상당한 자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는 소위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라고 불리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과 기밀 정보를 공유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하는 미국의 요구가 얼마만큼 설득력 있을지 의문이네요.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태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있네요.?

▶ 지난 8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나콘라차시마에서 선임 부사관 짜끄라판 톰마가 ‘부동산 분쟁’을 벌이던 지휘관과 지휘관 장모 등에 총을 쏜 뒤 총기를 탈취해 달아났는데요. 그는 ‘터미널 21 코라트 몰’이라는 쇼핑몰로 이동해 15시간 넘게 인질을 잡고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29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태국 군경에 의해 사살됐는데요.

범행 동기를 조사한 결과 사망한 지휘관 일가가 병사들을 대상으로 주택을 지어 팔면서 군 대출제도를 이용해 돈을 빌리는 것을 주선했고 범인이 이 과정에서 1만3000달러(약 1540만원) 상당의 사기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그런데 단순한 개인 간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태국 군대에서 이런 일들이 상당히 많이 벌어졌다면서요?

▶ 조사를 해보니까 같은 부대 내에서 톰마 부사관처럼 피해를 당한 군인들이 20명이나 됐고 이 같은 일이 이 부대에서만 벌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태국군 실세인 아피랏 콩솜퐁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고위 장교들이 사적인 거래로 부하들을 착취하는 일들이 많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아피랏 총장은 "이런 일에 관련된 일부 장성 등 고위 장교들은 앞으로 옷을 벗게 될 것"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재무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군이 운영하는 사업과 복지 시스템의 건전한 운영을 모색하겠다며 군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권투 경기장, 군 휴양센터 등이 재무부의 첫 감독 대상이 될 것이며, 시설 운영 또한 민간 부문에서 온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 참모총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정도면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긴데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건가요?

▶ 한 마디로 태국의 군부가 그만큼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치적 권력뿐만 아니라 경제권력도 장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도 2014년 육군참모총장이던 시절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했는데요. 이 때가 지난 1932년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후 군이 일으킨 19번째 쿠데타였을 정도로 군부가 권력을 장악해 민주화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국 나레수안 대학 정치 전문가인 폴 체임버스 교수는 “태국의 시골 지역에서는 군 고위 장교들이 부동산 거래에 개입하는 건 매우 흔한 일”이라며 “많은 장교가 군의 힘을 이용해 쉽게 벌 수 있는 돈으로 빈약한 군 급여를 보충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고요.

일간 방콕포스트도 사설을 통해 "이번 참사에서 나타난 의심스러운 사적 거래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군 예산도 외부로부터 독립적인 회계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군이 과연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데요.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 결국 개혁은 없던 일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 독점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게 마련이죠. 끝으로 스페인에서 흡연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신다고요?

▶ 하루종일 일을 하다 보면 커피를 마시거나 동료들과 잠깐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흡연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최근 스페인 고등법원이 직원이 근무지 밖에 있는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제외하는 에너지 회사 갈프의 정책이 합법이라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갈프는 지난해 9월부터 직원들이 흡연이나 아침식사 혹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만큼 임금을 깎아왔다고 하는데요. 이에 노동조합은 해당 정책이 불법이라며 사측을 고소했지만 법원이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임금을 깎는다니 회사가 너무 야박한 것 아닌가요?

▶ 지난해 스페인 정부는 노동 현장에서 무분별한 초과 근무와 노동 착취가 횡행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직원들의 근무 시작·종료 시각을 의무적으로 기록하도록 하는 법을 도입했는데요 따라서 갈프는 지난해 9월부터 근무 시작과 종료 시각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근무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에 대해서만 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한 겁니다.사실 스페인의 평균 노동시간은 유럽 국가 가운데 많은 편이어서 2018년 기준 1701시간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독일보다 350시간, 영국보다 200시간이 많고 무보수 초과 근무 시간도 총 300만 시간에 달할 정도로 노동착취가 심한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연간 노동시간이 스페인보다 290시간이나 많은 1993시간입니다.


▷ 한 주간의 국제이슈 알아봤습니다.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소식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0-02-1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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