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美, 총기 규제 논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를 듯"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美, 총기 규제 논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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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20-01-24 18:0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소식을 먼저 전해주실 건가요?

▶미국과 관련한 뉴스 기사들 중에서 유독 총기 사고와 관련한 소식들을 자주 접하실 텐데요.미국의 총기 논란과 관련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20일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서는 총기 규제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는데요. 이 날은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된, 미국 흑인해방운동의 아버지 마틴 루터킹 목사를 기념하는 마틴 루터킹 데이였습니다. 버지니아주 의회에서는 매년 이 날 기념행사가 열리고 평생 비폭력 운동을 주장했던 킹 목사를 지지하는 총기 반대 단체들과 총기 옹호 단체들이 모두 한자리 모여 평화롭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표출해 왔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11월 선거를 통해 버니지아주 상·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획득해 총기 규제 입법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고 이미 이달부터 의회 내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없도록 규정도 바꿔 총기 옹호 단체의 불만이 고조돼 왔었습니다.


▷총기 규제 법안에 항의하기 위해서 총기 옹호 단체들이 대규모로 모인 거군요.

▶`버지니아 시민 방위 연맹`(VCDL)이 조직한 이날 집회에는 군인, 백인 우월주의자, 극우주의자들도 참여했는데요. 대부분 백인 남성들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각종 총기로 중무장한 상태였습니다. 2만 2,000명의 시위대는 `총이 생명을 구한다`는 문구가 적힌 주황색 스티커를 옷에 붙인 채 “총기 규제를 중단하라”고 외쳤는데요.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광장에는 검색대가 설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지만 다행히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버지니아 주에서 총기 논란이 불붙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지난해 5월 버지니아비치 시청사 건물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2명이 숨지자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주지사는 총기 구매시 신원 조사를 의무화하고 공격용 소총 소지를 금하는 등의 규제안을 추진했는데요. 당시에는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 가로막혔지만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 됨에 따라 규제법안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된 겁니다. 사실 버지니아는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총기 소지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총기 규제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한 지역단위만 120여 곳에 이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주 가운데 상당히 의욕적으로 총기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현재 총기 규제 논란의 상징적인 지역으로 떠오른 상탭니다. 전문가들은 전미총기협회 본부가 있는데다 보수색이 강한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총기 소유를 옹호하며 세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26년 만에 주의회를 장악하며 버지니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총기 규제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 거죠?

▶서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가르는 대표적인 3가지가 있는데 바로 신(God)·총(Gun)·동성애(Gay) 소위 ‘3G 이슈’라고 하는데요. 주로 보수층의 지지자들을 가진 공화당은 ‘기독교적 입장의 낙태 반대’, ‘총기 옹호’, ‘동성애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총기 옹호론자들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 "버지니아의 민주당은 여러분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빼앗으려 한다"고 썼는데요. 시위 현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적 문구가 쓰인 팻말이 등장하고 구호가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정헌법 2조 권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우선 미국 연방 헌법은 본문 7개조, 수정조항 27개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우리는 헌법이 개정되면 이전 내용이 삭제되는 데 반해 미국은 무효화된 조항도 그대로 둔 채 수정헌법이란 이름으로 덧붙이는 형식으로 돼 있습니다. 수정헌법 2조는 1791년 12월 15일에 덧붙여진 조항으로, 그 내용은 "잘 규율된 민병대(militia)는 자유로운 주(State)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인데요. 말 그대로 시민들이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보장한 조항입니다. 물론 아직 미국이 초기 느슨한 연방국가의 모습일 때 당시의 불안정한 치안 상황을 고려해 제정된 특수한 조항이지만 엄연히 법적 효력이 살아있는 만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조항이기도 합니다.그래서 항상 총기 사고가 발생해서 규제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이 조항을 근거로 옹호론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곤 하는데요.따라서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민주당 역시 선제적으로 시민들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침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특히나 총기 소유와 관련해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유난히 많이 내왔던 인물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총기소지 면허가 있으며 그의 두 아들도 총기를 많이 갖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자랑하기도 했고요. 후보 시절에는 대통령이 된다면 일부 학교와 군 기지에 적용되고 있는 `총기 금지구역(gun-free zones)`을 없애겠다고 공언할 정도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전미총기협회(NRA)라는 곳은 1871년 설립된, 5백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거느린 미국 내 최대 로비단체로, 막대한 정치 자금을 후원하며 총기 규제에 반대하도록 정치인들을 선동하고 있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이들은 트럼프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한해 정치인에 대한 직접적인 후원과 로비에 4백만 달러(한화 약 45억 원), 정치활동에 5천만 달러(한화 약 571억 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트럼프의 선거운동에는 3천만 달러(한화 약 342억 원)가량을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회원수나 후원금 차원에서도 결코 무시 못할 규모인데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도 총기 문제가 핵심 의제로 등장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총기 난사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총기 규제는 올해 미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남성과 과격주의자들이 주축인 총기 옹호론자의 표를 얻기 위해 관련 의제를 쟁점화하면서 규제 반대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것이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의 유력 후보들은 총격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지난해 여름 이후 줄곧 총기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총기 규제와 관련해 여러 번 규제 법안들이 의회 표결에 부쳐진 적이 있지만 결국 부결되기 일쑨데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법안이 부결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전미총기협회를 직접 거론하며 "총기규제안을 승리로 이끌려면 지속적인 노력과 전미총기협회 및 다른 총기 단체에 버금가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역설할 정도로 미국 정치권 내에서 전미총기협회의 입김이 강합니다.

참고로 트럼프 행정부는 역대 행정부 중 가장 총기에 우호적인 정부로 여겨지고 있으며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언제든지 총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후보들의 총기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총기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총기 제조업체들이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총기 소유가 금지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구입해야 한다며 판매를 촉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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