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 "아레나 건립 과당 경쟁 부작용 경계해야"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 "아레나 건립 과당 경쟁 부작용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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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4 18:0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개선 방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오늘은 아레나 공연장 건립 러시 배경과 과제에 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우리 가수가 해외 아레나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되고 우리나라에 생긴다는데요.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아레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케이 팝 가수들이 해외 공연을 할 때 아레나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아레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면 최고 가수임을 증명한다고도 합니다. 아레나(arena)는 고대 로마에서 2세기 초에 만들어진 원형경기장에서 비롯합니다. 맹수 사냥이나 검투사 경기로 쓰이다가 멸망 이후에는 연극 공연장으로도 쓰였습니다. 현대에는 스타디움(stadium)보다 작은 실내 경기장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스타디움(stadium)은 육상 트랙이 있는 대형 경기장을 말합니다.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대형 경기장을 대개 스타디움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아레나는 이제 실내 실외를 막론하고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갖추고 전문 공연 이뤄지는 공간을 말합니다. 전문 공연장이기 때문에 공연을 하고 싶어하는 가수가 줄을 서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권위가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아레나의 장점을 꼽는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스타디움과 같은 다목적경기장은 설비 장치 설치에 많은 시간이 듭니다. 무대, 음향, 조명 등 설치에 10여일, 철거하는 데 10여일이 소요 됩니다. ‘축구경기 한 번, 콘서트 한 번에 한 달이 지난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닙니다. 또 실외일 경우 온도와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아 곤란할 수 있습니다.또한 스타디움 등은 음향과 무대 장비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월드컵 및 올림픽 주경기장은 많은 사람을 몇 만명씩 동원은 해도 관객들에게는 거리가 너무 멀고 소리도 산란되어 불편함을 주고 뮤지션들에게도 만족감을 주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수들은 적정한 객석이 있는 공간을 선호합니다.

아레나는 공연의 특징과 관객 숫자에 따라 무대의 규모나 구조는 물론이고 객석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체조 경기장이나 펜싱경기장은 적절한 규모를 가질 수 있지만, 음향과 무대 배치에 있어서 곤란하기 때문에 여전히 전문 공연장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레나가 한 곳도 없다죠? 그래서 해외 가수들이 오지 않거나 우리 가수들도 해외로 아레나를 찾아 공연장에 갈 수 없다는 거네요.

▶사실 우리 나라 대중음악의 숙원 과제입니다. 팝의 여왕 마돈나 공연은 죽기 전에 봐야할 공연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2010, 2012, 2016년 공연이 추진되었으나 아시아 투어 가운데 한국만 빠진 이유가 아레나와 같은 전문적인 공연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롤링스톤즈, 셀레나 고메즈 같은 가수들이 한국을 지나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런 전문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케이팝 스타들이 일본 공연을 많이 가는 이유는 이런 전문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끌어모으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형 공연은 대개 스포츠 경기장에서 이뤄집니다. 올핌픽 체조경기장, 고척돔이 이에 해당합니다. 인구 2000만 명 규모의 인구가 주변에 있는 수도권 규모의 지역이 있는 국가 가운데 아레나가 없는 나라는 한국 뿐입니다. 세계 10대 도시에서 아레나가 없는 곳이 서울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이고,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도 아레나가 있는데 한국은 없습니다.


▷이런 아레나가 여러 곳 건설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떤 곳들인가요?

▶서울 도봉구, 경기 고양시, 의정부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 CJ그룹 등이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전문 실내공연장인 아레나 건립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만 명에서 2만 명 정도 규모이고 2~4년 뒤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구체적으로 영종도 국제업무지구에 2022년 개장을 목표로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를 짓고 있고 서울시와 도봉구는 창동역 인근에 1만8000석 규모로 지을 예정인데 2024년 1월 개장할 계획.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1만1000석 규모의 아레나 포함 복합단지도 짓습니다.의정부시는 2만 석 규모의 K팝 공연장을 CJ는 고양시 한류월드 안에 아레나를 만듭니다. 주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앞다투어 아레나를 짓는 이유는 케이 팝 한류의 경제 효과 때문이겠죠?

▶해외 한류팬 유치 및 국내 공연 시장 확장을 통해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입니다. 짧게는 2년 4~5년 뒤 수도권에 아레나가 두세 곳 들어서면 대중음악 공연 시장이 열 배 이상 커진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K팝과 해외 스타들의 대형 공연이 연간 200회 이상으로 늘 수 있다는 것이고,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의 서울공연처럼 관객의 약 20%는 외국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아레나 한곳에서 연간 120~130일 이상의 음악 공연을 비롯해 대형 이벤트를 열어 연간 180만 명을 모을 것이고 공연장 운영에 따른 취업유발 효과가 2150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아레나 쪽에서는 “복합리조트형 아레나에서는 개장하면 약 1만 명의 일자리와 5조8000억원의 생산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도 있습니다.

지난 10월 서울의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경제효과가 1조원에 가깝다는 연구도 있었는데, 고려대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지난 10월 26·27·29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파이널 콘서트의 직·간접 경제효과가 약 9천229억원으로 추산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추정치나 전망대로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예전과는 다른 측면에서 케이팝은 경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사실입니다.


▷아레나 공연은 세계적인 추세라는데 세계적으로 아레나를 활용한 사례들은 어떤 게 있나요?

▶영국 런던 아레나는 세계에서 아레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이 900만 명이고 2007~2018년 약 3000개의 청년 일자리와 약 2조8000억원의 경제효과 창출했습니다. 런던의 공연 티켓 판매량을 5년 새 10배 증가했고 영국 라이브 콘서트 시장은 6.5배 성장했습니다. 미 코네티컷주 모히건 선의 연간 방문객은 1300만 명입니다. 1만 석 규모의 아레나. 규모는 작지만 관객 동원에서 미국 8위의 아레인데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음향 시설로 U2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연 1년 내내 열립니다.

일본은 아레나를 중심으로 공연산업을 키워와. 일본에는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와 요코하마 아레나 국립 요요기경기장, 오사카성홀, 마린멧세 후쿠오카, 그린돔 마에바시 등이 있습니다. 수용인원은 최소 6000명에서 최대 3만명 대형 실내 공연장들입니다. 우리 K팝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일본에서 나옵니다. 사이타마는 도쿄의 낙후된 외곽 도시였는데 그러나 슈퍼 아레나가 개장한 2000년 이후 문화중심지가 되었고,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때문에 일본 방문객이 연간 290만명 늘고, 창출되는 경제 효과가 400억엔(약 4200억원)에 이릅니다.

홍콩에는 아시아 월드엑스포 아레나와 홍콩 콜리세움(Coliseum)이 있는데 3만5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추가해 52억달러 상당의 공연 수익을 기대합니다. 또 서구룡문화지구에는 1만5000석 대형 실내 전용 공연장(Arena for Pop Concert)과 최소 250석에서 최대 2200석 규모의 중소형 연주장 14개, 박물관, 야외극장 등 총 17개의 문화예술공간이 예정입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게요. 음악 소비가 음원 디지털로 이동하는데, 왜 이런 전문 공연장은 더 활성화 되는 것일까, 어떻게 봐야합니까?

▶음악 산업이 디지털 음원 시장 위주로 완전히 전환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콘서트 시장 역시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발간한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전망 2018~2022`에 보면 라이브 공연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합니다. 306억달러 규모이고요. 2022년 기준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23조달러)보다 훨씬 큽니다.

세계 공연계가 ‘아레나(Arena)쇼’에 주목하고 있는데, 원형의 대형 공연은 일반 콘서트나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장대한 규모와 효과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전문 공연장에서 열리는 아레나 쇼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공연장이 주는 스케일은 디지털 공간이 채워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디지털 세대에게는 매력적입니다. 라이브 공연 팬들은 특히 소비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원하는 대상에는 가치 소비를 망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공연 관람을 넘어 관련 기념품 구매, 숙박·관광 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레나의 성공 요건으로 무대 시설과 접근성, 편의 공간 등을 꼽는다죠?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아레나 건립 계획안들은 이런 점을 충족하고 있나요?

▶주최 측에게는 ‘제작 맞춤형 전문 공연장’, 관객들에게는 ‘관람 몰입형 전문 공연장’이 필요합니다. 필수 조건은 공연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설치할 수 있는 격자판 시설물. ‘그리드’가 완비되어야 합니다. 인건비와 공연장 대여비가 줄고, 공연 횟수 증가가 가능하여 수익성이 개선되고 관람료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레나는 공연뿐 아니라 라이브 이벤트 무대도 다양하게 만들수 수 있어야 합니다. 각 특성에 맞게 객석 규모 또한 변화에 맞게 운영해야 콘텐츠 수용의 극대화가 가능합니다. 기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입지 조건도 중요합니다. 지하철과 버스, 철도 등과 연결하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있어야 합니다. 10대 관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은 필수입니다. 여자 화장실도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대중음악 공연은 관람객 80% 이상이 여성입니다.

이런 점에서 공연계의 반응은 우호적이지는 않은 듯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서울 외곽에서 대형 공연을 열기가 힘들다는 점을 생각합니다. 아레나만의 특색과 디자인을 갖추어야 합니다. 전시관, 대중음악 지원 시설과 레스토랑 카페 등도 관건입니다. 공연장 주변에 MD숍도 여러 곳에 있어야 합니다. 국내 경기장에는 이런 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관객들이 바깥에서 식사하고, MD 상품을 사려고 땡볕이나 칼바람을 맞고 길게 줄지어 있어야 하는 고충이 있어서 문제였습니다.


▷지금까지는 없었지만 갑자기 아레나가 여러개 생기면서 벌어질 수 있는 과당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경계를 해야 겠네요?

▶수도권에 비슷한 시기에 여러 곳에서 아레나 건립이 추진되어 우려도 됩니다. 과당 경쟁 때문입니다. 사업성 저하를 우려됩니다. 비슷한 시기 개장이 많으면 수요에 비해 공급 초과가 될 수 있습니다. 비싼 시설을 놀릴 수 있는 상황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첨단시설은 물론이고 콘텐츠 유치 및 운영 경쟁력을 갖춘 곳만 유리합니다. 나머지는 적자 운영을 하게 되면서 예상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데 특히 지자체의 경우 혈세만 탕진할 수도 있습니다. 지역과 수도권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여하간 아레나들이 개관을 하면 열악한 음악 공연 문화가 개선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경제효과만을 노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서 시민들과 국민 나아가 세계 팬들의 문화적 향유와 공유를 위해 운영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그렇군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0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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