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은 작가 "가족 독서 토론, 경청하는 습관 생기고 이해심 커져"

[인터뷰] 김정은 작가 "가족 독서 토론, 경청하는 습관 생기고 이해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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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15 14:28
▲ 김정은 클라라 작가 부부 <사진제공=김정은 클라라 작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정은 클라라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가족이 살아가다 보면 부부싸움부터 자녀들의 사춘기, 입시 같은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많이 겪게 되는데요.

책으로 가족의 위기를 극복하고 화목은 필수, 자녀들의 성적까지 덤으로 얻은 가족이 있습니다.

평범한 보통의 가족들도 시도할 수 있을까요?

책 읽어주고 글 쓰는 엄마가 된 김정은 작가 연결해 비결이 뭔지 들어보죠.


▷김정은 작가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가족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가족 소개부터 해주시죠.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큰아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작은아이와, 엄마, 아빠가 함께 책을 읽는 가족입니다.


▷가족의 위기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도 있어서요. 흔히 말하는 위기가 아닌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책이 어떻게 가족 문제를 해결했을까 싶어요. 어떤 위기를 맞으셨는지 여쭤도 될까요?

▶2011년이니까 벌써 10년 전 일입니다. 당시 큰아이 일곱 살, 작은아이가 세 살이었는데, 워킹맘이던 제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남편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있었고 남편은 파업에 가담했습니다. 맞벌이에서 벌이가 없는 상황이 되었지요. 개인의 건강 상, 가정 경제 상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대체로 많은 가족들은 문제가 생기면 부부 싸움부터 하게 되고 나중에서야 상담을 받거나 더러는 신앙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책을 찾게 되셨어요?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도 파주로 이사를 왔는데, 새로 다니게 된 성당에 엄마들의 독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선배 엄마들이 책을 읽으면서 가정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혹시 작가님도 천주교 신자이신가 봅니다. 세례명이 어떻게 되세요?

▶네. 글라라입니다.


▷그러시군요.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큰 아이가 일곱 살이고, 둘째 아이가 셋 살이라고 되어 있던데요. 어떻게 엄마 아빠와 함께 인문학 책을 읽으셨어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부부는 따로 인문고전 읽기를 진행했고요. 어느 날, 부부가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이들이 권정생의 <강아지똥> 그림책을 들고와서 말을 거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노자의 <도덕경>과 그림책 <강아지똥>이 다르지 않구나 느꼈고, 이후에 온 가족이 그림책과 인문고전을 연결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떤 책들을 읽었습니까?

▶옛이야기와 신화를 함께 읽고, 문학과 철학을 함께 읽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정오 선생님의 <옛이야기 보따리>를 읽으면서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으로 확장하거 나,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읽고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연결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쓴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에 자세히 담았습니다.


▷엄마가 읽어주든, 아빠가 읽어주든 어쩌다 한번은 하는데 꾸준히 습관이 되도록 함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듯 한데, 어떻게 자리를 잡았습니까?

▶당시에 아이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았고, 때마침 집 앞에 어린이도서관이 개관을 해서 매일 도서관에 발도장을 찍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잔뜩 빌려와 하루 종일 읽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매일 밤에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지금은 하루에 최소 한 시간 동안 각자 책을 읽고 일요일 저녁에 가족 독서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가족이 매주 독서토론을 한 지도 벌써 2년이나 됐다면서요? 독서토론까지 시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까지는 책을 읽어주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책보다는 게임이나 유튜브 등 더 재미있는 것을 찾아가더라고요. 책과 멀어진 아이들에게 책을 안 읽으니까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뭔가 허전하다, 중요한 걸 빠뜨리고 사는 것 같다, 예전에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가 좋았다, 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책을 더 읽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부모로서 도와주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큰아이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2년에 걸쳐서 다시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부부가 마음을 모았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부부의 공저 <중1 독서 습관>에 모두 담았습니다.


▷가족 독서토론을 잘 이끌어가는 노하우, 비결 같은 게 있습니까?

▶그래서 책 선정이 중요한데요. 부모도 배울 수 있고, 자녀도 배울 수 있는 책을 선정해야 부모와 자녀가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을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30년 이상 차이가 나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소통하기 위해 ‘인문고전’을 읽고 토론을 해 보자고 했지요. 직접 서점, 도서관, 출판사를 돌아다니면서 책을 물색했는데, 의외로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책을 많이 있었어요. 고전을 그린 만화책과 청소년용 고전 위주로 책을 골랐고, 청소년용 입문서와 성인용 인문고전 해설서를 함께 읽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우리 가족이 달라지고 있구나 하고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뭔가요?

▶토론을 하다보니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이 생겼고,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말을 경청하게 되었습니다. 토론할 때 책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일상의 여러 고민들도 나누게 되어 사춘기 자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부모자녀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가 된 것 같아요.

아이 입장에서는 “시험이나 수행평가에 지문이 길고 글쓰기도 많은데 독서토론을 한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장문의 글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글을 쓸 때 근거를 갖춰 논리적으로 풀어쓰는 게 가능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교과서를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으며, 한 가지 주제에도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셨던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또 <중1 독서 습관>이란 책을 읽고 토론도 해봤으면 좋겠다, 가족 독서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정은 작가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이주엽 기자(piuslee@cpbc.co.kr) | 입력 : 2020-01-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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