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차별금지법 제정,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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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12-04 04:00



[앵커] 살면서 원치 않게 크고 작은 차별을 경험한 분들 계실 겁니다.

성별이나 나이, 학벌, 출신지 등 차별의 이유도 제각각인데요.

그래서 발의된 게 바로 차별금지법입니다.

하지만 12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차별금지법,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이렇습니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이어서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 29항입니다.

"모든 형태의 차별, 사회적이든 문화적이든 또는 성별, 인종, 피부색, 사회적 신분, 언어, 종교에서 기인하는 차별은 하느님 뜻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극복되고 제거되어야 한다."

헌법과 가톨릭교회의 사목헌장 내용이 거의 비슷합니다.

모든 인간은 똑같이 존엄하고,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다양한 차별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차별과 혐오가 주로 사회적으로 소수인 사람들을 향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어떠한 차별도 없고 인권 수준이 향상된 세상을 위한 필수 과제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꼽았습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정부 입법으로 처음 발의됐습니다.

차별금지 사유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결국 성적 지향, 병력, 학력, 가족형태 등이 차별금지 사유에서 제외되면서 반쪽 짜리 법안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17대 국회가 끝나면서 폐기됐습니다.

2008년과 2011년, 2012년에도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법안의 발목을 잡은 건 ‘성적 지향’이라는 부분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자를 옹호하는 법처럼 간주되면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여기에다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대 표심을 우려해 차별금지법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

인권단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학벌을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출신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양한 차별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저자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김지혜 교수는 "특정한 차별금지 사유를 빼는 행위는 모든 차별을 금지한다는 대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더라도 우리 사회의 모든 차별을 바로 해결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차별을 하면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될 수 있습니다.

입사지원서에 성별과 증명사진, 출신 대학 대신 경험을 담아내는 사회.

가난하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는 사회.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입시가 전부가 아닌 사회.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사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평등한 사회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cpbc 맹현균 기자(maeng@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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