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경은 "사형제 폐지, 여론으로 결정할 사안 아냐"

[인터뷰] 이경은 "사형제 폐지, 여론으로 결정할 사안 아냐"

Home > NEWS > 가톨릭
최종업데이트 : 2019-10-10 10:00



○ 방송 : cpbc TV <가톨릭뉴스>
○ 진행 : 맹현균 앵커
○ 출연 : 이경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2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지만,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형제를 폐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형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인권단체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경은 사무처장 모셨습니다.



▷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 사형제 폐지, 해묵은 논쟁이지만 항상 찬반 의견이 엇갈립니다. 사무처장님은 왜 사형제가 폐지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 앰네스티는 세계 최대 인권단체입니다. 1977년부터 사형제 폐지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사형제도는 극단적인 인권 침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생명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고 극도로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형벌이기 때문에 현대 형사 사법제도에서는 존재할 여지가 없는 폭력적인 형벌이라는 것이 우리의 의견입니다.

또한 이 사형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의 현황을 보면, 굉장히 차별적인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사형제도는 경제적으로 가난하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고, 인종적 혹은 종교적으로 소수이거나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자주 사용됩니다. 또한 어떤 나라에서는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죠.

그러기 때문에 어떤 나라의 사법제도도, 사형제도는 사법제도를 통해서 이뤄지는 국가가 하는 형벌입니다. 어떤 나라의 사법제도도 사형제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하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이 사형제도는 현대 사회의 형사 사법제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입니다.



▷ 그러면 사형제가 없어지면 대체형벌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 그것은 그 나라의 형사 사법적인 판단에 따라서 결정할 내용이지만, 지금 한국에서도 앞서 보도에서 나왔듯이 계속해서 사형제 폐지 법률이 발의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법률의 내용을 보면 간단합니다. 우리나라 형법에 있는 형벌 제도 중에서 사형을 빼고 그 대신에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이라고 하는 새로운 형벌을 집어넣는 겁니다. 그런 내용으로 봤을 때 이미 사회적으로 한국에서도 그러한 대체 입법이 가능하다고 하는 공감대가 형성이 이미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이 됐잖아요. 흉악범죄가 발생하거나 거론될 때마다 사형제 찬성 여론은 높아지곤 합니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앰네스티의 경험으로 봤을 때 우리는 여러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미 사형제가 폐지된 지 오래된 나라에서도 지금 당장 여론조사를 해보면 사형제 지지 여론이 높은 경우가 많답니다. 사형제도와 같이 인권과 관련된 제도는 여론에 지지 여부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 인간의 생명을 여론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그리고 또한 말씀하신 대로 사형제와 흉악범죄에 관련도를 봤을 때 이것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 UN에서 전 세계적인 상황을 다 조사를 해봤습니다. 그리고 사형제도와 흉악범죄 발생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하는 결론은 이미 내려졌거든요. 따라서 즉흥적으로 사형이 있어야 흉악범죄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고 우리는 보다 이성적으로 어떤 제도가 보다 범죄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가에 집중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사형제를 유지하느냐 마느냐보다는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이나 이런 게 더 많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 그렇죠. 보다 효율적인 것을 찾아아죠. 실효성이 있는 것을.



▷ 그리고 그동안 국회에 사형제 폐지법이 여러 번 발의가 됐습니다. 하지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앰네스티에선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그렇죠. 발의되고 폐기되고, 발의되고 폐기되고, 이것을 수십 년째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논의가 나올 줄 알았는지, 오늘 국회에서 사형폐지의 날을 맞아서 사형제 폐지 법안이 다시 발의가 된다고 합니다.

한국은 이미 1998년부터 사형을 집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1998년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해입니다. 본인이 사형수였던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그 이후에 어떠한 대통령도 사형 집행에 서명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형이 집행되기 위해서는 법원에서 선고가 된 이후에 그 집행에 대해서 국가 원수가 직접 사인을 해야 됩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 그 어떠한 대통령도 그것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거든요.

지금 현재 한국에는 한 60명 정도의 사형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 약 1300명의 사형수가 이 땅에서 사형이 집행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참 사형제도와 관련해서 오랜 길을 걸어왔고, 수십 년 동안 실질적으로 집행을 하고 있지 않고, 국제적으로도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라고 인정을 받고 있거든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겁니다.



▷ 마지막 한 걸음이 더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네, 마지막 한 걸음. 우리나라 형법에서 사형이라는 문구를 없애버리는 그 마지막 한 걸음을 나가는 것을 국회가 법을 발의했다, 폐기했다, 발의했다, 폐기했다. 헌법재판소에 계속해서 이의 제기가 됐다. 그리고 합헌이냐 위헌이냐 이 논란이 사회적으로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 국회, 헌법재판소 그 어디서든지 마지막 이 결정을, 이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 왜 안 내리는 거죠?

▶ 정치적인 부담을 지기가 굉장히 어려워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죠. 하지만 그 결단은 지금까지 다른 여러 인권 문제에서도 내려져 왔고, 이제 이 사형제도 우리 사회 내에서 이미 임계점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국제앰네스티의 활동,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시죠.

▶ 77년도부터 사형제 폐지 운동을 하고 있고요. 시작할 때 16개국에 불과했던 폐지국가는 현재 142개국, 전 세계 3분의 2에 이르는 국가에서 사형제가 이미 폐지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저희는 사형제가 폐지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있고, 이것은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일반인들도 충분히 보실 수 있는 자료입니다. 아시아는 좀 암울합니다. 중국과 북한의 사형제의 상황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래서 이 지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오늘 세계 사형폐지의 날을 맞아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경은 사무처장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전은지 기자(eunz@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0-10 10:00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