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기형 대표 "한글 매력에 푹 빠져 우리말 사전 20권 펴내"

[인터뷰] 김기형 대표 "한글 매력에 푹 빠져 우리말 사전 20권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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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10-09 18:42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기형 (주) 낱말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말 다양한 어휘 담은 국어사전 20권 펴내

유의어대사전에는 단어 200만개 수록

국어교육과 교수였던 형 따라 한글 매력 빠져

제작할수록 손해지만 20년동안 계속해와


[인터뷰 전문]

한글 사랑에 푹 빠진 또 다른 분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사비를 털어서 지난 20년간 무려 20권의 사전을 펴낸 주식회사 낱말의 김기형 대표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기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김기형입니다.


▷반갑습니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요즘에는 어떤 단어든 바로 찾을 수 있다 보니까 무거운 사전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20년간을 국어사전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그간에 어떤 종류의 국어사전들을 만들어 오신 겁니까?

▶사전을 만드는 것은 팩트를 다뤄서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종이사전으로 사전을 만들든지 인터넷 사전처럼 디지털화로 만들든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도 사전은 종이사전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세월이 바뀌었지 않습니까? 인터넷 사전에 좀 더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장단점도 있겠죠.

그래서 제가 만드는 사전은 흔히 비슷한 말, 반대말 사전. 유의어사전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미 사용하고 있는 잘 알려져 있는 우리말을 분류하고 정리를 하면서 만든 사전입니다. 예를 들면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죠. 다시 말하면 우리말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러면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죠. 그런 사전이 유의어사전이고요. 지금가지 유의어, 반의어 사전, 방언사전, 의성어, 의태어 사전, 역순 사전 이런 사전을 만들어 왔습니다.


▷구수한 사투리 수록한 방언사전까지 만드셨네요. 그런데 국립국어원에 표준국어대사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굳이 표준국어대사전이 있는데 이렇게 많은 종류의 사전을 또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보통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사전이 있고요. 그런 사전은 정규사전이라고 얘기하고요. 사전이 정규사전이 있고 활용사전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표준국어대사전 이런 사전들이 정규사전에 속합니다. 이런 사전은 단어 어휘의 뜻을 모르거나 아니면 좀 더 정확한 뜻이나 용법 찾고 싶을 때 찾는 사전이죠. 이런 사전들은 먼저 수가 많을수록 좋고 신조어들도 계속 추가되고 이거는 큰 비용이 드는 작업이고 그다음에 과거의 출판사들이 많이 했었죠.

최근에는 포털사이트에서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사전을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든 사전은 전부 다 활용사전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그런 어려운 작업을 할 수 있는 거는 제몫이 아니고 보통 글을 쓸 때 내가 생각했던 단어보다 좀 더 정확하고 표현할 때 다채로운 표현을 한다고 할까요. 그런 어휘를 고를 때 도와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사전입니다.


▷방송기자도 마찬가지고 신문기자는 더더욱 그럴 겁니다. 저희들이 한 가지 단어만 가지고 쓰지 않잖아요. 같은 표현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게 아마 글 쓰는 능력이기도 한데 그러면서 주식회사 낱말에서 펴내는 활용사전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김 대표님, 여러 종류의 사전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사전이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모든 종류들이 얘기하자면 다 유의어, 반의어 사전에 속합니다. 방언도 사실은 어떤 표제어를 중심으로 그 지역에서 쓰는 말을 모은 거기 때문에 대표적으로 얘기하라고 하면 유의어사전.


▷우리말 유의어대사전. 그런데 이게 7권으로 돼 있다고 들었어요. 특히나 방대한 자료로는 독보적인 것 같은데요. 사전 완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습니다. 또 참여한 분들도 적지 않아 보이고요. 어떻습니까?

▶제가 사전을 종이사전으로 만든 게 7권 해서 2010년도에 발간한 책이 있는데요. 지금 10년 정도 지나서 다른 작업이 완성 돼 있는데 그 책이 사실은 7권이 아니라 다 편찬하게 되면 10권도 넘는 책이 됩니다.

유의어가 하나만 있는 거는 너무 책의 지면을 차지해서 중요한 것만 추린 사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 당시 등장했던 표제어는 23만 개, 유의어가 63만 개고 다시 한 번 2차로 유의어로 확장하니까 200만 개 정도 단어.


▷상당하네요. 단어가 200만 단어가 수록해 있다는 게 방대한 내용이네요.

▶각각 200만 개가 다 다른 게 아니고 유의어가 이쪽하고도 유의어가 될 수 있고 다른 단어랑도 그렇게 하다 보니까 각각의 자격을 갖는 단어가 200만 개고 실제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어휘 포함, 어휘 순환이 23만 개 정도.


▷예컨대 김 대표님, 이런 거 같아요. <생각하다> 그러면 <가늠하다>, <궁리하다>, <고려하다> 이런 비슷한 말들.

▶네, 그렇습니다. 제가 본 재미있는 표현이 <떨어지다> 이런 표현들도 재미있는데 잠깐 말씀드려볼까요. 우리가 보통 아래로 떨어지고, 입맛도 떨어지고, 명령이 떨어지고, 품질이 떨어지고, 시험에 떨어지고, 벽지가 떨어지고, 사람이 떨어지는 이런 종류가 있지 않습니까? 떨어지는 건 <낙하하다>, <없어지다>, <모자라다>, <불합격하다> <사람과 헤어지다>로 표현할 수 있는 거죠.


▷<떨어지다>라고 하는 표현가지고 무궁무진한 비슷한 어휘들. 같으면서도 다른 듯한 유의어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품은 품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들고 사비까지 털어서 만든 국어사전인데 수익이 나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수익이 나긴 났습니까? 경비는 어떻게 충당을 하셨어요.

▶많이 어렵죠. 회사 이름이 <낱말>이다 보니까 한편으로 업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종이사전은 제작할수록 손해가 나고 장수가 많으면 관계없는데 많이 찾는 분들은 7권짜리 책을 사기가 쉽지 않아서. 그리고 인터넷사전 이런 거 공짜로 인식하고 계셔서 판매에는 어려움이 사실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사적으로 개인적인 가족사적인 상황이 있어서 꾸준히 어려움이 있지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김 대표님은 공대 졸업하셔서 한글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분야의 전공자이신데 가족 중에 한 분이 국어학자셨어요.

▶저는 기계공학 전공한 사람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홈페이지 단어 어휘 찾는 사이트 이름도 낱말창고거든요. 단어를 정리하고 하는 일은 저한테는 맞는 것 같았어요. 가족사적으로 친형이 2005년도에 돌아가셨는데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였는데 형이 원래 이쪽 분야에 뜻이 있어서 첫 번째 유의어사전은 1987년 거의 32년 됐죠. 그때 사전 만든 게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당시에 저는 학생이었는데 우연히 사전 만드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어요. 녹음한 낱말카드 모아서 손으로 일일이 분류하고 참 힘든 일이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다가 그러다가 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원래 사전을 만드는 회사가 없어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한테 부탁을 하셔서 출판 한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에.


▷돌아가신 분이시지만 친형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 같고 그게 또 작업하시면서 한글 매력에 빠지신 거는 분명하네요.

▶저는 재미있었어요.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었어요.


▷그러시니까 20년간 쭉 해오셨겠죠. 그런데 대표님께서 20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유의어, 비슷한 말이요. 또 반대되는 반의어 인공지능프로젝트에 쓰인다는 게 어떤 겁니까?

▶저도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아까 <떨어지다> 말씀드렸지만 시험에 낙방하다, 시험에 불합격하든지, 시험에 탈락하다, 시험에 물먹다, 실격하다, 이게 다 시험에 떨어지는 거지 않습니까? 이런 종류의 유의어가 같은 뜻으로 쓰인다는 것을 문장 중에. 컴퓨터가 이해를 하려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서 입력을 해놓으면 훨씬 효과적이겠죠. 그러다 보니까 원래 옛날에 IBM 왓슨 컴퓨터라고 미국 TV 제퍼디 퀴즈쇼에서 사람하고 시합해서 이긴 적이 있었어요. 우리나라는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라고 2014년인가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서...


▷국가사업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네요. 엑소브레인이라고.

▶네, 장학퀴즈에 나가서 퀴즈왕 4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데이터베이스의 단어는 아니지만 일부 기초 데이터베이스로 들어가게 된 거죠.


▷그랬군요. 조금 더 얘기 이어가고 싶은데 시간이 다 돼서 한글사전 제작에 전념해 온 김기형 주식회사 낱말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김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0-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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