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일 신부 "사형제는 국가 차원의 보복…폐지는 세계적 흐름"

[인터뷰] 현대일 신부 "사형제는 국가 차원의 보복…폐지는 세계적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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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10-08 19:19
▲ 지난 2018년에 열린 사형폐지 기원 콘서트 모습 <자료사진>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현대일 신부(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흉악범죄 보도될 때마다 사형제 찬성 여론 높아져

사형제 범죄억제 실효성 없어…사회안전망, 재발방지가 중요해

사형제 폐지, 인권 관점에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

10일 세계사형폐지의날 맞아 사형폐지 기원 콘서트


[인터뷰 전문]

모레죠, 오는 10일은 세계 사형폐지의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법으로 완전히 폐지되진 않았지만 22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가인데요.

가톨릭교회의 끊임없는 외침도 보탬이 됐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날 사형제도 폐지 기원 콘서트가 열리는데요.

콘서트를 함께 준비해온,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 신부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대일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가톨릭교회가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게 언제부터입니까?

▶오랫동안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요. 99년서부터 주교회의정의평화위원회 그리고 2001년부터는 산하에 사형폐지소위원회를 구성해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랬군요. 교회가 15대 국회부터 현재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들에게 사형폐지입법발의 서명도 받아왔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해마다 전국을 다니면서 사형폐지 기원콘서트를 해오셨는데 사형제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 인식 변화가 있는 거로 느껴지십니까?

▶사실 사형제에 대한 국민인식은 흉악범죄 소식에 따라서 유동적입니다. 흉악범죄가 언론에 노출되고 자극적으로 묘사될수록 국민들은 사형시켜 버려야 된다, 죽여 버려야 된다고 나오죠. 그런데 그럴수록 우리 종교인들은 더 굳건하게 인권의식이나 생명 존중에 대해서 굳건한 의지를 표명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씀이 나왔으니까 이른바 고유정 사건 또 최근에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종 후에 사형을 시켜라 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기도 한데요. 신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흉악범죄 사건이 있을 때마다 사형집형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는 현상 이건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언론이 자극적으로 쓰고 그다음에 그러니까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 마음에서 국민들이 그렇게 하는 것 같은데 그러더라도 반대로 생각한다면 사형제가 있다고 해서 피해자가 다시 돌아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너무나 안타깝지만 오히려 우리가 생명을 존중하고 인권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사형제를 폐지를 하고 오히려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게 생명의 존중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사형제를 존치시켜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보면 다른 사람의 생명권을 빼앗았기 때문에 살인범의 생명권을 국가가 보장해 줄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과 논리잖아요. 그렇다면 사형제 폐지의 당위성을 다시 한 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범죄의 억제력 얘기를 많이들 하는데 범죄의 억제력이라는 자체가 세계적으로 그것이 효용성이 있지 않다고 얘기가 되는 것이 현실이고요. 사실 범죄자가 어떤 범죄를 지을 때 나는 이거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이렇게 하면 15년형이네, 이렇게 하면 무기네, 이렇게 하면 사형에 걸리네라고 하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나는 안 걸린다고 생각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 때문에 사실은 범죄의 억제력이 있다고 하는 것은 효용성이 없고요.

사실은 국가가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렇게 사형제를 시행하기 보다는 사회안전망 확보 그리고 피해자를 어떻게 하면 더 보호할 수 있을까. 보상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노력을 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그렇지 않고 사형을 해버린다면 국가가 보복하는 깡패조직과 같은 것이고 그러한 국가에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청부살인하는 사람들과 동일해질 수밖에 없죠.


▷국가가 살인범일지라도 생명을 앗아가는 합법적인 살인일 수밖에 없다.

▶보복하는 것이잖아요.


▷교회가 올해 2월에 사형제도를 규정하는 형법조항의 위헌 여부 가려달라고 헌법소원을 냈었는데요. 이미 두 차례나 위헌 여부 심판을 청구한 적이 있고 둘다 합헌 결정이 내려졌는데 이번 세 번째 심판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헌법재판관들 청문회를 보면 모두들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을 지적을 하셨죠. 단순히 헌법재판관 몇 명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인권감수성,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형성이 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해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서 정부가 사형제중단 공식선언을 준비했고 내심 가톨릭교회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법무부 등 유관 부처들이 국가인권위원회 공고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결국 불발이 되고 말았는데 이유는 여론과 국민법감정을 고려해야 해서 지금 당장 사형제를 없애기는 어렵다는 게 아니었습니까? 이런 정부의 입장도 안타까운 면이 있어요. 신부님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인들 아무래도 선거 지지율 신경을 쓰겠죠.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츰 분명히 변할 것이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형제 폐지는 인권적인 관점에서 볼 때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부님께서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가 더 많습니까?
얼마나 됩니까?

▶사형제 폐지한 국가 106개 국가이고 실질적인 사형폐지국까지 하면 142개국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등의 7개 국가에서만 군 형법에서, 군사적인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사형을 규제하고 있는 것이죠. 굉장히 많은 국가에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나라도 모든 국민들이 사형제를 반대해서 폐지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사형폐지 국가가 되기까지 대체로 어느 정도나 시간이 걸렸는지 혹시 파악해 본 게 있으세요?

▶나라마다 다 다르죠. 상황이 다 다르고. 예를 들어서 프랑스 같은 국가는 여론이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미테랑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결정을 했고 그 뒤에 여론은 따라서 지지를 하게 되고 우리가 알듯이 프랑스는 인권국가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여론만 의식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인데 생명권에 대해서 여론에 따라서 하고 안 하고는 맞지 않는 상황인 것이죠.


▷제가 알기로도 OECD 국가 중에는 미국, 일본, 한국 이렇게 사형제도 폐지를 안 하고 있다는데 이런 것까지 동맹 맺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사실이죠, 신부님. 올해 사형폐지 기원콘서트는 어디에서 어떤 내용으로 진행이 됩니까.

▶내일 모레 10월 10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을 맞아서 명동 들머리 앞마당에서 가을밤에 멋진 콘서트가 이루어집니다. 이은미, 자전거 탄 풍경, 여러 유명한 가수들과 함께 공지영 작가님 모시고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공지영 작가와 대담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하셨으니까 어떤 이야기를 좀 나누실 생각이세요.

▶공지영 작가님이 17년째 매달 한 번씩 사형수들을 면담하면서 계시거든요. 사실 많이 알듯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사실은 그러한 면담 통해서 봉사활동 하면서 이루어진 것이고 그 작품 썼다고 그냥 면담이나 봉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오시면서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사형수들 그리고 그 이야기들 그리고 우리 종교인들의 책임, 그다음에 사람에 대한 인식전환 그런 이야기를 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수 이은미, 자전거 탄 풍경, 공지영 작가와의 대담도 있으니까 꼭 같이 참여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이신 현대일 신부님 만나봤습니다. 신부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0-08 19:1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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