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훈 "미세먼지 다량 배출하는 금속·제철산업 특화된 해결책 나와야"

[인터뷰] 박훈 "미세먼지 다량 배출하는 금속·제철산업 특화된 해결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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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10-08 19:07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훈 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박훈’ 연구위원과 함께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이제 완연한 가을이 됐는데요. 여름 동안 잊고 있었던 미세먼지 농도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 여름보다 가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요?

▶최근 4년, 그러니까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우리나라 월별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확인해보니 7월부터 9월까지, 즉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가 1년 중에 가장 미세먼지가 적었습니다. 최근에 비가 자주 내려서 실감은 잘 안 나시겠지만 예년 기준으로는 10월부터 서서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집니다.

아무래도 점점 추워지니까 우리나라와 주변국에서 난방연료 소비가 늘어나고 대기정체도 증가하는 데 영향을 받습니다. 참고로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기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입니다. 3월은 봄이 되어도 여전히 춥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는 달입니다.


▷미세먼지가 정말 심했던 3월이 떠오르는데요. 그일 때문에 정부에서 미세먼지를 전담하는 범국가기구까지 출범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지난 3월 초 1주일 동안 계속된 고농도 미세먼지에 전국민이 고통받지 않았습니까. 정부에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는데요. 3월 8일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반기문 전유엔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범사회적 기구 설립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했고, 대통령이 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뉴스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많은 국민의 기대를 안고 4월 29일에 출범한 대통령직속위원회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줄여서 국가기후환경회의입니다. 3월 말에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한 반기문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 기회’로 생각한다는 굳은 각오를 밝히면서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반기문 위원장이 “좀 과격하다 싶을 정도의 담대한 ‘쇼크 테라피’, 즉 충격요법에 해당하는 단기 대책을 9월까지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대책이 지난주에 발표됐죠?

▶네, 반 위원장이 하신 말씀대로, 9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주 월요일에 충격요법이 공개됐습니다. 공식적인 제목은 ‘국민이 만든 미세먼지 대책, 국가기후환경회의 국민정책제안’입니다. 보고서 분량이 270쪽이 넘는데, 지난 다섯 달 동안 500여 분의 국민정책참여단과 130여 분의전문가가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했을지 어느 정도 상상이 됩니다.


▷미세먼지 대책은 그 이전에도 여러 번 발표됐었는데요. 지난 3월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지면서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국민정책제안’에는 과연 그 효과를 기대할 만한 정책이 있나요?

▶정부도 억울하긴 했을 겁니다. 2016년에 발표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2017년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2018년 말에 나온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까지, 제목만 들어도 뭔가 점점 더 강한 대책이 시행되고 있었고, 그 덕분인지 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는 전국적으로나 수도권에서나 2016년부터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은 오히려 증가하고, 농도 최고치도 더 악화하니 정부 정책이 신뢰를 받지 못했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정책을 살펴보니, 제대로 시행만 된다면 정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감소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떤 대책이 그런 기대를 불러일으켰는지 궁금한데요?

▶가장 주목할 만한 대책은 석탄발전소 가동 중지입니다. 가장 최근 통계를 보면요.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초미세먼지 발생량의 10%인 34,700여 톤이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왔습니다. 단위사업장 중에서 가장 큰 배출원입니다. 석탄을 쓰는 지역난방설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 석탄화력발전소가 58기 있는데, 겨울에는 그 중 최대 14기,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3월에는 최대 27기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합니다. 전체 석탄발전소의 절반 가까이 멈추고, 나머지 석탄발전소도 출력을 20% 낮추겠다니 상당히 강력한 정책입니다.

또 하나 기대 이상으로 강력한 정책은, 수도권과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서 12월부터 3월 사이에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고농도 주간예보 시에는 차량 2부제도 병행하는 대책입니다. 우선 5등급 차량이 적지 않습니다. 규제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생계형차량을 제외해도 114만대 정도입니다. 또 서울에서는 중구와 종로구만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하고 오는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막을 예정이었는데요. 그 대상 지역이 훨씬 넓어집니다.

서울 중구와 종로구는 인구가 28만 명이 안 되지만, 이번에 발표된 정책을 따라야 하는 행정구역의 주민등록인구가 4천만 명이 넘으니 반 위원장의 말대로 ‘충격요법’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석탄발전소는 공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불만이 있어도 국민정책 제안을 따를 것이라 기대됩니다만, 100만대가 넘는 5등급 노후차량의 운전자들은 반발하지 않을까요?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이런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데는 국민정책참여단의 의견조사 결과에 힘 입은 것 같습니다. 국민정책참여단은 전체의 95%가 12월부터 3월까지 넉 달을 계절 관리제로 지정·관리하는 데 찬성했을 뿐만 아니라, 87%가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을 지지했습니다. 일반국민 중에서 선정된 참여단의 정책지지도가 이렇게 높다고 하니 노후차량 운전자들도 운행제한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목표가 제대로 이뤄져서 내년에는 3월에도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이번 국민정책제안에서 아쉬운 점은 없었습니까?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보도자료에도 나오지만, 산업 부문은 전체 미세먼지의 41%를 배출합니다. 그런데 산업 부문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의 52%가 ‘제1차 금속산업’과 ‘제철제강업’에서 나옵니다. 이렇게 국가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의 21%를 발생시키는 ‘제1차 금속산업’과 ‘제철제강업’은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경북 포항, 전남 광양, 충남 당진 등에서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책제안에 포함된 산업 부문 대책 중 대표적인 것이 ‘고농도 계절 동안 배출허용기준 강화’와 ‘대형사업장 굴뚝 대기오염물질 측정결과 실시간 공개’ 등입니다. 산업 부문 전체로 봐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제1차 금속산업’과 ‘제철제강업’의 미세먼지 배출량 저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제철업체들이 고로의 대기오염물질을 방지시설도 없이 무단 방출했다가 적발된 적도 있는 만큼 나중에라도 정부에서 해당 산업 부문에 특화된 충격요법을 발표·시행하길 기대합니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정책이 제안된다는 얘기인 것 같으니, 다음 제안에서는 박훈 위원님의 아쉬움이 해소되면 좋겠네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박훈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0-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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