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원호 책임연구원 "무악동 일대 주거환경 열악…매입임대 확대해야"

[인터뷰] 이원호 책임연구원 "무악동 일대 주거환경 열악…매입임대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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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10-04 18:0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설립 20년 맞아 무악동 선교본당 주거실태 조사 발표

무악동, 행촌동 반지하 및 지하 주거지 여전히 많아

생명과 건강 위협, 주거 유형별로 단계적 개선 필요

주거취약계층 위한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해야


[인터뷰 전문]

인간에게는 누구나 적절한 주택에서 살 권리가 있죠.

우리나라도 지난 2015년 제정한 주거기본법에서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적지 않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빈민사목위원회를 중심으로 도시 빈민을 위해 세운 공동체 가운데 한 곳이 바로 무악동 선교본당인데요.

무악동 선교본당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최근에 주거취약계층 주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빈민사목 활동가이신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이원호 연구원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서울 종로구에 있는 무악동 선교본당에서 주거 실태조사를 벌이게 된 계기나 취지는 무엇인가요?

▶본래 선교본당이 가난한 지역을 선택해서 그 지역 안에서 가난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고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무악동 선교본당에 있는 무악동 행촌동 지역도 인왕산 남서쪽 자락에 위치해 있어서 과거부터 전형적인 달동네였습니다.

그런데 그 달동네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한 선교본당이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지금은 과거처럼 무허가나 판자촌이 즐비한 달동네는 아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게 지역의 가난한 주거취약계층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 실태를 조사해서 지역사회랑 공유하면서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선교 본당의 중요한 설립목적 가운데 하나가 가난한 이들의 주거문제 해결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 실태조사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진 겁니까?

▶제안이 온 건 재작년 하반기였던 거고요. 도시연구소랑 이 설문조사를 기획하는 일들을 같이 하면서 작년 초부터, 봄부터 조사가 이루어졌고 실제로 조사는 선교본당 산하에 있는 독립문 평화의 집 활동가들이 일일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기간이 좀 오래 걸렸죠. 한 1년 6개월 정도 걸려서 진행했습니다.


▷그러셨군요. 혹시 그러면 이원호 연구원님께서도 직접 300여 가구를 일일이 방문을 하신 건가요?

▶저는 그중에 일부를 인터뷰하기 위해서 같이 방문을 했었고요.


▷그러셨군요. 무악동의 현황을 보니까 전체 3000여 세대 가운데 430여 가구 그리고 행촌동은 2300세대 가운데 2000여 가구가 단독,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라고 하던데요. 주거복지차원에서 본 주거 실태조사,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곳이 지금은 종로구 무악동 행촌동이지만 과거에는 서대문구 현저동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저동 하면 기억하시는 분들이 달동네가 즐비했었고 현저동 재개발과 관련된 과거의 투쟁들, 다툼들이 있었던 곳이죠. 이게 현저동이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주거형태의 변화가 많이 있었고요. 이 무악동 같은 경우는 이미 90% 이상이 아파트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행촌동은 서울 성곽문화유산 때문에 여전히 경사가 높고 구릉지대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밀집돼 있는 형태로 형성되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까 기존의 가난한 사람들이 달동네 개발로 해체되면서 그들 중의 일부가 주로 바로 행촌동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 반지하로 이동을 하게 되었고요.이번 조사에서도 이러한 지역의 주거취약계층 조사를 하다 보니까 주로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거실태조사를 통해서 반지하 또는 지하 주거문제가 재조명됐다고 들었는데요. 건축법이 처음 제정됐을 때는 반지하나 지하거주가 법으로 금지됐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주거지로 쓰이게 된 겁니까?

▶1962년에 건축법이 제정됐을 당시에는 지하주거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박정희 정권 시절에 1970년부터 일종의 안보적 조치라고 하죠. 전시 대피용 방공호 설치가 70년부터 의무화됐고요. 사실상 반공호가 주거로 사용된 건데 이게 75년부터는 지하주거가 합법화되고 그러면서 단독주택의 반공호의 가난한 사람들이 세를 내고 살면서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고요.

이게 1980년대에 주택 부족 문제가 당시에 굉장히 심각했는데 그러다보니까 84년부터 정책적으로 다세대 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을 도입했고 이런 다세대 다가구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지하층을 건설하는 기준들을 대폭 완화하면서 사실상 그때 촉진된 다세대 다가구 주택마다 반지하들이 들어서게 됐고 가난한 사람들의 공식 주거로 확산이 됐던 겁니다.


▷우리가 흔히 반지하다, 지하방이라고 부르기는 합니다만 건축법에 규정된 반지하 지하개념은 다를 것 같아요. 차이가 있죠?

▶바닥면에서 지표면. 땅 지표면까지 높이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데요. 바닥에서 지표까지의 높이가 해당 층의 절반이 안 되면 반지하인 거고 절반 이상이 되면 지하로 구분이 됩니다.


▷말 그대로 반지하네요. 지방보다는 아무래도 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 수도권에 반지하나 지하 주거지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전국적으로 혹시 반지하나 지하 주거지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된 게 있습니까?

▶2015년에 인구주택총조사 했던 거에 따르면 전국의 반지하 지하 포함한 지하주거 가구가 36만 4000가구입니다. 그런데 그중에 서울이 62%에 해당하는 23만 가구가 살고 있고요. 수도권까지 합하면 서울, 경기지역으로 전국 지하주거의 90%가 서울, 경기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말씀하다 보니까 영화 <기생충>이 생각이 납니다. 송강호 씨 가족이 살던 반지하가 생각이 나는데요. 반지하나 지하에 주거 공간이 있을 경우에 주거복지차원에서는 어떤 문제점들이 심각하다고 보고 계시는 겁니까?

▶영화 <기생충>에서도 드러난 반지하 문제는 냄새나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이런 문제가 영화 속에 드러나기도 했었죠.


▷냄새 문제가 영화 징면의 한 모티브가 됐죠.

▶반지하 주거의 가장 큰 문제를 얘기하자면 저는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주거환경이라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워낙 지대가 낮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보여주듯이 집중호우 시에 침수가 되는 자연재해의 위험에 노출돼있기도 하고요. 지상층에 비해서 공기 이동이 제한적이다 보니까 환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햇볕도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채광이 부족하고 이게 땅속에 어쨌든 주거가 있기 때문에 벽면 온도가 낮아져서 결로가 발생하기 쉽고 그러다보니까 습도가 높고 곰팡이와 세균이 쉽게 번성해서 상당히 건강히 심각하게 위협하는 거죠. 특히 최근들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1급 발암물질 라돈 같은 경우가 일반 주택에 비해서 반지하에서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말씀 들어보니까 역시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주거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니까 말씀이 나왔으니까 생각되는 게 우리나라의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게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 최저주거기준 어떤 기준들을 말하는 겁니까?

▶현행의 최저주거기준은 최소 면적에 대한 기준. 1인 14m² 최소 면적에 대한 기준이 있고. 필수적인 설비기준이 있습니다.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돼 있냐. 수세식 화장실이나 목욕시설이 있느냐. 이런 설비기준이 있고요. 그리고 구조 성능 및 환경기준이라고 해서 채광이나 소음, 악취 등과 관련된 기준이 있기는 한데요. 일단 이 문제는 최저주거기준 준수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는 않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가 아까 얘기했던 면적기준이나 필수설비기준이 구조성능, 환경기준이 있지만 사실 면적기준 외에는 명확한 측정기준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정부가 주거실태조사를 하더라도 반지하 같은 경우가 대부분 채광이나 습기 이런 문제들. 구조성능 기준에 미달하는 주택들이 대부분 인데 정작 구조성능 기준과 관련해서는 최저주거기준에서 `현저한` 등 추상적인 표현으로 돼 있다 보니까 실제로 실태 조사할 때도 구조성능기준 조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거공간에 산다는 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여건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른바 주거취약계층의 특징, 어떤 점들이 있다고 봐야 됩니까?

▶사실 그분들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거공간에 거주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 부담 때문인 거죠. 소득이 낮고 주거비는 높기 때문에 그나마 적은 돈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찾게 되는 거고. 그게 사실 일반 민간인들 주택시장에서는 진입할 수 없는 분들은 쪽방이나 고시원 같은 이른바 비주택을 선택하게 되는 거고.

주택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주거공간이라고 하는 반지하나 옥탑을 선택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 이런 주거가 당장은 적은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주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택의 상태에 비해서는 전혀 저렴하지 않은 비싼 주거 공간이기도 한 거죠. 그런데 이분들의 경제적인 상황에서는 그런 주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정부가 주거안정의 핵심 축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주요 핵심과제로 내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주택자는 물론 이고 주거취약계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실제로 올해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도입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80년도 철거민들의 투쟁들이 있었고 그 결과로 89년에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시작된 건데요. 지난 30년간 저도 그나마 정부가 주거정책의 일환으로 이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고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사실 절대적인 물량이 굉장히 부족하죠. 지금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가 전체 주택의 5% 내외에 불과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지 못하는 대다수의 저소득측은 민간임대주택시장에서 집을 구할 수밖에 없는데 민간임대주택시장의 전월세는 사실 통제장치가 없다 보니까 날뛰는 전세시장에 대해서 주거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까 열악한 주거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한다고 보세요?

▶사실은 이런 것에 대한 쉽고 정확한 정답은 있지는 않겠죠. 일단 먼저는 정확한 실태가 파악될 필요가 있는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최저주거기준의 구조성능기준이나 생활환경과 관련된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까 실제로 적정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기준을 마련해서 실제로 열악한 최저 주거기준미달 가구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일단 가장 중요하겠고요. 실태파악을 통해서 주거권의 관점에서 유형별로 주거의 유형별로 단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데요.

여전히 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가 가장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인데 특히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사회적인 관계망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로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분들 같은 경우는 기존의 생활권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그런데 지금 현재의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체제에서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공급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중에 하나가 기존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정부가 매입해서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임대주택이 정책에 있거든요. 이런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고요.

실제로 특히 이런 주거취약계층 문제가 발생한 도심권 내에 과거처럼 대단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건 어렵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결국은 기존 주택들을 최대 한 생활권 내에서 매입해서 공급하는 데 좀 더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가 최근에 정부랑 당정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과 관련된 합의를 하기도 했었는데 현재 2년마다 무한정 올려도 아무런 제약이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를 적용하고 갱신권을 통해서 장기거주할 수 있게 확대가 된다면.


▷4년까지는 보장하는 거로 돼 있더군요.

▶그것도 아직 논의단계인 건데 이러한 것들이 확대되면 가난한 사람들이 민간 전월세 주택에서도 반지하나 열악한 주거가 아니라 보다 안전한 주택에 저렴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전월세 시장에 대한 사회적 통제도 같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우리 사회 주거취약 실태와 개선 방안에 관해 견해 들었습니다.

이원호 책임연구원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0-04 18:0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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