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 지금] 이창욱 "교황, 모잠비크의 상처 보듬으며 `평화` 강조"

[바티칸은 지금] 이창욱 "교황, 모잠비크의 상처 보듬으며 `평화` 강조"

Home > NEWS > 가톨릭
최종업데이트 : 2019-09-11 18:00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창욱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정리하고 의미를 짚어보는 코너죠.

<바티칸은 지금>, 오늘도 이창욱 번역가님 나와 주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이창욱 펠릭스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지난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아프리카 3국을 사도적 순방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첫 번째 순방국인 모잠비크에서는 3일 동안이나 머무셨는데, 모잠비크는 어떤 나라입니까?

▶ 이번 순방은 교황님의 31번째 사도적 순방이죠. 먼저 모잠비크를 방문하셨는데요, 모잠비크는 국토의 절반이 거대한 숲으로 이뤄진 생물 다양성의 보고입니다. 교황님의 표현을 빌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훌륭하고 풍요로운 문화의 축복을 받은” 나라입니다. 모잠비크의 상황을 간략히 설명 드리자면, 지난 3-4월 모잠비크를 강타한 사이클론 ‘이다이’의 영향으로 수백 명이 숨지고 수천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지금도 1백만 명이 넘는 주민이 홍수 피해와 콜레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모잠비크에서는 17년 간 계속된 내전으로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달 전 모잠비크 정부군과 야당인 ‘모잠비크 민족저항운동(RENAMO)’이 서명한 평화협정을 통해 양측은 무장충돌 및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데 공식적으로 합의했습니다.


▷ 참 아름다운 나라지만 아픔도 많은 나라군요. 교황님의 일정에 대한 소식 전해주시죠!

▶ 9월 4일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투에 도착한 교황의 공식일정은 9월 5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잠비크 당국자, 외교단, 시민사회 대표단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평화와 만남의 문화를 조성하도록 촉구했습니다. 교황의 첫 화두는 “평화”였습니다. “폭력이 아니라 평화를!” “평화”라는 말이 공허한 슬로건처럼 들릴 위험이 있지만, 마푸투에서의 교황의 호소는 모잠비크 국민들 속에 가장 깊이 숨겨진 상처를 건드렸습니다.

교황은 모잠비크 순방 첫 연설에서 평화란 “전쟁의 부재일 뿐 아니라, 특히 더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자주 잊혀지거나 무시 받은 형제들이, 자신들이 조국의 운명에 대한 주인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의 존엄성을 재인식하고, 보장해 주고, 구체적으로 다시 찾게 해주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교황님께서 모잠비크의 젊은이들과 종교 간의 만남에서도 연설을 하셨다고 하는데, 어떤 메시지인가요?

▶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고 꿈꾸기를 청하면서 희망에 다시 불붙이길 원했습니다. 축구와 육상경기에서 각각 성공한 모잠비크 운동선수 두 명의 모범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에우제비우라는 축구선수와 육상선수인 마리아 데 루르데스 무톨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실수를 두려워 마십시오! (...) 우리를 멈추게 하는 실수에 넘어지지 마십시오.”라고 강조했습니다.


▷ 마푸투 주교좌성당에서 주교, 사제, 남녀 수도자, 신학생과 교리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는 교황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 이 연설에서 교황님은 ‘사제와 수도자의 정체성’, ‘신앙의 토착화’, ‘봉사정신’, ‘만남의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특히 교황님은 루카복음서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와 마리아에게 선포된 잉태 예고를 비교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는 예루살렘에서 일어났고, 예수님의 탄생 예고는 작은 나자렛 마을에서 일어났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사제인 남자에게 주어졌고, 마리아의 경우 탄생예고의 대상자는 평신도인 여인에게 주어졌습니다. 교황은 이러한 변화 안에서, 우리의 깊은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자렛으로 돌아가는 것은 사목자-제자-선교사로서 우리 자신을 쇄신하고, 정체성의 위기를 직면하기 위한 길이 될 수 있습니다.”


▷ 나자렛으로 돌아가라는 것은 결국 부르심의 장소로 돌아가라는 뜻이겠군요.

▶ 그렇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피앗”, “네”라고 응답했던 시점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는 가운데 지칠 정도로 피곤해지면 그게 바로 성화의 길이라고 말하면서, 사제들의 노고는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역량”에 연결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아울러 사람들에게 먹히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성찬식 때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하는 말을 되뇌듯이 먹히는 존재, 먹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밥이 되라’고 하시던 김수환 추기경님 말씀이 새삼 떠오릅니다.

▶ 정확하게 그런 뜻입니다! 끝으로 사촌 엘리사벳의 집으로 달려갔던 성모 마리아의 발걸음을 떠올리면서 ‘만남, 대화, 봉사’의 필요성, 특히 “만남의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 모잠비크를 떠나 마다가스카르로 이동하기 앞서 마푸투 소재 짐페토 경기장에서 미사를 거행하셨는데요, 미사 강론의 요지는 어떤 겁니까?

▶ 교황님의 말씀을 요약하면, 우리의 미래는 소위 “폭력의 평등”이라는 것에 바탕을 두는 것이 아니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동태복수법 같은 복수와 증오와 부패 위에 기반을 두지 않아야 합니다. 대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위에 그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증오와 복수가 한 국가의 원동력이 될 수 없습니다.” 평화로운 미래에 희망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부패나 정치적 개인적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게 필요합니다.


▷ 9월 6일 모잠비크 미사를 끝으로 오후에는 마다가스카르에 가셔서 국가 당국자들과 외교단을 만나셨고, 7일에는 가르멜 수도원에서 낮 기도를 바치신 다음 주교들과 만남, 젊은이들과의 철야기도 등으로 빡빡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월 8일 주일미사와 삼종기도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하셨겠네요? 주일미사 강론을 간략히 요약해 주시면요.

▶ 9월 8일 마다가스카르의 수도인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 외곽에 위치한 소아만드라키자이(Soamandrakizay) 교구 야영장에서 교황이 거행한 미사에 백만 명이 참례했습니다. 교황은 권력이나 돈의 추구, 클랜(clan: 가문)으로 이루어진 “작은 세상”에 갇히지 말고 삶의 중심에 ‘나’가 아니라 ‘하느님’을 모시고 형제들에게 마음을 열라고 권고했습니다.

스스로 갇힐 때 원한을 품고 불평하는 사람이 되고 부패로 이끌게 됩니다. 아울러 폭력을 위해 하느님의 이름이나 종교를 정당화해서는 안 되고 권력, 커리어, 돈의 거짓된 안정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새 생명의 기쁨을 추구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날 복음에 나오는 말씀이죠.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 포기하고 십자가를 지는 삶은 주님과 만나는 기쁨의 빛에 비추어볼 때만 의미를 가진다고 했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을 들어보실까요?


[프란치스코 교황]

“주변을 바라봅시다. 얼마나 많은 남녀노소가 고통을 겪고 있으며 모든 것을 완전히 빼앗겼는지요! 이는 하느님의 계획에 속한 것이 아닙니다. 형제애의 정신이 승리하도록, 그리고 자신의 존엄이 이해되고 수용되며 인정받게끔, 각자가 사랑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교만한 개인주의와 우리의 닫힌 마음에 죽으라는 예수님의 이러한 초대가 얼마나 시급합니까! 형제애의 정신은 그리스도의 열린 옆구리 상처에서 흘러나오고, 바로 거기서 우리는 하느님의 가족으로 태어납니다.”


▷ 이날 오후에 마다가스카르의 사제, 수도자, 신학생과 만나셨고 9월 9일에는 모리셔스로 이동하셔서 사람들을 만나고 미사를 봉헌하신 다음 9월 10일에 귀국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네, 그렇습니다. 계속되는 바쁜 일정을 다 소화하셨는데 교황님은 그야말로 평화의 사도로 평화의 씨앗을 아프리카 대륙에 뿌리신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를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이창욱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9-11 18:0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