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2등 시민’ 홍콩 시민의 분노...`송환법` 철회후에도 계속"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2등 시민’ 홍콩 시민의 분노...`송환법` 철회후에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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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9-06 19:12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홍콩에서 석 달 넘게 ‘범죄인 인도 법안’, 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졌죠.

결국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결정의 배경과 앞으로 진행 상황에 대해 <국제 이슈브리핑>에서 살퍄보죠.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연결합니다.


▷문희정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완전히 철회하겠다고 발표를 했죠?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홍콩 상황부터 전해드리게 됐는데요

지난 6월 9일 103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던 범죄인 인도 법안, 일명 송환법을 완전히 철회하겠다고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 25일 전격 발표했습니다. 람 장관은 사전 녹화된 TV 연설을 통해 "홍콩인들의 우려를 완화하고,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공식적으로 송환법을 철회한다"고 선언했는데요.

더불어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자신과 모든 부처장이 이달부터 사회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사회적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한 독립적 조사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홍콩 정부의 입장이 상당히 강경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발표를 한 배경은 뭘까요?

▶발표에 앞서 람 장관은 오후 4시부터 자신의 관저에서 친중파 입법의원 43명 전원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쪽 대표단을 불러 결정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날 중국 국무원 산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법은 평화로운 시위를 허용한다”며 이전의 강경한 입장에서 약간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고 기다렸다는 듯이 람 장관의 송환법 폐기 선언이 나온 겁니다.

어차피 중국 중앙정부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 람 장관이기 때문에 이번 발표 역시 람 장관 스스로의 판단이라기보다는 중국 중앙정부와의 협의 하에 나온 결론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시위대 중에서 온건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꼼수로, 시위대의 분열을 노렸다는 분석도 있고 시위의 명분이 된 송환법 정도를 양보하는 선에서 시위대 달래기에 나선 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중앙정부 역시 시위대에 어느 정도 굴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일부 언론에서는 시위대가 승리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송환법 완전 철회 선언은 중국 정부의 양면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시위대가 이를 받아들여 시위가 잠잠해진다면 중국 정부 역시 국제 사회의 비판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거고요. 만약 시위가 더 격화된다면 송환법 완전 철회 선언이 중국의 무력 개입을 위한 명분 쌓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원칙적으로 시위가 촉발된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시위를 계속하는 시민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민데요. 실제로 홍콩 시민들이 람 장관의 발표가 너무 늦었고 송환법 완전 철회 정도로는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타나자 중국 관영 언론 쪽에서는 홍콩의 폭력 시위를 부각시키면서 강력한 법 집행이 진행돼야 한다는 논조의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왜 람 장관의 발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건가요?

▶사실 처음 시위를 촉발시킨 명분은 송환법이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홍콩 시민들을 폭발시킨 불씨에 지나지 않습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지난 22년 간 홍콩 시민들의 삶이 중국 중앙정부와 본토인들에 의해 점점 파괴당하면서 쌓였던 불만이 송환법에 의해 폭발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송환법이란 홍콩 정부가 중국,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인데요.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법안 추진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해왔습니다.

다시 말해 송환법으로 시작된 시위였지만 더 이상 송환법 완전 철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람 장관이 간과했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한 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시위의 양상은 송환법 반대를 넘어 전반적인 홍콩의 민주화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그런데 홍콩 시민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와 본토중국인들에 의해 어떤 피해들을 입었던 건가요?

▶한 마디로 끝없이 밀려드는 본토인들 때문에 원래 홍콩에 살고 있던 시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2등 시민’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홍콩에서 영주권을 얻은 중국인이 전체 홍콩 인구의 10% 수준인 70만 명에 육박하면서 일자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최저임금도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본토의 막대한 자금이 홍콩에 유입되면서 2003년 이후 400% 넘게 상승한 홍콩의 주택가격은 20평짜리 아파트가 20억 원을 넘어서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홍콩 공공주택 임대 역시 홍콩 사람은 6~7년이 걸리는 반면 중국인은 1~2년 짧은 시간 안에 받는 등 홍콩 안에서 홍콩인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때 친중파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들어와 홍콩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지금은 한 해 5천만 명이 넘는 본토 관광객들로 인해 오히려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관광객 증가로 이득을 보는 것은 임대주와 기업들뿐이고 일반 시민들은 더 혼잡해진 도시 상황과 임대료 급등, 생활 여건의 악화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반중국 정서가 커지는 상탭니다.


▷당분간은 홍콩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군요. 두 번째 소식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얘기라고요?

▶그렇습니다. 우리 나라와 거리상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 관심이 잘 가지 않는 곳이기도 한데요. 이 곳에서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반정부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18년 동안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911테러 기억하실 텐데요 지난 2001년 미국 본토가 공격받는 초유의 사태에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911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했고 그가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에 신병을 인도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당시 불법적으로 아프간 정권을 잡고 있던 탈레반이 이를 거부했고 미국이 침공해서 발발한 것이 바로 아프간 전쟁입니다.


▷간간히 국제뉴스에서 아프간 소식을 듣고는 했는데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요?

▶일단은 미국 측이 탈레반을 몰아내고 합법적인 아프간 정부가 세워졌습니다. 문제는 탈레반이 다시 무력으로 전 국토의 60% 가량을 점령해 여전히 세력 확장 중에 있다는 겁니다. 좀처럼 승리로 끝낼 수 없는 전쟁에서 하루 빨리 발을 빼기를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시작했는데요. 9차에 걸친 협상 끝에 드디어 지난 2일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아프가니스탄 평화 특사가 양측이 평화협상 초안에 합의했다고 선언했습니다.


▷평화협상 초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현재 1만 4000명 규모인 미군이 1단계로 135일 이내에 병력 5400명을 철수하고 5개 기지를 폐쇄하는 핵심 내용이 있고요. 단, 미군 철수 후에도 탈레반은 알카에다 잔존 세력이나 이슬람국가(IS) 등 무장 테러 단체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근거지로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약속하는 조건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할릴자드 특사는 “이번 합의의 목표는 종전이 아니며, 공식적인 휴전협정은 없다”면서 “아프간에서 종전은 아프간인들 사이의 협상에 달려있다”고 밝혔는데요. 다시 말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어디까지나 내전이기 때문에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협상을 통해 종전이나 휴전을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얘기를 듣다보니 미국이 합법적인 아프간 정부를 빼고 무장단체인 탈레반과 합의를 했다는 게 좀 이상한데요?

▶맞습니다. 당초 미국은 전쟁 상대인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모두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원했고 아프간 정부 역시 "정부와 탈레반이 협상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하지만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를 불법정권으로 간주하고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협상 일체를 거부했고 이런 탈레반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이번 평화협상에서도 아프간 정부는 배제된 겁니다.

따라서 휴전이나 종전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협상에서 결정하라고는 했지만 과연 협상이 제대로 이루이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고요. 평화협상 초안에 합의한 당일과 현지시각으로 5일 탈레반이 배후를 자처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미국 민주당이 관련 청문회를 열겠다고 압박하는 등 미국 내부에서조차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아직까지 아프간의 평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아프간 정부와 미국 국가안보 관계자 사이에서는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이 새로운 내전 상태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고요. 아프간 현지 매체인 톨로뉴스도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의 결과로 지난 2001년 미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축출한 이후 18년 간 이룬 성과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아프간 내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강행하는 이유는 뭔가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아프간 철군을 주장해 왔습니다. 7년 전 "아프간 전쟁은 완전히 낭비"라든지 6년 전 "즉시 아프간에서 철수해야 한다" 등 일관되게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습니다. 사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자신의 임기 내 아프간전 종료를 천명하고 2010년 최대 10만 명에 이르렀던 주둔군을 줄이고 치안 유지 책임을 아프간 군·경에 이양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의 유일한 패배, 가장 큰 치욕으로 남아있는 베트남전 때의 엄청난 국력 손실과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상황이 아프간전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지금까지 미국의 아프간전 비용은 1조 달러(1,216조 원)를 웃돌고 제대군인원호법에 따라 전역병들에게 투입해야 할 비용 등을 감안하면 ‘3조 달러 짜리 전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미국 잡지인 애틀랜틱은 미국인들이 “아프간전은 미국의 패배로 끝나는가”라는 물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네,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소식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9-06 19:1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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