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지원 "5.18 진상규명 보고서조차 없어...국가 폭력 계속되는 상황"

[인터뷰] 명지원 "5.18 진상규명 보고서조차 없어...국가 폭력 계속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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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8-14 18:5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명지원 광주트라우마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18 왜곡 폄훼가 더 큰 피해로 이어져

명확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 사회적 정의 실현돼야

국립 국가폭력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위한 특별법 제정 시급


[인터뷰 전문]

지난 2012년 국가폭력 생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국내 첫 치유센터로 출범한 곳, 바로 광주트라우마센터입니다.

그동안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18민주화운동 등 국가폭력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일상으로의 회복을 돕고 고문 방지 등과 같은 인권증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요.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내년부터 국립으로 격상시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광주트라우마센터 명지원 센터장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명지원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센터장으로 임명된 지가 아직 채 한 달이 안 되셨다고 들었어요. 언제 임명되신 겁니까?

▶7월 마지막 주니까 29일.


▷한 달 다 되셨네요. 소임을 맡게 된 소감이 어떠세요?

▶많은 축하인사를 받고 있습니다만 어깨가 무겁습니다. 저희 센터가 현재 국립 전환과 센터건립의 과제를 해결해야 되는 시점입니다. 지금처럼 생존자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맡겨진 센터장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출범한 게 2012년이고요. 처음부터 인연을 맺고 일해오신 거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제가 2006년 5월 어머니집이라는 5월 어머니들이 정말 자녀와 또는 가족을 잃고 모진 세월을 견뎌 오면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진상규명 활동을 해오시고 그러셨는데 마땅히 쉬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해서 어머니집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그때 제가 사무국장으로 2008년까지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5월에 어머니들을 만나보니까 그 고통과 그 깊은 한이 정말 크신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들어드리는 역할밖에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좀 더 깊이 있는 상담 공부를 통해서 도움을 드리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대학원에 가서 상담공부를 하게 됐어요. 그리고 동구건강지원센터에서 상담일을 하고 있었는데 2012년에 소식을 듣고 제가 그동안 배우고 경험한 것이 이분들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같이 하고 싶다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러셨군요. 광주시민들 모두가 그렇긴 합니다만 명지원 센터장님의 부모님께서도 특별하게 5.18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야말로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혹시 어떤 분들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버지가 전남대 영문과 교수셨습니다. 80년 당시 5.18민주화운동 당시에 시민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하시다가 잡혀가셔서 고문수사 받고 내란죄로 10년을 선고 받으셔서 옥고를 치르셨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당시에 기독병원 간호감독이셨는데 수많은 부상자를 치료하면서 집에는 거의 못 오셨고 이후에도 구속자 석방활동을 계속 하셨습니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18광주민주화 운동 생존자와 그 가족들만 치유하는 곳입니까?

▶그렇습니다. 저희 센터는 5.18민주화 운동처럼 군인, 경찰, 정보기관 등 국가기관에 의한 폭력으로 인해 심리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생존자와 가족의 트라우마 후유증을 치유하는 기관입니다. 2012년 10월에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출발했는데요. 처음부터 기존의 의료체계 모델을 따르지 않고 독립적인 조직으로 운영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성격 때문인데요.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 경우는 외상사건 당시에 고문, 부상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보다 이후의 감시와 통제, 폭도, 빨갱이로 매도되어 있는 사회적인 낙인감.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왜곡과 폄하에서 오는 2차, 3차 트라우마 후유증이 훨씬 더 심각합니다. 그래서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 치유가 개인적인 트라우마 치유와 함께 진실규명과 책임을 묻는 사회적인 정의실현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인권적인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희 센터에 그런 문의가 많이 옵니다. 일반적인 학교폭력이나 성폭력이나 또는 사회생활 속에서 오는 트라우마 치유가 가능한지 그러면 저희가 이런 설명을 드리고 다른 기관으로 연결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각 자치단체마다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어서요. 그런 곳 그리고 또 성격별로 성폭력이나 학교폭력은 거기에 맞게 치유기관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국가폭력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분들 물론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그 고통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합니까?

▶생명에 위협을 당하거나 다른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정신적,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되잖아요. 이러한 충격 후에 겪게 되는 스트레스 반응을 저희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은 시도 때도 없이 그때의 일이 떠오르고 또 그런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두렵고 불안해서 집중이 안 되고요. 또 분노, 죄책감,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 그리고 아주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지는 과각성 증상으로 살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에 집중하고 그런 것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충격을 경험한 후에 이러한 증상은 누구나 겪는 당연한 반응이고요. 문제는 이런 반응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치유를 해야 되는데요. 사람들은 보통 고통스러우니까 잊어버리려고 애를 써요. 그러면 그럴수록 더 또렷해지고 그래서 술이나 다른 대체물을 찾게 되면서 중독에 빠지기도 하고요. 그런 증상이 반복되면 자신을 탓하면서 무력감, 우울감으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안전하게 트라우마 기억을 다루고 그 의미를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다시 일상생활을 회복하게 되는데요. 저희 센터에 오시는 선생님들 주로 5월 관련자 선생님들이 많이 오시고 그 외에 국가폭력 생존자 선생님들도 오시는데 대부분 30여 년이 넘게 방치되어서 살아오셨기 때문에 굉장히 복합적인 그리고 그것이 결국은 가족에게까지도 피해를 주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마 센터에서도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떤 게 있는지 소개를 해주시면요.

▶심리적, 정신적 치유를 위해서 심리교육과 개인상담, 집단상담, 가족상담 같은 상담 프로그램하고 있고요. 또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예술치유 프로그램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체적 후유증 완화를 위해서 물리치료, 운동치료 프로그램하고 있고요. 증언치료 마이데이, 야외치유 프로그램 등 19개 정도의 치유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치유를 위해서 매달 치유의 인문학하고 있고 또 악몽과 가위눌림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꿈 작업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시네요. 그리고 인권증진이라든지 인권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면서요?

▶저희가 국가폭력과 트라우마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인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과 홍보활동을 중심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매년 5월에 국제회의를 개최해서 인식의 확대 그리고 아시아 지역 연대활동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고요. 6월에는 행사를 통해서 국가폭력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이런 것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캠페인활동을 하고 있고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는 지역인권단체들과 함께 시민들의 인권의식을 높이는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 센터를 통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치유를 받았고, 현재는 또 어떤 분들이 치유를 받고 있는 겁니까?

▶저희센터에 현재 등록해서 프로그램을 받으신 분이 570여 명되고요. 그중에 센터의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이용하신 분들은 380여 명 됩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5월 관련자 민주화 운동 관련자 선생님들이 80% 정도 이용하고 계시고 그 외에 저희가 이후에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분신하고 투신하시고 그렇게 했던 청년학생들의 가족들 저희가 민족,민주열사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그분들의 가족들 그리고 부마항쟁으로 고통당하셨던 분들 여수 순천 사건으로 고통당하셨던 분들 그리고 대전 아람회사건 등 또 조작간첩 피해로 고통당하신 가족들 다양한 국가폭력의 피해를 입으신 생존자와 가족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5.18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지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 진상조사위원회도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센터장님은 이런 상황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세요?

▶계속해서 국가폭력이 지속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생존자 선생님들의 1차적인 당시 사건보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후에 이런 과정이 훨씬 더 피해를 주는데요. 매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꾸 80년 당시로 소환당하고 있는 현재적인 삶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갖고 못하고 계속 트라우마 상황이 반복되어서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사실 치유자를 떠나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곡과 폄훼가 어떻게 보면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5.18당시 겪었던 트라우마가 사회적 차원에서 치유되려면 무엇보다도 당시의 진실이 오롯이 세상에 드러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만?

▶맞습니다. 이게 자꾸 왜곡과 폄훼가 반복되고 있는 게 국가차원에서 5.18진상규명에 보고서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가지 특별법을 개정해서 하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안 되고 있는데요. 명확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다음에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는 것이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실규명과 책임을 묻는 사회적 정의가 실현돼야 그분들도 치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광주트라우마센터가 내년부터는 국립 트라우마 센터로 격상이 돼서 확대 운영된다고 하던데요. 명실상부한 국립트라우마센터로 자리 잡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 또 앞으로의 역할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지금 저희가 내년부터 국비지원으로 현재 센터를 운영하는 것까지는 진행이 됐는데 저희가 국립트라우마센터로 가기 위해서는 법률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국립국가폭력 트라우마치유센터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태입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센터의 독립적인 자연 친화적인 독립건물을 지어서 안전하게 안정적으로 생존자 선생님들을 치유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렇군요. 지금까지 광주트라우마센터 명지원 센터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8-14 18:5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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