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주호 “ILO 협약 先비준 후 정부 입법안 다시 개정해야”

[인터뷰] 이주호 “ILO 협약 先비준 후 정부 입법안 다시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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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8-08 18:4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국제노동기구 ILO 핵심협약, 8개 중 4개 비준 안해

해고자도 노조 가입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 담겨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확대, 사업장 점거 파업 제한 등은 `개악`

노동기본권 개선하겠다는 협약이 노동권 후퇴시킬 수 있어


[인터뷰 전문]

국제노동기구,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을 공식 선언했던 정부가 협약 비준에 따른 구체적인 관련법 개정안을 최근에 공개했죠.

지금까지 노조 가입이 금지됐던 해고자나 소방관 등에도 노조 가입이 허가되는 등 이른바 `노조 할 권리`가 확대된 반면에 파업 시 직장점거 금지 등 경영계의 요구도 일부 담겼습니다.

정부는 균형 잡힌 대안이라 밝혔지만 노사 양쪽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연결해서 노동계 입장 좀 들어보겠습니다.

▷이주호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이주호입니다.


▷ILO 187개 회원국 가운데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에 관한 4개 핵심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나라가 우리나라와 중국 등 6개 나라뿐이라고 하는데요. 먼저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협약 내용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먼저 ILO라는 국제노동기구에 대해서 잠깐 소개를 해야 될 것 같은데요. 노동문제를 다루는 국제연합 산하의 전문기구인데요. 1차 대전 이후인 1919년도에 만들어져서 올해가 창립 100주년이 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 국제 사회의 보편적 노동기준을 만드는 것인데요. 그게 바로 오늘 이야기 주제인 ILO협약입니다.

이게 100년 동안에 189개를 만들었고요. 이중에서 반드시 비준해야 되는 것이 바로 8개 핵심협약이고 다른 말로는 기본협약이라고 하는데 한국은 이중에서 4개만 비준을 하고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4개가 바로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결사의 자유 협약과 강제노동 금지 협약입니다.


▷지금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으로서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것도 국제 사회에서 위신이 서지 않는 모양새인데. 그럼에도 정부가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사실 우리나라가 1991년도에 ILO 가입을 했고요. 96년도에 OECD 가입하면서 사실 말만하면 세계화, 말만하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외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유독 노동권에 관련해서는 그동안 무관심했고 잘 지켜지지 않더라도 관대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비준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국내법과 충돌된다, ILO협약이. 다시 말해서 국내법을 먼저 바꿔야 한다는 소위 말해서 선입법 후비준이라는 입장 때문에 비준이 미루어졌었고요. 결국 핵심은 정부가 의지가 없었던 거죠.


▷그렇게 보시고요. 지금 비준안 협약 지키지 않았을 때는 어떤 불이익이나 제재를 받게 되는 겁니까?

▶ILO협약은 단순한 권고지침은 아니고요. 국내적으로는 국내법과 똑같은 효력을 가지게 되고 조약에 의해서 국제법 효력도 발생을 합니다. 그래서 비준안 협약을 지키지 않았을 시에는 이행 권고를 하고 FTA 같은 자유무역협정 관련해서도 무역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고 또 ILO와 유럽연합의 비준 촉구 압박에 정부가 4개 핵심협약 비준 관련해서 구체적인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았는데.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어떤가요?

▶정부가 지난 7월 31일 입법예고를 했는데 주요 골자는 그동안 많이 알려졌던 것처럼 일단 노조가입 범위를 일부 확대했는데요. 실업자,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고 공무원 교원들의 노조가입 범위도 확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부의 개정된 부분도 있지만 사실 노동계가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 온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확대한다든지 사업장 점거 파업을 제한하는 이런 개악안이 포함됨으로 해서 저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는 지금 국내 노사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놓은 입법 예고안이다, 균형 잡힌 안이다, 이렇게 평가하지 않았습니까. 민주노총에서는 지금 노동 개악이다해서 강하게 비판을 하고 계신데, 어떤 면에서 그런지 구체적으로 짚어보시면요.

▶사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한다는 것은 노동기본권을 개선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오히려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는 명백한 노동법 개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희들이 가장 문제를 삼고 있죠.
구체적으로 보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리자고 하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요즘 세상이 1년이 무섭게 바뀌고 있는데 노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단체교섭의 권리를 3년마다 하라는 것은 노조활동을 엄청나게 위축시키는 거로 보여지고요.

그리고 작업장 점거 파업 금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금도 사실 파업을 하면 직장폐쇄가 가능하고 또 사용자에게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많은 권한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점거 자체를 막는다는 것은 결국 노동조합의 파업권 자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사용자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결국 직장점거 금지라든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했을 때 결국 유명무실한 노조를 만들기 위한 그런 계약이 아닐까 해서 저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연합이 한국과 EU 자유무역협정의 분쟁 해결 절차 최종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한 상태 아니겠습니까?
이번 개정안을 보니까 특수고용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이 빠져있다고 하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저희들이 이번에 노동법 개정안에서 가장 크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대목인데요. 사실 유럽연합에서 지난 7월 4일 날 한-EU, FTA에 따르는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하면서 구체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단결의 자유, 노동조합설립신고 관련한 노조법 조항을 구체적으로 지적을 했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 입법안에는 EU가 지적했던 택배나 퀵서비스나 이런 대리운전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설립신고제도가 모두 누락되었습니다.

그래서 설령 정부 입법안이 통과되더라도 EU와의 FTA 관련한 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도 벗어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는 경영자 총연합회에서는 해고자, 실업자, 노조가입. 또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을 금지하는 거.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완화하는 거. 이거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사실 노사협상이라는 것이 노사가 때로는 한 발씩 양보하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국제 수준의 노동 기본권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다시 말해서 ILO협약을 비준하고 거기에 맞게끔 국내법을 바꾸면 되는데 그런데 왜 경영계는 그것에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고요. 특히 해고자, 실업자들의 노조가입이라든지 노조전임자 임금을 노사가 자율 결정하는 것들은 모든 OECD국가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 글로벌 표준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사용자들한테 묻고 싶은 게 세계화 시대에 다른 분야에서는 다 국제 수준을 강조하면서 유독 노동권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대는 거에 대해서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사의 자유 협약이 비준되면 해고자, 실업자 노조 가입도 인정이 되고 전교조도 합법노조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경영계 입장이겠죠. 또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수많은 노조의 권력화로 심각한 문제가 생길 거다, 이런 우려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은 지금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되지 않거든요. 지금 말씀처럼 ILO협약비준이 되고 노조할 권리가 보장된다면 나머지 99%의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아셔야 되는 건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안 되지만 공공기관들은 노동조합 점유율이 70%가 넘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중소, 영세, 비정규직, 여성, 청년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 수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게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높아지는 것 자체가 지금 말씀처럼 노조의 권력 자체가 세진다, 이런 것보다는 그동안 사회 양극화의 가장 어려운 측면에 있었던 중년, 여성, 비정규직,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어려운 열악한 영세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게 해서 우리 한국 사회의 양극화라든지 이런 데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거는 한국 사회에 선순환 구조로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 해소. 또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거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전화 연결음이 좀 좋지 않아서 제가 다시 한 번 반복해서 전해 드린 거고요.
지금 정부 계획은 9월 정기국회 비준동의안 법 개정안을 동시에 제출할 계획으로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무책임하다, 이렇게 말을 했고요. 지금 노사도 수용이 안 되는 상황이고 국회도 부정적인 상황이서 과연 이렇게 추진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상당히 어려운 국면인데요. 저희들은 ILO협약을 먼저 비준하고 그리고 1년의 유효기간 동안에 ILO의 자문을 받아서 국내법을 개정하자는...다시 말해서 선비준 후입법의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번에 비준 동의안과 법 개정안을 동시에 국회에 제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특히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는 사실 계속 좀 반대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요. 또 경영계에서는 아까 말씀처럼 ILO협약 비준을 사용자의 요구와 연계해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논란이 예상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들은 다시 한 번 정부나 국회에 요청 드리는 것은 상당히 논란이 되는 법 개정은 뒤로 미루고 ILO협약 비준을 먼저 하고 비준 이후에 ILO의 자문을 받아서 차근차근 법 개정을 하는 게 어떤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민주노총 이주호 정책실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주호 실장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8-08 18:4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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