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은정 "결혼이주여성, `2등 시민` 아닌 당당한 사회구성원"

[인터뷰] 정은정 "결혼이주여성, `2등 시민` 아닌 당당한 사회구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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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7-11 19:36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주요 발언]

“결혼이주여성 현상, 농촌에서 시작”

“다문화가정, ‘한국 사람’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2등 시민 취급”

“여성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인권교육 받아야”

“결혼이주여성, 손님 아닌 우리사회 일원”


[인터뷰 전문]

며칠 전 국민의 공분을 산 동영상이 하나 있었죠.

바로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베트남 이주여성의 모습이었는데요.

상대적으로 인권의식이 낮은 농촌에서 이 같은 사건이 두드러지고 있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그런 지적도 나옵니다.

정은정 농촌사회학연구자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죠.


▷정은정 연구자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우리가 흔히 다문화가정이라고 말하는데요. 결혼이민자 현황부터 좀 짚고 넘어가 볼까요?

▶먼저 2018년 기준으로 보게 되면 전체 31만 가구 중에서 1.6% 정도가 결혼이민자 가정이거든요. 그중에서 16만 명 정도가 결혼이민자고요. 그리고 귀화자가 15만 명 정도 수준인데 본래는 중국국적 비율이 가장 높았었어요. 그런데 2010년 이후부터는 베트남 출신의 여성들이 중국출신 여성들보다 앞서기 시작하면서 2017년 기준으로 보면 현재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게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들입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결혼이주 여성보다 사실은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거든요. 그러니까 읍면동 비율을 보자면 읍과 면 단위에 거주를 하면 농촌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봐도 되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이 문제는 농촌문제이기도 하죠.



▷국제결혼을 통해서 낳은 자녀들을 보면 초중고생 중에서도 당연히 읍면지역이 많겠군요.

▶맞습니다. 2005년에서 2008년 사이에 입국한 이주여성들의 자녀들이 청소년으로 진입을 했거든요. 향후 청소년 문제로도 이어질 문제가 상당히 농후하기 때문에 시급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중고 모두 다문화가족일 경우에 취학률이 보통의 일반 국민보다 상당히 낮아요. 고등교육기관으로 갈수록 대학도 대학원도 사실은 고등학교도 좀 많이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대응을 하고 있나. 이거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 들어보니까 베트남 출신여성에 대한 폭력사건이 단순한 가정폭력 사건으로만 치부될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면 어떻습니까?

▶일단 결혼이주의 현상은 굉장히 여성화 되어 있는 현상이잖아요. 외국인 남편보다는 외국인아내가 훨씬 더 많은 현상인데 1970-80년대에 한국의 여성들도 일본 농촌으로 많이 결혼을 하러 이주를 했거든요. 그 현상이 90년대부터 해서 한국도 예전에 기억하실 겁니다.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이런 차원도 있었고요. 그래서 2000년 초반부터 대거 국제결혼이 이루어졌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이게 농촌에서 먼저 시작된 현상이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폭력의 문제라든가 반인권적인 문제가 내재돼 있었다는 거죠. 최근에 이번에 베트남 여성의 폭력 동영상의 경우에도 전남 영암이잖아요. 지방이라고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비슷한 패턴은 있는 것 같아요. 나이 많은 남성 그리고 어린 여성. 거기서 벌어지는 충분한 한국말로 소통하기가 어려울 때 이 남편에게 모든 가족들의 생존부터 모든 것을 맡겨야 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구조적인 폭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문제를 넘어서는 구조화 된 폭력. 그 말씀이 좀 이번 사건의 단면을 다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번 사건에서 구속된 남편이 한국말을 하지 못해서 라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더 공분을 산 것 같은데 이 말에 반은 함의가 있는 것 같아요.

▶가해자 남성 인터뷰에서 보면 다문화복지기관에서 좀 신경을 써 달라고 마치 맞을 짓을 해서 맞았고 자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굉장히 공분을 샀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거는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거든요. 가정폭력 가해 남성들의 전형적인 인식에다가 한국에 다문화가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가장 흔한 형태인 거죠.

가난한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무시를 당해도 된다는 뿌리 깊은 의식까지 보태어져서 훨씬 더 중첩적이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상황에 노출이 돼 있는데 제가 인터뷰하거나 현장에 들어갔을 때는 이보다 심각한 상황이 꽤 많았었거든요. 다만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들을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지는 사실 매우 의심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번 사건 현상, 글쎄요. 제도적 취약성이라고 하면 어떤 부분을 볼 수 있을까요.

▶일단은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국 사람을 만들기 위한 일련의 프로젝트라고 할까요. 일례로 이런 문제들이 계속 불거지니까 정부에서 판단한 것들이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판단을 단순하게 내리면서 국제결혼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을 봐야 된다든가.

그리고 입국을 했을 때 해마다 혹은 주기적으로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남편과 함께 가서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는 거를 증명해야 되는 과정들이 있거든요. 엄연히 결혼을 해서 왔으면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생각을 해야 되는데 일종의 2등 시민 취급을 하는 거죠. 그런 것들부터 제도적인 모순이라고 할까요. 우리가 바라보는 감정 혹은 시선 자체가 도망갈지도 몰라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것도 상당히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제도적 모순과 더불어서 제가 앞서 언급을 했습니다만 제가 농촌을 폄훼하고자 하는 의미는 아니고요.

농촌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도시에 비해서 인권의식이 좀 낮기 때문에 아니면 전통이라기보다는 관습이나 인식 때문에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본 최악의 사례는 뭐냐 하면 마을전체가 이런 폭력상황을 은폐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훨씬 더 남의 가정사 그리고 친인척 관계로 연결이 많이 돼 있어요. 그렇다 보니까 한계가 분명히 있는데 이거를 그대로 방치를 할 것이냐. 그거는 안 되고. 그렇다고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개인적인 해결 혹은 이렇게 신고할 수 있는 체계가 있으니까 하라고 했을 때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거죠.

가정폭력은 예방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들만 지금 다문화센터라든가 이런 데 가서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가족전체가 특히 시부모님을 모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가족전체가 인권교육이라든가 예방교육이라든가 그리고 사돈국가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 그 나라의 문화나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들이 필요한데 지금은 결혼 이주여성들만 한국을 이해해라라는 식의 교육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게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고 그래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많은 것 아닌가 싶은데 그럴수록 우리가 근본적인 대책을 좀 찾아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번 사건은 강력한 처벌은 당연히 있어야 되고요. 그 부분은 넘기진 않았으면 좋겠고 사회의 당당한 일원. 즉 손님으로 대하는 것도 저는 부정적으로 보거든요.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결혼으로 이주한 여성들은 사실은 새로운 삶, 더욱더 진취적인 삶을 선택한 굉장히 주체적인 여성들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그리고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면 그때 시민권을 주겠다는 제도적인 한계 속에서는 계속 그것들이 볼모가 되기 때문에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거든요. 당연히 정책의 손질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은정 농촌사회학연구자님과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7-11 19:3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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