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성남 신부 "몸은 지상, 마음은 지하? 여유 가져야"

[인터뷰] 홍성남 신부 "몸은 지상, 마음은 지하? 여유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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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7-05 12:48



○ 방송 : cpbc TV 가톨릭뉴스
○ 진행 : 맹현균 앵커
○ 출연 :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 신부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

개봉 한 달여 만에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기생충」은 빈부격차 문제를 한국적 감수성으로 풀어냈는데요.

신앙인의 영성에도 빈부격차가 있다고 합니다.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 신부님과 영화 「기생충」을 영성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 신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신부님도 영화 「기생충」 보셨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 봤죠. 그 영화 보면서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었는데, 옛날에 영화를 만들었으면 상영이 안 됐겠다. 예전 같았으면 국가 모독죄를 걸어서 상영 불허를 했을텐데 어떤 분들이 볼 때는 사회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영화라고도 볼 수 있는 영화인데, 그게 나와서 반가웠어요.



▷ 「기생충」을 보면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빈부격차를 수직적 구조로 풀어냈잖아요. 부자 가족은 지상에 살고, 가난한 가족은 반지하에 사는데요. 그보다 더 아래도 있죠. 지하보다 훨씬 밑으로 내려간. 이런 공간적 설정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상징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돼요. 거기서 나오는 지상, 반지하, 지하에 사는 사람들은 실제로도 그렇거든요. 제가 강남에서도 사목을 했었는데, 강남도 반지하에 사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 영화가 팩트를 기반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중요한 건 그 영화를 보면서 내가 받는 느낌이 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거기서 계층을 구분하는 단어가 두 개가 나와요. 하나는 냄새, 하나는 선, 그러니까 ‘선을 넘지 마라’, ‘냄새난다’ 이렇게 표현을 해서 계층간의 구분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는데요.

그 영화를 보면서 만약에 부자가 하는 언행을 보면서 화가 났다 그러면 나는 가난한 사람인 것이에요. 그런데 송강호라는 배우가 부자의 사생활에 관여하는 것을 보고는 `저건 선을 넘네?`라고 하면 내가 바로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계층간의 위화감이 그렇게 나타난다고 생각이 들었고. 크리스챤적 입장에서는 그 영화는 물적인 것 가진 것이 얼마나 많으냐로 계층을 나눴는데, 영성심리 관점에서는 그 영화를 보면서 저게 꼭 팩트는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실제로 제가 돈을 많이 번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돈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꼭 지상에서 사는 삶이냐는 것은 회의감이 있어요. 돈을 많이 버는데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분들도 많이 봤고.



▷ 신앙인의 영성도 공간적 관점으로 볼 수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 그렇죠. 그러니까 신앙인이라는 것은 세상을 갖다가 하느님이 나한테 주신 선물로 여기고 세상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는 것이 신앙인의 삶이라고 생각되는데 영성심리에서도 같은 얘기를 한다는 말이죠. 성경에 보면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고 그랬잖아요.

그 마음이 가난하다고 한 것은 쪼들리고 궁핍한 것이 아니고, 내가 마음의 여유로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내가 가진 게 없어도 내가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삶의 맛을 느낀다 그러면 그 사람이 진정한 신앙인이라는 것이죠. 호텔에서 밥을 먹는데 먹는 밥이 맛이 없어요. 그것하고 내가 집에서 혼자서 김치찌개에 라면을 먹는데 그게 맛있어요. 누가 마음이 더 여유로울까요?

그런 관점에서 크리스찬의 영성은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은 절대 법칙이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로움이다. 신앙인들은 마음의 여유로움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보면서 여러가지 미묘한 생각이 들었는데, 물론 계층간의 구분이 돈에 의해서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절대적인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 물질적으로는 부자여도 신앙적으로는 지하에 사는 사람일 수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 맞죠. 돈을 많이 갖고 있는데, 내 돈을 가지고 사기치고 뜯어먹을까봐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은 몸은 지상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지하에 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볼 때는 그 영화를 크리스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반전적인 요소가 많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 그렇다면 신앙인으로서 영성적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일단은 내 것을 나누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려는 마음가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상, 반지하, 지하에 사는 사람들을 심리학에서는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인간 마음 안에는 무의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굉장히 큰 바다같은 것이에요. 어둡고 잘 안보이는 바다같은 건데. 무의식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을 감추려고 합니다. 그러면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다고 해요. 영성심리에서는 지하에서 끌어올리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것이 바깥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이 우리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 어둡고 습한 곳에 사는 사람을 돌봐주는 마음을 가질 때 전체적인 사회가 건강해진다는 것이죠. 사회학적인 관점이나 심리적인 관점이나 어둠을 돌봐준다는 관점에서는 이론이 똑같다는 것이죠. 그것이 복음적인 정신이기도 하고요.



▷ 올 봄에 책을 내셨는데 방금 하신 말씀과 닿아있는 것 같아요. 제목이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 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많은 사람들이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이 괜찮지 않다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요. 그것이 주위에서의 평가도 있겠지만 내가 나한테 내리는 평가가 있어요. 내가 나한테 내리는 점수가 있어요. 너는 백점짜리가 아니야 하는 소리가 있거든요.

그 소리에 쫓기게 되면 자기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져요.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때부터 쫓기는 삶을 살게 됩니다. 내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면 나 이만하면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직도 멀었어 하면 그때부터 쫓기는 삶을 살게 되고 심리적으로 반지하에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에요. 완전히 자기 자신을 포기해버리고 무기력해지면 지하로 내려가 버리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니야 그러면 반지하에 살게 되는 것이죠.



▷ 마음의 건강을 챙겨야 하고, 마음의 건강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방법 마지막으로 설명해주세요.

▶ 신자분들께 정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기 자신을 몰아붙이면 절대로 안 됩니다. 나는 내가 갈 수 있을 만큼의 페이스가 있어요. 페이스를 오버하시면 안 되고 그냥 내가 갈 수 있는 만큼만 가시고 자기 자신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심리적으로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너무 목표를 높이 잡지 마시고, 자기한테 맞는 목표를 잡고 사시는게 제일 건강한 삶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자기 자신을 쫓는 삶을 살지 말고, 몰아붙이지 말아라.

▶ 만약에 엄마가 아이가 공부를 못 한다고 매일 같이 쥐 잡듯 잡으면 아이의 성적이 올라갈까요? 안 올라가겠죠. 오히려 아이가 엄마에 대한 적개심만 생깁니다. 내가 나 자신한테 그렇게 몰아붙여도 똑같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죠. 내가 나 자신을 몰아붙여서 생기는 병이 우울증이에요.

우울증은 내가 날 미워해서 생기는 병이에요.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날 이해하고 내가 날 받아주는 거에요. 몰아붙이지 않는 것. 내가 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모든 심리적인 병을 고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 지금까지 영화 「기생충」을 통해서 영성적 삶을 살아가는 방법까지 홍성남 신부님과 알아봤습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7-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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