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북녘 향한 뜨거운 기도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북녘 향한 뜨거운 기도

Home > NEWS > 가톨릭
최종업데이트 : 2019-06-26 03:00



[앵커] 한국 천주교가 어제 북한과 가까운 임진각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2만명이 넘는 신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학주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람 키만큼 커다란 붓을 든 서예가가 천천히 글자를 써내려갑니다.

한 획 한 획 정성스럽게 쓴 글자는 바로 “평화”.

붓글씨 퍼포먼스에 이어 평화의 모두 파티마의 성모상이 제대 앞으로 향하면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시작됐습니다.

미사는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고, 주한 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한국 주교단이 공동으로 집전했습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69년이 되는 날.

염 추기경은 "미사를 통해 평화의 씨를 뿌리자"고 말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우리만의 이런 평화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황님을 비롯해서 온 교회가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돼서 우리 고통스러운 역사 안에 평화의 씨를 뿌리는 또 평화를 사는 사람들로서 우리가 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지난해 한반도에 불었던 평화의 바람이 잦아든 상황.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강론에서 "이달 말 한미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좋은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평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조건도 어떤 계산도 필요하지 않으며, 자주 대화하며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희중 대주교 / 주교회의 의장>
“평화 정착이 단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대화가 불발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거듭거듭 대화의 길을 모색하면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도와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김 대주교는 강론 막바지에 가수 윤도현 씨가 부른 노래 ‘1178’ 가사를 천천히 읊었습니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인 1178km를 뜻하는 제목입니다.

<김희중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1178km의 한반도의 바다를 물고기나 새들은 자유롭게 왕래하는데 우리는 왜 그러지 못합니까. 물고기와 새들이 자유롭게 남북을 왔다 갔다 하듯이 우리도 남북을 왕래하며 한민족 한 형제애를 서로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바랍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호소문도 발표됐습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남북 정상에게는 무조건적인 대화 재개를, 국제사회에는 평화를 향한 여정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신자들에게는 용서와 기도를, 국민에게는 갈등과 대립을 멈추자고 호소했습니다.

<이기헌 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우리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편을 갈라 갈등과 대립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증오와 적의에 가득한 말부터 당장 멈춰야 합니다. 근거 없는 비방과 공격으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됩니다.”

뜻깊은 미사에 정관계, 교회 인사들도 함께했습니다.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회는 한반도 평화의 길잡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 대독>
“전쟁의 고통과 평화에 대한 희망이 공존하는 이곳 임진각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평화를 염원하는 모두의 가슴에 특별한 희망을 전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주한 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한국말로 축복을 전했습니다.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 주한 교황대사>
“평화의 모후이신 동정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청하며, 교황 성하를 대신하여 여러분 모두에게 저의 진심어린 축복을 보내드립니다.”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는 전국 각 교구에서 2만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석했습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보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신자들의 기도 열기가 더 뜨거웠습니다.



미사 중에는 안동교구와 마산교구 등 8개 교구의 어린이와 청년, 성인 신자들이 함께 한반도기를 봉헌했습니다.

미사 헌금은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기도가 더 절실한 때입니다.

임진각에 모인 신자들의 기도가 지척에 있는 북녘 땅에 닿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임진각에서 cpbc 이학주입니다.

cpbc 이학주 기자(goldenmouth@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6-26 03:00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