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근 "섬마을 학교, 전교생 1명 밀착마크 중입니다"

[인터뷰] 이성근 "섬마을 학교, 전교생 1명 밀착마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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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5-15 13:47
▲ 이성근 교사가 녹도학습장의 유일한 학생인 류찬희 군과 줄넘기를 하고 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이성근 보령 청파초 호도분교 녹도학습장 교사


전교생이 한 명인 섬마을 학교가 있습니다.

경제성이나 효율성을 따졌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오늘 특별히 스승의 날을 맞아서요.

단 한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을 만나볼까 합니다.

충남 보령 대천항에서 뱃길로 40분을 가야 하는 섬, 녹도로 가보겠습니다.

보령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 녹도학습장 이성근 교사 연결합니다.



▷ 선생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김혜영 앵커님 반갑습니다.



▷ 저도 반갑습니다.

▶ 좋은 아침입니다.



▷ 학교 이름이 분교도 아니고 학습장입니다. 학생이 너무 적어서 분교도 안 되는 겁니까?

▶ 네. 여기는 학교라는 것으로 되지 않고 있고요. 1명이기 때문에 시설이나 또 교직원들을 함께 보낼 수가 없어서 학습하는 공간으로 만든 학습장입니다. 제가 혼자 이렇게 지내면서 찬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다고 들었는데요. 폐교된 학교가 다시 열었다는 얘기 못 들어봤거든요.

▶ 폐교된 학교는 다시 문을 여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요즘에는 저출산 때문에 학생 수가 감소돼서 통폐합된 학교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특히 도서 지역하고 농촌 지역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 이런 게 굉장히 드문 일인 거죠. 선생님은 언제 녹도로 부임하셨습니까?

▶ 저는 2019년 3월 1일 자로 왔고요. 저는 섬도 여행도 많이 안 다녀보고 학교도 처음 근무해봐서 3월달에 생소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적응되고 찬희하고 열심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이제 3개월차 되신 거네요. 섬마을 학교 지원하셨다는 게 사실입니까?

▶ 네.



▷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어요?

▶ 저희 교사들은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상상이 있었어요. 상상이 있었고 그래서 제가 15년 교직 생활을 했는데, 제가 정년까지 하면 반 조금 안 됐는데요. 앞으로 남은 반 이후의 교직생활에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 가지고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선생님이 생각하셨던 섬마을 학교랑 지금 실제 생활하고 계신 섬마을 학교. 비슷한 점이 많습니까? 다른 점이 많습니까?

▶ 비슷한 점은 제가 상상했었을 때는요. 아담한 학교, 순수한 아이들, 정 많은 주민 분들, 푸른 하늘, 맑은 바다. 여기에서 해변에서 공놀이도 하고 낚시도 하고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했는데요. 그것도 거의 비슷한데. 정말 생각을 못 했던 거는 정말 춥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요.



▷ 추워요?

▶ 네.



▷ 바닷 바람 때문에. 옷을 많이 껴입으셔야겠습니다.

▶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정말 좋은 환경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생각지도 못했던 점을 얘기해주셨네요. 학년도, 반도, 학생도 모두 한 명 뿐인 학교입니다. 어떠세요. 제자가 한 명이라서 좋은 점이 있으십니까?

▶ 우선 한 명이라서 그런지 제가 예전에 육지 학교에서는 다인수 학급에서 많이 근무를 했었는데요. 하루에 한 번도 대화를 나누거나 눈도 못 마주치는 그런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찬희가 한 명이라서 제가 옆에서 밀착마크를 하고 있습니다.



▷ 하하. 밀착마크를.

▶ 재미있게 대화도 많이 하면서 수업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학생 한 명을 위해서 학교를 다시 연다고 했을 때 이게 너무 지나친 투자 아니냐. 일부에서는 황제교육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유일한 교사로서 직접 지내보니까 어떠세요. 학생 수가 적어도 섬마을 학교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사람들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서로 다르잖아요. 그런 것들을 다 이해할 필요는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다만 아이들 중에 부모님의 직업이나 가정환경으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결핍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그것은 아이의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 소외되는 학생들이 있으면 정부나 지자체, 행정기관에서 그 학생을 지원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 지금 생활해보니까 필요하다는 걸 느끼시는 거죠. 폐교가 된 녹도분교를 다시 쓰지 않고 펜션을 학교로 쓰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도 이유가 있으신가요?

▶ 녹도분교장이 폐교된 것은 2006년 2월에 폐교돼서 13년이 지났어요. 그런데 일반 학교하고 분교장 같은 경우는 학교 시설이나 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장소나 여러 교직원분들이 계시거든요. 여기 녹도학습장 같은 경우는 학생이 한 명이어서 폐교된 학교를 다시 돌리는 게 아니라, 그냥 불가피하게 학습장이라는 장소를 만듦으로 해서 학생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청 여러 기관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 유일한 전교생이자 학생인 3학년 찬희.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습니까?

▶ 찬희는 굉장히 씩씩하고요. 성격도 밝고 굉장히 순수하고 맑은 아이예요. 또 학습태도나 학습능력이 잘 되어 있는 학생이고요. 그래서 제가 왔을 때 굉장히 큰 안도를 했었어요.



▷ 하하. 그러세요?

▶ 선생님들도 어려운 학생들이 있으면 물론 열심히 지도를 하시지만 어려운 부분이 있으시거든요. 그래서 일단 저는 굉장히 큰 안도를 했고요. 또 찬희가 여러 교과를 다 좋아하고 흥미 있어 하고. 2학년에서 3학년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새로 생긴 교과가 있는데요. 과학, 사회, 체육에 관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 체육에 관심이 많으면 운동장이 따로 없을 텐데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십니까?

▶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게 폐교된 학교가 지금 있어요. 그래서 그 학교를 바로 가봤었어요. 그랬더니 조금 지저분한 부분들이 있어서 제가 찬희하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서 열심히 다 치워놨습니다.



▷ 잡초도 다 뽑으시고 힘드셨겠어요.

▶ 거기서 체육 수업을 둘이서 하고 있습니다.



▷ 그럼 여느 초등학교처럼 40분 수업하고 쉬는 시간도 있고, 그렇게 진행이 됩니까?

▶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지금 하고 있고요.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 벨소리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걸 깔아 가지고 시간을 입력해 놓으면 쉬는 시간, 수업 시간 이렇게 계속 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찬희가 언젠가는 밖에 나갈 거기 때문에 밖에 나갔을 때 혼돈이 없도록 제가 최대한 육지 학교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벨소리까지 신경 써서 울리게 하고 계신 거네요. 그런데 1:1 수업이다 보니까 찬희가 딴짓도 전혀 못 하고 선생님만 바라보는 게 좀 쉽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 그런 부분들이 좀 있는데요. 육지, 일반 학교에서는 여러 학생들이 있어서 특히 협동 학습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또래끼리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그래서 제가 좀 찬희를 재미있게 해주기 위해서 친구 역할도 많이 하고요. 성격과 맞지 않게 성대모사도 하고. 저도 자녀가 있는데, 저희 자녀한테는 잘 못하지만 찬희한테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찬희 데리고 소풍도 가십니까?

▶ 네. 여기 저도 녹도에서 특색 있는 수업을 진행하려고 녹도 자연환경에 맞는 특색 있는 수업을 하고 있고요. 미술 시간이라든지 사회, 체육, 과학 이런 교과를 재구성 가지고 밖으로 나가서 수업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 유일한 제자. 찬희랑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수업이 있으세요?

▶ 지금 찬희가 또래 친구가 없어서 아까 말씀드린 협동 학습을 잘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또래 역할을 해 주면서 협동 학습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고요. 또 저희가 특별수업을 하나 만든 게, 녹도 청정 섬을 지키기 위해서 저희가 환경정화활동을 하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찬희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녹도학습장에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습니까? 지금 녹도에 어린 아이 없나요?

▶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어우, 그래요?

▶ 찬희 동생이 지금 7살이거든요.



▷ 그러면 내년에?

▶ 그거는 확실히 말씀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게 되면, 녹도학습장 전교생이 두 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거네요.

▶ 그렇죠.



▷ 기쁜 소식입니다. 섬마을이고 지금 선생님도 가족들하고 떨어져서 지내시는 거잖아요. 학교 수업 마치고 퇴근 후에는 어떻게 지내세요?

▶ 제가 책을 안 읽은 지 굉장히 오래 됐거든요. 책을 몇 권 가져와서 책을 좀 보고 있고요. 또 산책도 많이 하고 있고, 오후에 찬희하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쓰레기가 있어서 제가 찬희하고 같이 쓰레기 줍고 있고요. 또 찬희가 낚시를 좋아해서 같이 또 옆에서 맞춰주고 있습니다.



▷ 오늘 스승의 날입니다. 그런데 감사 인사 전하는 게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김영란법 얘기도 나오고요. 교권침해 얘기도 나오고요. 선생님의 위상이나 존경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하는데. 선생님 어떻게 느끼십니까?

▶ 제가 15년 정도 됐는데요. 제가 초임 때하고 지금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이제 사회가 변화되면서 사람들의 이념이나 사상, 이런 가치관들이 바뀌잖아요. 비슷한 것 같아요. 일반 사회가 변화되는 것처럼 교칙도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선생님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교육의 본질에 대해서 잘 생각해주시고 집중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계신 섬마을 선생님. 보령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 녹도학습장 이성근 선생님 만나봤습니다. 이른 아침 인터뷰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건강 유의하시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5-15 13:4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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