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민화 "아산병원 특별근로감독 필요…간호사 충원 시급"

[인터뷰] 이민화 "아산병원 특별근로감독 필요…간호사 충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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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5-14 14:33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이민화 간사 /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요 발언]

"고용부, 이런저런 핑계 대고 아무 조치 안해"

"병원 마케팅팀만 바빠졌다는 소리 나와"

"제2, 제3의 박선욱 간호사 나올 수 있는 상황"

"교육전문간호사 병동마다 1명씩 배치해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간호사 빠져나가"


[인터뷰 전문]

지난해 2월 서울아산병원 신입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신입인데 중환자실에 투입된 것부터가 문제였습니다.

교육은 부실하고, 일은 쏟아지고, 인력은 부족하고...

태움 문화라는 말처럼, 간호사가 병원의 연료로 태워졌습니다.

故 박선욱 간호사는 1년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병원의 사과를 못 받은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정부는 아직까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이민화 간사 연결해보죠.



▷ 간사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 올해 3월 근로복지공단이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판정했습니다. 산재 인정 받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는데, 마음 많이 졸이셨었죠?

▶ 네.



▷ 판정 소식 듣고 어떠셨습니까?

▶ 너무 기쁘기도 했는데, 그 이후에 남아 있는 것들이 잘 진행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병원은 사과도 하고 있지 않고. 그 이후에 별로 진행된 게 없어서 좀 많이 답답한 상황이기는 해요.



▷ 산재로 인한 사망이면 당연히 현장에 나가서 진상 파악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정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안 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저희가 9개월 전부터 업무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까 특별근로감독을 아산병원에 나가야 된다고 주장을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에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리고 나서 산재 인정이 되었는데도 별로 이전이랑 크게 상황이 다른 것 같지 않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진행을 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상황입니다.



▷ 특별근로감독만 해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많다고 보시나요?

▶ 그것도 제대로 진행이 된다면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부터 시작을 해서 이렇게 문제를 하나씩 끄집어내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를 시행조차 하지 않고 있으니까.



▷ 답답하네요. 박선욱 간호사의 사망. 이게 병원 내 괴롭힘으로 불리는 태움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우리 사회에 일깨워줬는데요. 지난 1년 동안 우리나라 병원들 분위기는 좀 달라졌습니까?

▶ 우스갯 소리로 사람들이 병원의 마케팅팀이 바빠졌을 거라는 소리도 많이 하는데.



▷ 그래요?

▶ 병원 현장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사건들이 생겼는데, 원인을 제공한 병원에서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아산병원도 그렇고, 올해 초 사망하신 서지윤 간호사의 서울의료원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 보니까 간호사가 왜 사망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알려고 하지도 않고. 그리고 아마 다 알고 있을 텐데, 그렇다고 해도 고쳐야 하는 강제성이 없다 보니까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개선만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 그렇지 않아도 지난 1년 동안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간호사들이 몇 분 더 계셔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요. 이런 상황이라면 제2, 제3의 박선욱 간호사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까 지금?

▶ 저는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뉴스에서 계속 터질 때마다 너무 마음이 답답하고 좀 그런 게 있어요.



▷ 박선욱 간호사가 세상을 떠난 뒤에 아산병원이 교육전담간호사를 배치했다고 들었습니다. 교육전담간호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 교육전담간호사는 제가 알기로는 현재는 신규 간호사 교육을 간호사 선배가 후배를 1:1 도제식으로 가르치는 상황인데, 그 상황 자체가 선배 간호사 입장에서는 교육할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은 채 원래 하던 일에 교육까지 떠맡게 되는 상황이라서 교육하는 간호사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신규 간호사도 딱 정해져 있는 짧은 교육 기간 안에 어떻게든 배워서 소위 말하는 환자를 혼자 볼 수 있을 정도로, 독립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힘든 상황이에요.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태움이라는 것이 벌어진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큰 그림을 보면, 병원이 간호사를 태우고 있는 거죠. 그런 거를 좀 예방해보겠다, 그런 거에 좀 도움을 주겠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게 정부에서 교육전담간호사 지원 사업이라고 해서 이런 거를 만든 거라고 알고 있고. 그런데 이게 뉴스 같은 걸 보면 예산 76억이 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굉장히 돈을 많이 들여서 개선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사실 계산을 해보면 병원당 몇 명. 이렇게 병원당 몇 명 이 정도만 배치가 되기 때문에 사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병동마다 1명 이상씩은 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 아직 충분하진 않은 거군요.

▶ 네. 절대 충분하지 않고, 우리나라 신규 간호사 수가 해마다 2만 명씩 배출이 돼요. 그들을 다 교육시킬 수 있을 만큼의 수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 그런데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보다 더 중요한 게 인력 확충이라고 들었습니다. 전직 간호사이시라고 들었는데. 지금 인력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 겁니까?

▶ 인력 부족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면허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 수가 다 일을 한다면 절대 부족하지 않은 수거든요. 그런데 대학교 졸업하고 신규 간호사가 된 후에 1년 안에 그만두는 간호사 수가 3분의 1이에요. 아무리 월급을 많이 주고 처우가 좋다고 해도 간호사가 맡는 환자 수가 너무 많다 보니까 그런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어서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지난 10여 년 동안 간호대학 학생 수를 2배 이상으로 늘렸어요. 그런데 이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노동환경이 나아지지 않은 채 인원만 계속 늘어나니까, 경력 간호사들은 계속 빠져나가고 신규 간호사들로 다 메워지다 보니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서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고.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개인한테 부담으로 다가가서 내가 환자를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일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히게 만들어서.



▷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군요.

▶ 네. 굉장히 안 좋은 상황 같아요.



▷ 그러니까 인력이 부족하면 한 사람한테 업무가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데요.

▶ 네. 그게 다 신규 간호사인 거죠. 그렇게 되면.



▷ 지금 스트레스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엄청 많은 거죠?

▶ 네. 자살 충동 느끼는 간호사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 박선욱 간호사 사망 이후에 아산병원 대응도 의아합니다. 간호사 면접 과정 중에 "학교 선배가 자살한 병원인데 왜 지원했느냐" 이런 질문도 하고요. 또 신입 오리엔테이션에서 "병원의 허가를 받지 않은 문서를 배부하거나 시위와 집회에 참여할 경우에는 징계하겠다" 이런 말도 했다면서요?

▶ 네. 그런 병원의 환경을 보고 저희가 1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이제 박선욱 간호사 관련해서 증언을 해줄 간호사 분들이 굉장히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걸 보면 병원이 좋아서 아무 얘기를 안 한다는 것보다, 병원에서 입단속을 많이 하는 느낌이라서. 사람이 죽었는데도 동료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할 수 없는 환경인 것 같아요.



▷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7월부터 시행됩니다. 그런데 기대해도 되지만, 아쉬운 점도 있으시다고요?

▶ 네. 박선욱 간호사가 사망하고 나서 열렸던 첫 집회 이름이 "나도 너였다" 였어요. 그만큼 박선욱 간호사가 겪었던 상황을 아주 많은 간호사들이 겪어왔고, 또 앞으로도 많이들 똑같이 겪을 것인데요. 개정법은 사용자에게 괴롭힘 방지 의무를 부과한 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개인을 제재하는데 초첨이 맞춰져 있어서 그 직장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체적인,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이걸 개인과 개인의 갈등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도 있고. 가해자 개인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사용자는 그 개인의 뒤에 숨어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구실로 만들어줄 수 있겠다 이런 우려가 됩니다.



▷ 간호사들 근무환경 개선, 어떤 점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 근무환경 개선은 저는 3가지를 얘기하고 싶은데. 앞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첫 번째로 인력 충원이 가장 필요하고. 그리고 빠르게 개선이 돼야 할 점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것만 개선이 돼도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고. 그리고 두 번째로 간호사들이 병원에서 오래 일할 수 있게 간호 노동환경이 개선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에는 나이 든 간호사들도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유독 어린 간호사들만 넘쳐나잖아요. 그리고 간호과를 홍보할 때 얘기하는 게 취업률 100%인데, 이거는 빠져나간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예요. 병원이 계속 생겨나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간호사를 사망하게 만든 병원이 제대로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진상조사를 하고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자율적으로 절대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강하게 개입을 해서 이런 것을 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저희 공대위에서는 내일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 라는 이름으로 국회 토론회도 열 예정이거든요. 그런 곳에서도 많이 토론을 할 예정입니다.



▷ 지금까지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과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이민화 간사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5-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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