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가톨릭과 불교의 화합…길상사와 성북동성당

[부처님 오신날] 가톨릭과 불교의 화합…길상사와 성북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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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5-10 14:15

[앵커] 서울 성북동은 종교간 화합의 살아있는 현장입니다.

성북동성당과 길상사의 오랜 인연은 꽤 유명하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인연의 끈을 되짚어보겠습니다.

이학주 기자입니다.

[기자]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스님의 자취가 서린 길상사.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경내가 오색연등으로 가득한 가운데 하얀 불상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고통을 겪고 있는 중생에게 부처님을 대신해 무한한 자비심을 베푸는 관음보살상입니다.

단아하고 자애로운 관음상의 모습이 혜화동성당 성모상과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 혜화동성당 성모상과 길상사 관음상 (최종태 作)


둘 다 한국교회 성미술계의 대부 최종태 작가가 빚어낸 작품인 까닭입니다.

법정스님은 왜 가톨릭신자인 최종태 작가에게 관음상 제작을 맡겼을까.

법정스님이 만든 불교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홍정근 사무국장에게 그 답을 물었습니다.

<홍정근 사무국장/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법정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세요. 관세음보살은 불교에서 어머니를 상징하고 자비를 상징하고. 성모마리아는 사랑을 상징하고 어머니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종교의 차이가 아니라 서양과 동양의 문화의 차이다.”

서구에서 온 성미술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고 표현하기 위해 평생을 몰두한 최종태 작가.

그에게 해답을 준 것도 바로 동양 불교조각의 백미, 반가사유상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관음상과 성모상의 간결하고 단아한 모습은 반가사유상을 꼭 닮았습니다.

<홍정근 사무국장/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그리고 최종태 교수님은 ‘종교의 본질은 하나인데, 하늘위에는 구별이 없는데. 땅에서만 구별을 합니다.’ 이런 말씀을 해요.”

이렇듯 가톨릭과 불교 두 이웃종교간 화합의 염원이 담긴 길상사 관음상.

길상사와 20년째 우정을 맺어온 성북동성당의 ‘부처님 오신 날’ 축하 현수막에도 관음상은 등장했습니다.

성북동성당과 길상사는 매년 주님성탄대축일과 부처님 오신 날에 서로 현수막을 내걸고 축하방문을 해오고 있습니다.

▲ 성북동성당에 걸린 부처님 오신 날 축하 현수막


아울러 성가정 입양원과 작은형제회 평화의 모후 수도원도 길상사와 교류를 맺고 있습니다.

작은형제회 수도원 정문에도 부처님 오신 날 축하현수막이 걸렸는데, 석굴암 부처님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얼굴이 나란히 들어가 있습니다.

▲ 성북동 작은형제회 평화의 모후 수도원에 걸린 부처님 오신 날 축하 현수막


지난 2015년 이맘때에는 작은형제회 수사들이 길상사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합창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매년 10월에는 개신교까지 힘을 모아 세 종교 연합바자회를 열고 있습니다.

성북동성당과 길상사, 덕수교회가 돌아가며 주체가 돼 바자회를 준비해오고 있습니다.

2008년에 처음으로 사랑나눔 연합바자회를 열었고 올해로 11번째를 맞습니다.

바자회 수익금으로는 장학금을 조성해 지역사회 학생들에게 전달합니다.

지금까지 3억 원의 장학금이 모였고 150명의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장학회의 모토는 바로 “종교는 다르지만 연합하여 사랑을 나누자!”

성북동과 같은 화합과 공존의 장이 더 많아져 이 세상에 사랑이 넘쳐나기를 기원해봅니다.

cpbc 이학주입니다.
cpbc 이학주 기자(goldenmouth@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5-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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