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현철 신부 "무늬만 정규직, 쪼개기 계약…문재인 정부 실망"

[인터뷰] 조현철 신부 "무늬만 정규직, 쪼개기 계약…문재인 정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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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5-09 13:04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예수회 조현철 신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됐습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수위 없이 바로 출범했죠.

청취자 여러분은 지난 2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 같은 질문을 던져봤는데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모레 대학로에서는 비정규직 대행진이 열릴 예정입니다.

예수회 조현철 신부님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비정규 노동자 쉼터 ‘꿀잠’ 대표이시기도 합니다.



▷ 신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에 지금 불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입니까?

▶ 이틀 전에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하고 ‘직장갑질 119’ 에서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노동 평가를 발표했는데요. 노동 존중을 내걸었잖아요. 문재인 정부 2년을 당사자들이 평가하고 전망하는 의미 있는 조사라고 생각하는데요. 노동자 1244명이 응답을 했고, 전반적으로 정부의 노동 정책을 평가하고 개선 방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전반적으로 강한 부정적인 평가. 여러 가지 지표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정부가 시작할 때 변화를 지지한 노동자가 90.4% 정도 됐다 그래요. 압도적으로 기대한 거죠. 그런데 2년이 지났는데 86.9%가 불만이다. 압도적으로 이제 돌아선 거죠. 그래서 지난 2년이 적어도 당사자들에게는 그 기대와 희망이 절망과 낙담, 믿음이 배신으로 추락하는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보겠습니다.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대가 컸었는데 만족도가 낮게 나온 이유 어떻게 보십니까?

▶ 글쎄요. 그 기대가 굉장히 컸죠. 그만큼 실망이 컸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첫 행보가 인천공항공사로 갔잖아요.



▷ 기억납니다.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이렇게 야심차게 선언을 했는데요. 거의 실현되지가 않았습니다. 실현되었다고 해도 비정규직을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 아니고요. 자회사를 설립해서 그 자회사의 정규직을 만들어요. 그러니까 일종의 하청 회사를 만들어서 거기에 정규직을 만든. 거의 무늬만 정규직이고 사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이렇게 만든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공공부문에서 그렇게 하니까, 그것이 일반 기업에 보내는 신호가 있겠죠. 그래서 이 정규직화라고 하는 게 정상적으로 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 그런데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는 단기간에 정부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보시는 거죠?

▶ 그렇죠. 한 20년 됐잖아요.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게. 정부가 한꺼번에 할 수도 없고, 다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해서 안 되는 부분도 있고. 그런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 부분을 문제 삼는 거죠. 정부의 의지 같은 것들. 상황 개선을 하는 게 아니라 악화시키는 것이 분명한 노동 정책을 입법화 하려고 추진하는 그런 움직임들. 예컨대 탄력근로제 기간을 연장한다든가, 노조 활동을 더 어렵게 만드는 그런 정책들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 그제 기자회견을 하신 걸 보니까, ILO 핵심협약 비준도 같이 촉구를 하셨더라고요. 내용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 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허용하는 내용들인데. 기업들 부담이 늘어난다, 노조의 철옹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그런 말은 사실 가만 되돌아보면, 제가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듣고 있는 말 같아요. 강성노조, 강성노조 이렇게 얘기하고. 그런데 사실은 노조 자체도 우리나라 노조 결성률이 제 기억으로는 아마 10% 안 될 겁니다. 그러니까 90% 노동자들이 노조 없이 그냥 노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 조직되지 못한 그런 노동자들이 대다수인 것이 우리나라 실정이라, 사실은 그런 큰 그림으로 보면 노조원은 더 강화가 돼야 하고요. 그 다음에 해고자는 가장 취약한 상황의 노동자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더 노조라고 하는 조직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겠죠. 어쨌든 전반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비정규직 근로자도 많다면서요?

▶ 네.



▷ 문제를 좀 해결했다고 합니까?

▶ 그런데 거기 설문조사에 나와 있는데요. 그것을 보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간다, 이게 45.1%입니다. 거의 절반이죠. 개인적으로 항의한다, 22.6%. 합이 거의 70%에 육박하는데요. 그러니까 조직적으로 또 규정으로 항의할 수 있는 여건이 직장 내에서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 반증으로 볼 수 있겠죠.



▷ 다 속이 멍든 거잖아요, 그러면.

▶ 그렇죠.



▷ 모레 열리는 비정규직 대행진 행사, 이거 어떻게 진행할 계획이십니까?

▶ 지금 실무단에서 열심히들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우선 상황이 이러니까 답답한 분들이 많이 오실 거라고 예상을 하고. 저도 개인적으로 많이 모여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현장에서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대학로에서 행사가 열리는 거죠?

▶ 네.



▷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며칠 전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가셨더라고요.

▶ 그날 아마 시작했죠.



▷ 이분들도 지금 속앓이를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 국립대병원, 서울대병원 포함해서 8개인데요. 여기도 공공부문이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거기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없습니다. 제로입니다, 전환율이. 이분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늬만 정규직 전환 이런 것 말고, 병원에서 직접 고용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해라. 사실 이것은 우리 전체 국민들 건강권 하고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분들이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야지만 병원을 찾아가는 일반 시민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겠죠. 그리고 이게 상황이 좀 악화되고 있다 그래요. 그래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재 3개월, 6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 불안을 심하게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지금 총파업도 검토 중이시라고 들었는데요.

▶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하는 의지로 다 계획을 하고 있는 거겠죠.



▷ 비정규직 문제, 참 오래되고 해묵은 문제입니다. 심각성 어떻게 보세요, 신부님?

▶ 글쎄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 20년 넘게 지속된 거라 한꺼번에 풀 수는 없고, 굉장히 심각해졌고. 노동자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노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거든요. 그래서 설문조사에서도 나왔지만, 그래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런데 정부의 의지가 없다고 보는 거죠. 노동자들이 보기에는. 제가 느끼는 것도 노동 존중, 노동 존중, 말은 처음부터 많이 해왔는데요. 정부의 행보가 그런 식이 아니에요. 그래서 노동자들하고 진정성이나 이런 신뢰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생겼고요.

작년 가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모여서 공동으로 연대해서 정부 보고 대화를 하자고 요구를 해왔지만. 그리고 그런 와중에 김용균. 태안화력발전소의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고로 죽었고. 이런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어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대화를 좀 하자. 당사자들하고. 대화 상대가 안 된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할 말이 없다는 얘기인지, 도대체가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은. 신뢰가 있어야지 대화가 될 건데. 신뢰가 있으려면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할 건데. 그런 부분부터 좀 뭐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자 쉼터죠. 꿀잠, 몸과 마음이 지친 비정규직 근로자들한테 정말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계시더라고요. 꿀잠 찾는 분들 여전히 많으시죠?

▶ 많습니다. 많고. 최근에 파인텍 노동자들, 목동 쪽에서 굴뚝에서 농성을 1년 넘게 한 분들. 꿀잠하고 위치가 비교적 가까워서 그분들 1년 넘게 농성할 때 그분들하고 밑에서 뒷받침한 3명의 노동자들의 어떻게 보면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것 같고요. 그 다음에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도 태안에 처음에 빈소가 있다가 서울대병원으로 옮겼거든요. 그러고 나서는 바로 얼마 전까지 계속 꿀잠에서 지내셨어요. 숙식을 다 하셨고. 여쭤보면 하여튼 여기 있는 게 제일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말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 말이 참 우리 꿀잠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위안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오늘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터를 지키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한테 좀 힘이 되는 한마디 해주실까요?

▶ 네. 어쨌든 어려운 상황인데요. 나만의 문제도 아니고, 너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너와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 사회적 현안이거든요. 문제를 자꾸 이야기하고, 문제점을 여기저기서 드러내고, 또 혼자면 힘이 부족하니까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함께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차근차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까지 비정규 노동자 쉼터 ‘꿀잠’ 대표이신 예수회 조현철 신부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5-0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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