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숙 "재난참사가 주는 교훈, 위로와 공감과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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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숙 "재난참사가 주는 교훈, 위로와 공감과 기억"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명숙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대표작가


[주요 발언]

"참사의 구조적 특징이 반복된 7건 기록"

"재난은 인권 문제라는데 초점"

"기억하고 행동하게 하려면 기록 필요"

"부패, 비리, 지휘체계 혼선 공통점"

"재난이 주는 교훈, 위로 공감 기억"


[인터뷰 전문]

세월호 참사 5주기입니다.

5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4월이 왜 이렇게 잔인한 달이 됐을까요?

그날의 진실은 아직도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디 세월호 뿐인가요.

진상을 밝히지 못한 참사가 한둘이 아닙니다.

원인을 알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겠죠.

7건의 대형참사를 기록으로 남긴 작가들이 있습니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명숙 대표작가 만나보겠습니다.



▷ 작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매년 이날만 되면 나라 전체가 슬픔에 잠기는 것 같습니다. 5주기 당일 아침인데, 작가님 소회가 어떠십니까?

▶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네요. 아까 예은 아빠 얘기도 나왔지만,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생각하고요. 생각하면 제가 인터뷰 했던 살아남은 학생이 말했던 게 떠올라요. 텅텅 빈 것 같다고. 아마 다들 그런 마음일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 2년 전에 펴내신 책 제목이 <재난을 묻다> 입니다. 세월호 말고 7가지 참사를 기록하셨더라고요. 어떤 참사들입니까?

▶ 저희가 했던 참사는 많이 들었던 참사이기도 합니다.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 씨랜드 유치원생들이 갔던 화재 참사 그리고 그 당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때 얼마 되지 않아서 벌어졌던 장성효사랑요양병원 사건 그리고 우리가 흔히들 노동자들의 죽음을 참사라고 여기지 않는데요. 여수 국가산단 대립산업 폭발참사, 그 외에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라고 너무나 잘 알려진 참사랑, 이번에 책을 보면서 많이 아시게 되실 텐데 세월호랑 비슷했던 남영호 침몰 사건을 저희가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 7가지 참사를 선정한 기준이 있으십니까. 사실 대형참사가 더 많았는데요.

▶ 저희가 대형참사가 많았는데 기록하게 되었던 것은 당시에 재난안전가족협의회라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만이 아니라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나 씨랜드 화재 참사 유가족들이 재난안전가족협의회를 만들었어요. 거기에 참여하는 참사 피해 가족들한테 어떻게 힘을 우리가 드릴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기록을 원하시는 가족들 이게 기본이었고요. 그 외에도 반복된 참사의 구조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런 것들로 저희가 잡게 되었습니다.



▷ 아까 말씀해주신대로 1970년에 일어났던 남영호 침몰은 거의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 수준입니다.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시간과 장소, 상황만 다를 뿐이지 사고 원인, 수습 과정, 결과까지 너무 비슷해서요. 작가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 사실 그걸 보면 왜 참사가 반복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대로 구조하지도 않았고, 구조 과정에서의 지휘체계 혼선이나 그리고 유가족에게 모욕을 줬던 이런 것, 그 외에도 빨리 잊으라고 국가가 계속 강요했던 이런 것들이, 사실은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행동인가. 그리고 그것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것만이 아니라 참사가 발생한 구조를 바꾸는 것. 이런 것들이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재난 참사는 한 순간의 사건이 아니라고 하는 것들, 그런 것들을 일깨워줬던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1970년에 발생했던 사건과 2014년에 발생했던 사건이 이렇게 비슷하다는 게 참 답답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기록을 하셨던 7가지 참사에 공통점들이 다 있다면서요?

▶ 네. 7가지 참사의 공통점이라면 사실 부패와 비리, 권력에 의한 안전규제 완화, 부실 구조, 지휘체계 혼선, 이용 때문에 안전은 뒤로 밀리는 문제, 그런 것들이 다 똑같았습니다. 특히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건이 동일했어요.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유가족들은 국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는 거죠. 지금도 제가 기록했던 장성효사랑요양병원 사건 유족들은 ‘저렇게 제대로 처벌 받지 못하는데 우리가 어디를 보고 국가를 신뢰하겠느냐’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이라도 나아진 게 없는 것입니까?

▶ 나아진 게 아예 없진 않겠죠.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저는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개인의 불운의 문제가 아니구나. 사회 구조의 문제구나. 누구나 사실 언제든 참사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 이런 것을 국민들이 좀 어렴풋하게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국가도 이에 대한 체계를 갖추게 되고 이런 과정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그 외에 재난참사 유가족들이 목소리 낸 결과가 이렇게 바꾼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 고성 산불 사건 같은 경우도 그렇죠.



▷ 재난을 기록하면서 어떤 점에 제일 중점을 두셨습니까. 이런 것도 궁금합니다.

▶ 재난 참사 유가족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자. 그리고 그 유가족이 박탈 받았던 권리, 재난의 문제는 인권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고요. 재난 피해 유가족들이 공통적으로 겪었던 사건 과정에서의 피해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채워야 될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드러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습니다.



▷ 기록이 왜 중요하다고 보세요?

▶ 저는 아까 기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얼마 전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 5주기 문화제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기억은 그냥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동이고, 그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록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우리의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기 위해서 사회적 기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유가족들을 많이 만나보셨는데 지금도 힘들어하고 상처로 남아있는 부분 어떤 점들을 말씀하시던가요?

▶ 세월호 유가족들도 그렇고요. 저희가 기록한 7개 참사의 유가족들도 그런데, 사건 당시에 막을 수는 없었는지, 개인의 책임이 아님에도 후회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하고. 특히 구조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아픔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세월호 같은 경우는 "갑판으로 올라와" 이 한 마디였으면 다 살았잖아요.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을 살리지 않았던 그게 가장 큰 아픔이라고 하고요. 그런데 그 책임이 있는 자들이 여전히 처벌 받지 않고 있는 그 모습을 보면서 더 상처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임자 처벌의 문제는 사회적 정의실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는데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국가가 뒷짐지고 있는 동안에 사고 당사자와 유가족들이 더 목소리를 낸 경우도 많았습니다. 유가족들이 바꾼 재난의 역사도 있죠?

▶ 맞습니다. 저희가 기록한 책에도 나와 있는데요. 청소년 봉사활동을 갔다가 산사태로 숨진 인하대 학생들에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산사태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인재라고 얘기를 하고 싸움을 시작했고요. 실제 유가족들의 싸움으로 당시에 2010년에 강원도 춘천시 산사태 희생자 위로금 조례라든가 재난피해 조례라고 하는 것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장성요양병원 참사 이후에도 화재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 화재 이후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력의 부족이라든가 건물의 스프링쿨러 부재 이런 것들이 밝혀졌잖아요. 지금 모든 건물에 스프링쿨러 설치 의무화라든가 인력기준에 대한 것들이 사회적으로 확인된 거죠. 물론 이것도 여전히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신축 건물만 스프링쿨러 장착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걸 3년으로 유예했고요. 이제 다시 관리감독을 보건복지부가 얼마나 잘 하는지 봐야 되는 거죠.



▷ 세월호 참사 후에도 대한민국의 재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부터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서 숨졌던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 씨 사고도 있었고요. 이런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재난의 역사에서 얻어야 될 교훈은 뭐라고 보십니까?

▶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누구나 참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안전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라는 것. 그것은 어느 한 사람에게 혹은 특정 집단에게만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 모두에게 보장될 때. 모두가 평등할 때 특히나 태안 화력발전소 김용균 님을 보듯이 평등하지 않은, 불평등이 어떻게 목숨을 앗아가는가. 사회적 약자의 목숨을 누가 앗아가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점에서 저는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공감의 손길을 보내는 것, 기억하는 것, 이런 것들이 피해자와 유족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국가와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위로와 공감, 기억. 이게 재난 참사에서 우리가 얻어야 될 교훈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책임자들도 ‘기억하니까 바뀌어야겠구나. 그래. 내가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달게 처벌 받는’ 그러면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명숙 작가와 반복된 참사 원인 또 개선점까지 짚어봤습니다. 이른 아침 인터뷰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4-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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