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리포트] 피보험자 지위 인정한 태아의 권리..주목할 판결 2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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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리포트] 피보험자 지위 인정한 태아의 권리..주목할 판결 2제

▲ 청년 생명대회 참가자들이 낙태 반대를 외치고 있다.

내일(11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와 관련해 위헌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결정이 나오죠..

그런데 최근 태아의 권리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바로 태아를 피보험자로 한 상해보험이 유효하다는 판결, 그리고 태아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산재보험의 대상자가 될 수 있냐는 점입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결정과도 무관한 사항이 아닌데요..이상도 선임기자와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1. 최근 대법원이 태아와 관련해 중요한 판결을 내렸죠?

-지난 7일 재판인데요..대법원이 `태아를 피보험자로 계약한 상해보험도 유효한 계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분만 중 일어난 상해 사고에 대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대법원 3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임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1, 2심에서도 임씨가 이겼는데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임신부였던 임모씨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2. 대법원이 임씨에게 승소판결을 내린 이유가 궁금한데요..왜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온거죠?

-임씨는 임신 중이던 지난 2011년 8월 현대해상과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무배당하이라이프 굿앤굿어린이CI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1월 병원 분만과정에서 아이는 뇌 손상으로 양쪽 시력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현대해상은 신생아 특약 등에 따라 1,031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임씨는 보통약관 등에 따라 1억2,200만원의 보험금을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그러자 현대해상 측은 “사람은 출생 시부터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분만 중인 태아의 경우에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3. 그럼 법원은 왜 현대해상이 아닌 임씨의 손을 들어준거죠?

-법원은 "현대해상이 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가 태아 상태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던 데다 계약 자유의 원칙상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계약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또 "우연한 사고라는 현대해상의 주장에 대해서도 “보호자들이 분만을 위한 의료적 처치에 동의했을 뿐 영구적인 시각장해 상태까지 동의했거나 예견한 건 아니었다”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사람은 출생 시부터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태아의 권리를 과거보다 폭넓게 인정했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사실상 태아를 생명권을 가진 하나의 주체로 본 겁니다.



4. 이번 판결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네요?

-금융당국이 자동차 사고로 태아가 숨졌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느냐를 두고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표준약관에는 태아가 사고로 숨졌을 경우, 위자료 지급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만약 이번 대법원 판결을 다른 일반 상해사고에 적용하면 여러가지 복잡한 법률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약관 개선을 검토중인 것인데요..다만 약관에 이를 적용할 경우 보험료 인상 등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다만 사안의 복잡성을 감안해 금감원에서는 검토한다는 것이지 실제로 반영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5. 태아와 관련된 또 다른 법률적 사안은 뭔가요?

- 임신 중인 여성이 업무로 인해 태아에게 악영향을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날 경우,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할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이 사건은 지난 2009년 제주의료원에서 발생했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사건은 2009년 제주의료원 근무 간호사들 중에서 임신한 15명 중 4명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하고 5명은 태아를 유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자 심장질환아를 출산한 간호사 4명은 2012년 근로복지공단 제주지사에 요양급여를 청구했습니다.

이들은 병동에서 항암제 등 유해한 약품을 보호 장비도 없이 절구에 갈아 포장했으며,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 과중한 업무에도 시달려 장애를 가진 아이를 출산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6. 그럼 어떻게 해서 10년 동안 법정공방이 이어진 건가요?

-근로자들이 산재신청을 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근로복지공단은 " ‘산재보험은 근로자 본인의 부상·질병·장애·사망만을 의미하며, 원고들의 자녀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태아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고요..이를 근거로 산재보험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
그러자 근로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1심은 간호사들이 이겼고 2심은 근로복지공단이 이겼습니다.



7. 1심과 2심의 판단근거는 각각 다르겠네요?

-1심인 2014년 서울행정법원은 “태아의 건강손상은 모체의 건강손상에 해당하므로,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해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했다면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2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사유로 생긴 건강손상으로 비롯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8. 대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는 판결이네요?

-이번에 나온 `태아를 피보험자로 계약한 상해보험도 유효한 계약`이라고 한 것만큼 중요한 판결이 될 겁니다.

현재 민주노총 등에서는 대법원이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 등을 개최하고 있싑니다.

관련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지난 1월 판단도 주목해서 봐야하는데요..

국가인권위원회는 “태아의 건강 손상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은 태아의 권리 및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근로자쪽 입장에 섰습니다.

대법원이 만약 간호사의 손을 들어준다면 사업장 현장에서 각종 제도와 법률개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cpbc 이상도 기자(raelly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4-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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