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전원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해자 입증으로 전환해야"

[인터뷰] 황전원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해자 입증으로 전환해야"

Home > NEWS > 사회
최종업데이트 : 2019-03-15 10:31
▲ 자료 =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황전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지원 소위원장


[주요 발언]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첫 대규모 질적연구"

"66% 만성적 울분, 이중에 50% 중증 상태"

"가족을 잃은 슬픔에다가 죄책감까지 겹쳐"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묶는 방안 거론"

"피해자가 피해 증명? 가해자가 증명해야"


[인터뷰 전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몸만 아픈 게 아니었습니다.

마음도 멍들어 있었습니다.

10명 중 6명 이상이 만성 울분 상태이고요.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꽤 높았습니다.

피해가정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황전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지원 소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죠.



▷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피해가정 실태가 이번에 처음으로 조사된 거죠?

▶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저희들이 개인을 중심으로 양적조사가 진행이 되었는데요. 그런데 개인이 사실 피해를 당하면, 예를 들어서 성인 같은 경우에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 외에 직장을 잃었을 경우에 바로 배우자라든지 자식이라든지 부모라든지 이렇게 영향이 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바깥으로 보면 친구라든지 사회적 관계에서도 굉장한 피해가 발생하는. 피해 자체가 굉장히 광범위하게 발생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이번에는 최초로 개인이 아니라 가구를 대상으로 선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100가구를 선정을 해서 거기에는 피해자가 사망한 가구도 있고, 폐 이식을 한 가구도 있고, 단계별로 폐 질환을 현재 단계를 나누어놨기 때문에 1, 2단계, 3, 4단계 가구를 포함해서 저희들이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는 심층면접을 했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게 우리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에 이 정도 대규모로 질적연구를 한 것은 아마 최초라고 생각이 됩니다.



▷ 결과가 다소 충격적입니다. 피해자들 지금 정신건강이 많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울분 상태가 많이 심각하다면서요?

▶ 네, 그렇게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하면 흔히 개인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흔히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상대적으로 울분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거기에서 나오는 감정 반응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세상이나 국가나 우리 사회에 대한 누구나 가지는 기본적인 신념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붕괴되는데 따른 감정반응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쉽게 말씀드리면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즉, 무해하다는 광고를 보고 사서 썼을 뿐인데 왜 내가 계속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울분 상태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 울분이 현재 성인 피해자의 66.6%가 만성적인 울분 상태이고요. 그 중에서 50%가, 만성 울분 상태의 50%, 전체 피해자로 보면 33%정도가 중증도 이상의 울분 상태에 있다고 나왔습니다.



▷ 정말 심각하네요.

▶ 네. 중증도 이상이라고 하면 전문가들은 임상치료가 필요하다. 임상치료라고 하는 것은 입원치료를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장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 8년이나 지났는데 피해자들이 아직까지 울분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 정말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회적인 책임도 있는 것 같고요.

▶ 네, 기본적으로 저는 정부의 대응이 너무나 미흡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당한 정책으로 인해서 피해를 봤는데 부당한 대우가 계속되니까 울분으로 발전돼서 쌓이게 되는 것이죠. 이번에 저희들이 피해를 조사한 것 중에 하나가 판정까지 평균 기간이 1년 이상 소요되었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본인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 가지고 판정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는데, 그 결과가 1년이나 걸려서 나왔다면 우리가 좋은 소식도 1년이 걸리면 화가 날 텐데요. 그게 바로 쌓이니까 ‘내가 왜 부당한 대우를 이렇게 받아야 되느냐’ 하는 게 쌓여가지고 그게 바로 울분으로 드러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정부가 상당히 지금까지 대응을 너무나 소극적으로 잘못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피해자들도 많다고요?

▶ 그렇습니다. 지금 보면 의욕 저하나 죄책감, 자책, 여러 가지 정신적 상태가 안 좋은 것으로 나왔는데, 특히나 자살 생각이나 자살 시도는. 특히 자살 시도는 일반인의 약 4.5배에 달하고요. 자살 생각도 1.5배나 달합니다. 그리고 이게 가습기 살균제의 하나의 특징이, 예를 들어서 자녀가 사망했을 경우에 그것을 사용하게끔 물건을 사준 사람은 부모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부모는 자식 잃은 슬픔 플러스 그 원인을 제공한 물건을 내가 사왔다고 하는 죄책감 두 가지가 동시에 고통이 가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결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 저희들이 어제 결과 발표할 때 거기에는 피해자 분이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그 분이 부모님을 위해서 나는 열심히 사다드렸는데, 내가 부모님을 돌아가시게 했다. 어제 현장에서 말씀을 하시면서도 울컥울컥 하시는 겁니다.



▷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드시겠습니까?

▶ 네. 부모 잃은 슬픔 플러스 본인이 마치 가해자 같은 죄책감. 그래서 이게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게 나오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 이분들이 너무 큰 고통을 겪어서 그런 걸까요. 지금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상황도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 저희들이 필연적으로 개인이 고통을 당하면 사회적으로 큰 위축이 되는데요. 이번에 저희들이 통계 조사를 해보니까 그게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어서 10명 이상의 이웃과 알고 지낸다고 하는 비율이 일반 국민에 비해서는 약 1.4배 정도로 낮게 나왔고. 자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부탁할 수 있는 이웃의 수가 10명 이상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일반인의 절반 수준 밖에 안 되었습니다. 즉 사람 관계의 폭이 좁고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굉장히 부족한 그런 인간관계를 현재 형성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 피해자들 지금 정신건강이 많이 위태로워 보이는데, 이런 것 법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는 겁니까?

▶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참사나 재난이 발생하고 나면 심리나 건강,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이 굉장히 취약한 상태거든요. 그나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 그나마 안산에 전문 트라우마센터가 생겨서 심리건강을 좀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해주고 있는데 단발성이고, 다른 재난이나 참사나 이런 경우에는 제대로 된 심리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습기 피해자들은 보상은 고사하고, 우선 본인의 정신건강에 대해서 상담 받고 치유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정부는 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는데 굉장히 형식적이고 거쳐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 또한 피해자들의 불만 사항 중에 하나입니다.



▷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지원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특조위 차원에서는 어떻게 살펴보고 계신가요?

▶ 저희들이 이번에 피해를 명확하게 어느 정도 계량화시키고 드러났기 때문에, 저희들은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이 획기적으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정부가 각각 개별 질환에 대해서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거든요. 그런데 가습기 참사는 전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질환이 앞으로 어떻게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개별 질환을 가지고 인과관계를 추적해 가는 것으로 하면 이 문제가 절대 풀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제 연구진이 제안한 것은 예를 들어 가습기살균제증후군 이런 쪽으로 묶어 가지고 종합적으로 체계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발언이 나왔는데, 저희 특조위에서도 그 부분을 상당히 지지하고요. 정부에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체계화시켜서 정부에 촉구를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앞에서도 잠깐 언급해주셨는데, 피해자들이 피해를 인정 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잖아요. 그런데 본인이 스스로 피해를 증명해야 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피해자한테 피해를 증명하라는 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지, 이런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그래서 저희들이 흔히 입증 책임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입증 책임 부분이 전환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본인이 아니라 가해자가 입증을 해야 된다는 쪽으로 저희들이 전환시킬 것을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법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립이 된 바가 있어서 쉽지 않은 것 같은데요.

우선 인정 받는 과정에서 좀 문제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서류를 일일이 떼야 합니다. 과거에. 우리가 얼마전 것 같으면 금방 뗄 수 있겠지만 이게 벌써 5년 전, 10년 전 것이지 않습니까? 그 서류를 다 떼어 가야 되고, 마트에서 산 영수증도 자기가 찾으러 다녀야 되고, 그에 따른 비용도 본인들이 다 그것을 해야 되거든요. 그러면 그 과정에게 나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내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서류를 다 떼러 다녀야 되고 거기에 대한 비용도 새롭게 지출을 해야 되고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자연스럽게 쌓이지 않겠습니까? 보완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제대로 아직 안 이루어지고 있네요.



▷ 피해자들 특별구제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구제 대상자가 좀 늘어난 것 같던데요.

▶ 사실은 특별구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별구제는 정부가 원래 책임을 지고 지원하는 구제급여라고 하는 것이 있거든요. 그 인과관계가 조금 낮은 사람들을 위해서 계정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이 계정은 주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지고 정부에서 1250억 원 정도를 적립을 한 것이거든요. 해가지고 지출하는 것인데, 문제는 1250억 원에 대한 집행률이 아주 낮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왜 돈을 거두었으면 빨리빨리 진행을 해서 빨리빨리 지출을 하면 그나마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텐데 이렇게 지연이 되고 있느냐에 대해서 계속 정부에다가 촉구를 하고 있는 중이죠.



▷ 빨리 집행도 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다각도로 더 마련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정 첫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황전원 지원 소위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3-15 10:3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